제목 : 무소유의 삶을 기억하다, 성북동 길상사
위치 : 서울 성북구 선잠로5길
내용 : 길상사는 1997년 12월에 창건해 20년 남짓 된 절집이다. 역사는 짧지만 길상사를 찾는 이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다. 길상사는 원래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다. 고급 요릿집이 절집으로 탈바꿈한 데는 법정 스님과 김영한의 이야기가 있다. 법정 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1956년 효봉 스님의 제자로 출가했으며, 2010년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무소유》 《맑고 향기롭게》 《산방한담》 《오두막 편지》 《버리고 떠나기》 등 스님이 쓴 책이 많은 독자에게 감명과 울림을 전했다.
대원각을 시주한 김영한도 그렇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시주를 결심했다. 건물 40여 채와 대지 2만 3140㎡로, 시가 1000억 원이 넘는 규모였다. 대원각을 시주하려는 김영한과 무소유가 삶의 철학인 법정 스님 사이에 권유와 거절이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법정 스님이 시주를 받아들이고, 2년 동안 개·보수를 거쳐 길상사가 탄생했다. 길상사가 승보사찰인 송광사의 말사인 점이 재미있다. 전남 순천 송광사의 말사가 어떻게 서울에 있을까? 말사는 지역과 상관이 없고, 법정 스님이 송광사 소속이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의 흔적은 길상사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진영각에 있다. 전각에는 스님의 영정과 친필 원고, 유언장 등이 전시된다. 법정 스님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준비하지 말며, 승복을 입은 채로 다비하라”고 유언했다. 유골은 진영각 오른편 담장 아래 모셨다. 진영각 옆에는 생전에 스님이 줄곧 앉은 나무 의자가 흔적을 대신한다.
김영한은 기생 교육기관이자 조합인 권번에 들어 수업을 받고 진향이라는 이름으로 입문했다. 1950년대 청암장이라는 별장을 사들여 운영하기 시작한 대원각은 군사독재 시절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3대 요정으로 이름을 떨쳤다. 김영한은 대원각을 시주할 때 “그까짓 1000억 원은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며 한 치도 미련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서 백석은 그녀가 사랑한 시인 백석이다. 백석은 김영한에게 자야라는 아호를 지어줄 정도로 아끼고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백석은 만주로 떠났다. 백석과 김영한의 만남은 여기까지다. 한국전쟁으로 남과 북이 나뉘며 서로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삶을 마감했다. 백석은 1996년 북한에서, 김영한은 1999년 길상사 길상헌에서 눈감았다.
길상헌 뒤편에는 시주길상화공덕비가 있다. 길상화는 길상사 창건 법회 때 법정 스님이 염주와 함께 전해준 법명이다. 공덕비 옆 안내판에 김영한의 생애와 백석의 시 한 편이 새겨졌다. “가난한 내가 /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로 시작하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다. 백석을 그리워한 김영한은 “내가 죽거든 눈이 많이 내리는 날, 유골을 길상사에 뿌려달라”고 유언했다. 김영한은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나타샤가 되고자 한 게 아닐까? 시를 읽고 있으니 김영한과 백석의 사랑이 이곳에서 이어지는 듯하다.
이제 길상사를 천천히 둘러보자. ‘삼각산길상사’ 현판을 내건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경내다. 길상사에는 두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걸어 올라가다 보면 키가 큰 관음보살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종교 간 화해와 화합을 염원하며 기증한 작품이다. 창건 법회 때 김수환 추기경이 축사를 했고,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에는 서로 축하 현수막을 내건다. 언제 봐도 흐뭇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길상사 경내는 울창하지 않아도 숲의 느낌이 제법 진하고, 잘 가꾼 정원을 보는 듯하다. 보호수를 비롯한 고목이 많고, 철 따라 들꽃이 피고 진다. 곳곳에 있는 벤치도 이색적이다. 고목이나 계곡과 어우러진 숲에 놓인 벤치에서 길상사를 찾은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법정 스님은 길상사에 불교 서적과 일반 서적을 갖춘 길상사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2016년에 새롭게 단장하면서 북카페 ‘다라니다원’으로 운영된다. 휴식과 독서 기능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차 한잔 마시면서 법정 스님의 글을 읽어도 좋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울 정릉(사적 208호)은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무덤이다. 정릉은 도성 내에 조성됐다가 태종 즉위 후 이곳으로 옮겨졌다. 현재 정릉은 내부 공사 중이어서 방문하기 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길상사에서 내려가면 선잠단지를 지나 큰길 건너편으로 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등록문화재 268호)이 있다.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혜곡 최순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저자로 유명하다. 앞마당에는 소나무, 모란, 산사나무 등이 있고 사랑방과 안방, 대청, 건넌방이 ‘ㄱ 자형’으로 이어진다. 사랑방 위에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 현판이 걸렸다. 문을 닫으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라는 뜻이다. 건물 뒤편에는 선생이 쓴 책이 놓인 돌 탁자와 장독이 인상적이다.
덕수교회 안에는 1900년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북동이종석별장(서울민속문화재 10호)이 있다. 길 건너편에 자리한 상허이태준가옥(서울민속문화재 11호)은 《문장 강화》를 쓴 이태준의 옛집으로, 지금은 ‘수연산방’이라는 찻집으로 운영 중이다. 건강한 차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만해 한용운 심우장(사적 550호)은 북정마을로 오르는 중간쯤에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심우장과 어울린다.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북향으로 지은 심우장은 민족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선조들이 빚어낸 돌조각 작품을 만나는 곳이다. 내부 전시실에는 일제강점기에 반출됐다가 환수한 문인석을 비롯해 동자석, 벅수 등이 있다. 표정이나 모습이 달라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4층 야외 전시장은 옥상에서 숲을 따라 1층으로 내려오는 산책로다. 숲 곳곳에 무인석, 미륵불, 염화미소, 탄생불 등 다양한 석물이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거대한 민불이 인상적이다.
삼청각에서 산책로를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한양도성을 이어주는 숙정문안내소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창의문으로 넘어가거나, 가까운 말바위안내소를 지나 말바위전망대까지 한양도성 백악구간 순성을 하는 것도 가을 여행으로 좋다.
〈당일 여행 코스〉
길상사→우리옛돌박물관→상허이태준가옥(수연산방)→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성북동이종석별장→만해 한용운 심우장→삼청각→한양도성(숙정문-말바위전망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우리옛돌박물관→삼청각→만해 한용운 심우장→북정마을→길상사
둘째 날 / 한국가구박물관→상허이태준가옥(수연산방)→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서울 선잠단지, 성북선잠박물관→성북동이종석별장→한양도성(숙정문-말바위전망대)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길상사 http://kilsangsa.info
- 성북문화관광 http://sb.go.kr/tour
- 정릉(문화재청 조선왕릉) http://royaltombs.cha.go.kr
- 최순우옛집(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www.nt-heritage.org/culturalHeritage/1
- 우리옛돌박물관 www.koreanstonemuseum.com
- 한양도성 http://seoulcitywall.seoul.go.kr
○ 문의 전화
- 길상사 02)3672-5945
-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02)2241-2632
- 정릉 02)914-5133
- 최순우옛집(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02)3675-3401~2
- 성북동이종석별장(덕수교회) 02)741-5161
- 상허이태준가옥(수연산방) 02)764-1736
- 만해 한용운 심우장 02)2241-2652
- 우리옛돌박물관 02)986-1001
- 한양도성 숙정문안내소 02)747-2152(말바위안내소 02)765-0297)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북02번 마을버스(평일 8~12분 간격, 주말 10~12분 간격 운행) 이용, 길상사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성삼운수 02)921-3411
○ 자가운전 정보
· 내부순환로 정릉 IC→성신여대입구역 방면 우회전→아리랑고개교차로에서 북악산로 성북구민회관 방면 우회전, 약 2.6km 이동→대사관로 삼청터널 방면 좌회전→한국가구박물관 방면 우회전→한국가구박물관 지나 선잠로5길로 좌회전→길상사
· 경복궁 옆 삼청로 삼청터널 방면 직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나 삼청로로 우회전, 3.2km 직진→선잠로5길로 좌회전→길상사
○ 숙박 정보
- 모꼬지게스트하우스 : 종로구 혜화로16길, 010-9389-2837, http://moggoji-house.com
- 성북동한옥은하수 : 성북구 성북로10가길, 070-4190-9215, https://eunhasoothegalaxy.modoo.at
- 호텔디아티스트 성신여대점 : 성북구 동소문로, 02)921-9901, https://theartist.modoo.at
- H AVENUE 성신여대점 : 성북구 동소문로, 02)929-9630, http://h-avenue.com/branch5
- 혜화1938 : 종로구 성균관로16길, 02)765-8542, www.hyehwa1938.com
○ 식당 정보
- 금왕돈까스 본점 : 돈가스, 성북구 혜화로, 02)763-9366
- 쌍다리돼지불백 본점 : 백반, 성북구 성북로23길, 02)743-0325, http://ssangdari.co.kr
- 성북동면옥집 : 냉면, 성북구 대사관로, 02)765-3450
- 밥짓고티우림 : 티우림정식, 성북구 성북로2길, 02)6349-4999, https://cafe.naver.com/teawoorim
○ 주변 볼거리
간송미술관, 삼청각, 성북구립미술관, 북악스카이웨이, 성락원
제목 : 전철 타고 떠나는 이야기 마을, 춘천 김유정문학촌
위치 : 강원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내용 : 소설가는 가도 이야기는 남았다. ‘일제강점기 한국 단편소설의 축복’으로 평가되는 김유정(1908~1937). 서른 해를 채 살지 못하고, 가난과 폐결핵에 시달리다 떠난 그가 남긴 단편소설 30여 편은 살아 있는 우리말의 보물 창고다. 점순이와 머슴, 들병이처럼 어딘가 부족하고 못난 인생이 펼치는 이야기가 지금도 독자를 울리고 웃긴다. 김유정이 태어난 춘천 실레마을의 김유정문학촌 곳곳에서 그 이야기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수도권 전철 경춘선을 타고 가니 도로가 막히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김유정문학촌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너른 잔디밭에 자리 잡은 다양한 캐릭터가 손님을 맞는다.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에 나오는 주인공이 저마다 생생한 표정과 몸짓으로 소설 속 장면을 연출한다. 빙장어른(사실 빙장어른은 다른 사람의 장인을 높여 부르는 말인데,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의 장인을 빙장어른이라 부른다)이 점순이와 혼례를 미끼(?)로 예비 데릴사위를 부려 먹는 장면, 점순이의 작은 키를 핑계 삼아 혼인을 차일피일 미루는 장면, 결국 못 참고 폭발한 예비 데릴사위가 빙장어른 ‘거시기’를 잡고 흔드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김유정이 태어난 집이다. 실레마을 제일가는 지주 집안이던 김유정의 생가는 웬만한 기와집보다 크고 번듯한 한옥인데, 지붕에 초가를 올렸다. 당시 초가 일색이던 마을에 위화감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라고 한다. 중부지방에서 보기 힘든 ‘ㅁ 자형’으로 만든 것도 집 안 모습을 바깥에 드러내지 않기 위함이다.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중정 툇마루에서 문화해설사가 하루 일곱 번(11~2월은 여섯 번)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가 앞에는 아담한 연못과 그림 같은 정자가 있고, 닭싸움을 붙이는 소녀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유정의 조각상이 눈에 띈다. 〈동백꽃〉의 한 장면은 이렇게 태어났으리라. 실제로 김유정의 많은 작품이 이곳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였다. 덕분에 김유정문학촌 곳곳에는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근식이가 자기 집 솥 훔치던 한숨길’ 등 이름만 들어도 재미난 실레이야기길 열여섯 마당이 펼쳐진다.
김유정생가 길 건너편에 커다란 솥 모양 벤치가 보이고, 그 옆으로 단편 〈솟(솥)〉의 마지막 장면이 실물 크기 동상으로 재현된다. 들병이와 바람이 나서 집안 재산목록 1호인 솥단지를 훔친 근식이와 솥을 찾으러 달려온 아내, 아기 업은 들병이와 그 남편까지 어우러진다. 이들은 김유정의 다른 작품 속 주인공처럼 선악도, 미추도 구분하기 힘든 팍팍한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낸다. 김유정은 도덕적 잣대나 미학적 기교 없이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슬프고 웃기고 답답하고 때론 즐겁게 그린다.
만석꾼 집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살다가 폐결핵과 영양실조로 생을 마감한 김유정도 그렇다. 어려서 경성으로 간 김유정은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당대 명창이자 명기 박녹주를 쫓아다니느라 결석이 잦아 제적된다. 낙향해 야학을 열었다가 다시 상경, 〈산골 나그네〉로 등단하면서 소설가로 이름을 알린다. 이 과정에서 집안이 점점 기울고,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던 김유정은 “나에게는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삼십 마리 고아 먹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 것이다”라는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스물아홉 한창 나이에 세상을 버린다. 김유정의 삶과 작품 이야기는 생가 옆 김유정기념전시관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길 하나 건너 김유정이야기집에 꼭 들르자. 여기서는 〈봄.봄〉과 〈동백꽃〉을 애니메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해학이 넘치는 재미난 장면에 아이들도 손뼉을 치며 즐거워한다. 소설 속 주인공과 사진을 찍는 포토 존, 김유정의 작품을 다양한 버전으로 갖춰놓은 유정책방도 재미있다. 김유정이야기집 옆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한지 공예, 도자기, 민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이 들어섰다.
김유정문학촌 인근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2010년 수도권 전철 김유정역이 생기면서 신남역이 이름을 바꾼 옛 김유정역은 여러 부대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을 맞이한다. 역사 안에는 옛 경춘선의 정취가 가득한 〈추억의 소품전〉이 열리고, 역사 밖에는 무궁화호 열차에 북카페와 춘천 관광 VR 체험 존 등을 운영한다. 역사 주변에 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이 있어 연인이나 친구와 카메라를 들고 찾는 이가 많다.
2016년 문을 연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의 새로운 관광 명소다. 강화유리 아래 소양강이 훤히 보여 글자 그대로 물 위를 걷는 기분이다. 입장료 2000원을 내면 춘천 시내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춘천사랑상품권을 준다. 춘천역 앞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춘천자전거도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소양강스카이워크에 닿는다. 자전거를 빌린 김에 한두 시간 더 호수 주변을 달려보자. 자전거 대여료는 춘천사랑상품권으로 계산할 수 있다.
춘천역 가까이 있는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은 실내와 실외 키즈 파크로 구성된다. 시에서 운영하다 보니 다양하고 재미난 놀이 시설을 갖췄음에도 입장료가 저렴하다. 덕분에 사람이 언제나 몰려서 인터넷 예약이 필수. 실내 키즈 파크는 한 번에 200명까지 예약 가능하고, 실외 키즈 파크는 예약 없이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2시간씩 이용).
연인끼리 왔다면 춘천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가 어떨까. 독특한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개성 넘치는 전망대를 갖춘 카페도 많다. 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의 터줏대감인 ‘산토리니’, 독특한 전망대를 자랑하는 ‘투썸플레이스’, 야외 테라스가 멋진 ‘쿠폴라’ 등 입맛 따라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당일 여행 코스〉
옛 김유정역→김유정문학촌→소양강스카이워크→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옛 김유정역→김유정문학촌→소양강스카이워크→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구봉산전망대카페거리
둘째 날 /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물레길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김유정문학촌 www.kimyoujeong.org
- 춘천에서낭만여행(춘천관광포털) http://tour.chuncheon.go.kr
-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춘천도시공사) www.cuc.or.kr/ggumjaramPark.do
○ 문의 전화
- 김유정문학촌 033)261-4650
- 춘천시청관광안내소 033)250-3089
- 소양강스카이워크 033)240-1695
- 춘천꿈자람어린이공원 033)255-2774
○ 대중교통 정보
[전철] 수도권 전철 경춘선 김유정역, 도보 약 10분.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서울양양고속도로 남춘천톨게이트→김유정역 춘천 방향→김유정문학촌
○ 숙박 정보
- 더베네치아스위트호텔 : 춘천시 효자로, 033)255-9600, www.theveneziasuite.com
-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 :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033)818-4200, www.sangsangmadang.com/stay/reserve
- 춘천관광호텔 : 춘천시 중앙로68번길, 033)257-1900, www.hotelchuncheon.com
○ 식당 정보
- 원조숯불닭불고기집 : 숯불닭갈비, 춘천시 낙원길, 033)257-5326
- 명동우미닭갈비 : 닭갈비, 춘천시 영서로, 033)257-1919, www.ccwoomi.com
- 샘밭막국수 : 막국수, 신북읍 신샘밭로, 033)242-1712, https://jobean0523.modoo.at
○ 주변 볼거리
책과인쇄박물관, 춘천인형극장, 공지천유원지, 소양강댐, 청평사 등
제목 : 우리가 떠나온 옛 고향 찾아가는 길, 옥천 정지용문학관
위치 :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내용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중년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봤을 노래 ‘향수’는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였다. 이 노래 덕분에 정지용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시인’ 반열에 올라섰고, 잊히고 사라진 고향 풍경이 우리 마음속에 다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옥천에 있는 정지용생가와 문학관으로 가는 길은 마치 떠나온 고향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옥천 구읍의 실개천 앞에 정지용생가와 문학관이 자리한다. 정지용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한눈에 살펴보고, 시낭송실에서 그의 시를 목청껏 낭독할 수 있다.
정지용생가와 문학관이 자리한 곳은 옥천 구읍이다. 예전에는 옥천의 중심지였지만, 1905년 금구리 일대에 경부선 옥천역이 들어서며 시나브로 쇠락해 구읍이라 불린다. 구읍에 들어서면 가게는 낡았지만, 정지용의 시어를 사용한 세련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담배 가게에는 〈오월 소식〉 중 “모초롬 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란 구절을 간판처럼 걸었다. 담배 가게 앞으로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지나간다. 왠지 고향 마을에 온 느낌이 들어 정겹다.
실개천 옆에 자리한 초가지붕이 정지용생가다. 생가 앞에는 〈향수〉 시비가 있다. 사립문 안으로 들어서자 세 칸 초가와 창고가 마주 본다. 소박한 마루에 앉아 〈향수〉를 떠올린다.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이란 구절처럼 정지용의 늙은 아버지가 방 안에 누워 있을 것 같다.
안방에는 동시 〈호수〉가 걸려 있다. 정지용의 많은 시 중에 동시는 짧고 아름다운 시어로 가득하다. 그 가운데 〈호수〉는 절창이다. “얼골 하나야 / 손바닥 둘로 / 폭 가리지만 / 보고픈 마음 /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생가 바로 옆에 정지용문학관이 있다. 문학관 방향으로 나오면 긴 돌이 보인다. ‘청석교’라 부르는 이 돌에 얽힌 사연이 깊다. 이 돌은 1940년대 축향국민학교에 있던 황국신민서사비다. “우리들은 대일본제국의 신민입니다, 우리들은 마음을 합하여 천황 폐하에게 충의를 다합니다, 우리들은 인고 단련하고 훌륭하고 강한 국민이 되겠습니다”라는 구절이 적힌 비석으로, 학생들은 조회 시간마다 이 구절을 외쳤다고 한다. 아픈 역사가 담긴 비석을 꾹 밟고 지나가면 커다란 정지용 동상이 반긴다.
단층 건물인 정지용문학관은 크게 전시실과 문학 체험 공간으로 나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다소곳이 앉은 정지용 밀랍인형이 보인다. 정지용과 기념 촬영할 수 있는 포토 존이다. 전시실로 들어서니 붓글씨로 〈향수〉를 적은 액자가 눈에 띈다. 한 구절 한 구절 읽어볼수록 고향의 전경이 떠오른다. 마치 내 고향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정지용 시인과 그의 시대’ 안내판은 정지용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정지용은 1902년에 태어나 열두 살에 결혼했고, 휘문고등보통학교와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을 졸업했다. 1926년 《학조》 창간호에 〈카페·프란스〉를 발표하며 등단했고, 〈향수〉 〈고향〉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내놓으며 조선 문단의 대표 시인으로 떠올랐다.
정지용은 빼어난 후배 시인을 발굴한 《문장》 심사 위원으로도 유명하다. 청록파(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와 윤동주, 이상을 추천해 등단시켰다. 정지용이 조지훈 시인에게 보낸 편지 사본에서 그의 소탈한 인간성을 짐작할 수 있다. “나를 보고 스승이란 말슴이 만부당하오나 구지 스승이라 부르실 바에야 스승 못지않은 형 노릇마자 구타여 사양할 것이 아니오매 이제로 내가 형이로라 거들거리며 그대를 공경하오리다….” 당시 조지훈은 〈고풍의상〉으로 1회, 그 유명한 〈승무〉로 2회, 〈봉황수〉로 3회 추천 받아 등단했다. 세 편은 지금까지 조지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정지용의 작품을 전시한 곳에서 귀한 초판본 시집을 만난다. 《백록담》의 빛바랜 사슴 그림 표지를 보니 감동이 밀려온다. 정지용문학관에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설은 시낭송실이다. 노래방 같은 공간에서 마이크를 잡고 〈향수〉 〈백록담〉 〈유리창 1〉 〈고향〉 〈홍시〉 등 시인의 명작을 낭랑하게 읽어볼 수 있다.
정지용문학관에서 나오면 장계국민관광지로 가자. 금강이 흐르는 낙후된 유원지를 옥천군이 ‘멋진신세계’로 꾸몄다. ‘멋진신세계’는 정지용의 시 세계를 공간적으로 해석한 공공 예술 프로젝트다. 여러 작가가 시를 모티프로 참여해 시와 예술,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모단광장’이 반긴다. ‘모단광장’은 원고지 한 장을 건물과 광장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모단광장’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창’ ‘유리병’ ‘오월 소식’ 등이 기다린다. 모두 정지용의 시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시와 미술의 만남이 신선하다. 호젓한 오솔길을 따르면 불쑥 금강의 풍경이 나타난다.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날리니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긴다.
다음에는 수려한 금강 풍경이 펼쳐지는 부소담악(赴召潭岳)을 만날 차례다. 장계국민관광지 서쪽으로 20분쯤 가면 소옥천이 금강과 합류한 곳에 있다. 부소담악은 물 위에 솟은 기암절벽으로,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일부가 물에 잠겼다. 부소담악을 보려면 추소정으로 가야 한다. 추소리 ‘서낭재가든’에서 700m쯤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언덕 위 추소정에 오르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앞쪽으로 야트막한 능선이 악어처럼 웅크린 모습이 보인다. 능선이 강물과 만나는 절벽이 부소담악이지만, 물이 차서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강물과 능선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옥천 여행의 마무리는 용암사가 제격이다. 용암사는 미국 CNN이 한국의 일출 명소로 꼽았지만, 꼭 일출이 아니라도 볼 만하다. 절 뒤쪽으로 데크를 따라 오르면 운무대가 나온다. 운무대에 서면 옥천 일대가 너른 분지에 들어앉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강원도 양구의 펀치볼처럼 산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장관이다. 마침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당일 여행 코스〉
정지용생가→정지용문학관→장계국민관광지→부소담악→용암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정지용생가→정지용문학관→장계국민관광지→부소담악→용암사→장령산자연휴양림
둘째 날 / 금강유원지→둔주봉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옥천군 문화관광 http://tour.oc.go.kr
- 정지용생가·정지용문학관 www.oc.go.kr/jiyong/index.do
○ 문의 전화
-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043)730-3114
- 정지용생가·정지용문학관 043)730-3408
- 용암사 043)732-1400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옥천역, 무궁화호 하루 12회(05:56~21:50) 운행, 약 2시간 15분 소요.
옥천역에서 시내버스종점차고지 정류장까지 약 150m 이동, 610번 농어촌버스 이용, 옥향아파트 정류장 하차. 정지용생가까지 도보 약 370m.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옥천 IC→옥천IC사거리에서 보은·대전 방면 좌회전→구읍삼거리에서 구읍 방면 11시 방향→정지용생가·정지용문학관 방면 우회전→정지용생가·정지용문학관
○ 숙박 정보
- 장령산자연휴양림 : 군서면 장령산로, 043)730-3496, www.oc.go.kr/jrhuyang
- 리베라모텔 : 옥천읍 성왕로, 043)731-8712
- 명가모텔 : 옥천읍 성왕로, 043)733-7744
○ 식당 정보
- 대박집 : 생선국수·도리뱅뱅이, 옥천읍 성왕로, 043)733-5788, www.dbz.co.kr
- 이모네냄비백반삼겹살 : 냄비백반·삼겹살, 옥천읍 향수3길, 043)731-3233
- 구읍할매묵집 : 메밀골패묵, 옥천읍 향수길, 043)732-1853
- 구읍식당 : 생선국수·도리뱅뱅이, 옥천읍 향수길, 043)733-4848
○ 주변 볼거리
옥천 육영수 생가, 이원양조장
제목 : 눈물이 나면 가을 순천에 가라
위치 :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선암사) / 송광면 외솔길(송광사 불일암) / 순천시 순천만길(순천만습지)
내용 : 가을은 감성의 계절이다. 괜스레 설레고 괜스레 쓸쓸하다. 그런 날은 정호승의 시 한 편이 선물이고 위로다. 〈선암사〉는 이리 시작한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시인의 말을 따라 순천 가는 기차를 탄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KTX로 약 2시간 30분 거리다. 정호승이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를 낸 때가 1999년, KTX가 다니기 전이다. 시인은 긴 시간 공들여 기차를 타고 선암사에 갔으리라.
선암사는 정호승의 시가 아니라도 가을에 붐비는 사찰이다. 10월은 단풍이 조금 이르지만, 초입부터 불어드는 계곡의 바람은 의심할 여지없이 가을이다. 유유히 흐르는 계곡물에 눈을 씻는다. 그 절정은 화강암 장대석을 무지개 모양으로 연결한 승선교(보물 400호)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을 보듯 다리를 감상하거나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승선교는 지척의 강선루와 짝을 이룬다. 이름을 풀면 선녀가 내려온 누각(降仙樓)이고, 다시 올라간 다리(昇仙橋)다.
봄날에는 대웅전 앞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 선암매(천연기념물 488호)를 찾았겠다. 가을에도 그 길을 더듬어 오를 만하다. 가을 선암매 앞에서는 뭉클하다. 봄날 매화에 가려 있던, 650년 된 나무의 몸짓이 보인다.
하지만 시인이 선암사에 가라 권한 장소는 따로 있다. 순천선암사측간(전남문화재자료 214호), 오래된 재래식 화장실(해우소)이다. 선암사는 돌다리가 문화재이듯 해우소 역시 문화재다. 앞면 6칸, 옆면 4칸 맞배지붕 건물로 평면은 정(丁) 자 모양이다. 정호승 시인은 이곳에서 “실컷 울어라”라고 했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줄 거라 했다. 바닥이 깊은 해우소는 으슥하다기보다 그윽하다. 선암사에 현대식 화장실이 여러 곳 있지만, 해우소에서 일을 보고 나올 때 마음의 찌꺼기도 사라진 듯하다.
선암사 해우소에서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다면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에 들러볼 일이다. 선암사 가는 길에서 살짝 벗어난 산중 한옥이다. 순천시에서 생산하는 야생 찻잎으로 차를 만들어보거나 시음할 수 있다.
선암사까지 가서 송광사를 그냥 지나칠까. 송광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승을 많이 배출해, 삼보사찰 가운데 승보사찰이다. 그 모습 역시 아름답다. 선암사에 승선교와 강선루가 있다면, 송광사는 삼청교와 우화각이 마중한다. 다리와 누각이 한 몸을 이뤄 대웅보전 앞에서 기다린다. 그리고 선암사에 정호승 시인의 문장이 어려 있다면, 송광사에는 《무소유》 《산방한담》의 법정 스님이 있다.
송광사 불일암은 법정 스님이 1975년에 내려와 1992년까지 기거하며 글을 쓴 곳으로, 《무소유》의 산실이라 불린다. 하지만 경내에서 조금 떨어진 산중 암자라 무심코 지나는 이가 많다. 불일암에 이르는 길은 ‘무소유길’로 30분 정도 올라가야 한다. 그 이름처럼 간간한 땀방울이 몸의 욕심을 덜어낸다. 대신 고요한 숲길의 청량함이 마음을 채운다. 실은 무소유하기 쉽지 않을 만큼 호젓하고 다감하다. 편백 숲에 정신이 혼미할 즈음, 법정 스님의 글귀가 쉬었다 가길 권하고, 대나무 숲의 정취에 취할 즈음에는 댓잎에 서걱서걱하는 바람이 스님의 법문인 양 귓가를 스친다.
그리 다다른 불일암은 고요하고 청빈하다. 법정 스님이 잠들어 있다는 후박나무(실은 일본목련이다) 그늘 아래서는 절로 눈을 감고 잠시나마 묵언할 수밖에. 다시 눈을 뜨면 발아래 채소밭과 대숲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보일 듯 말 듯하다. 스님은 당신이 만들었다는 ‘빠삐용의자’ 위 사진 속에서 웃고 있다. 불일암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그리고 선암사와 송광사는 조계산 굴목재를 넘어 오갈 수 있다. 보통 3시간 남짓 걸린다. 보리밥집에 들르면 4시간은 잡아야 한다.
순천의 가을은 고찰에만 머물지 않는다. 순천만습지에 갈대가 흐드러진다. 그 사이를 거닐며 단풍과 다른 갈대의 매력을 만끽한다. 가족 여행객은 습지 생태 학습을 겸할 수 있다. 갈대숲탐방로 가는 길에 자연생태관, 순천만천문대, 자연의소리체험관 등 배움터가 많다. 곧장 갈대숲탐방로를 거닐어도 무방하다. 탐방로 아래 농게와 칠게, 짱뚱어 등 다양한 습지 생물이 꼼지락댄다. 연인에게는 사방이 포토 존이다. 가을빛 낭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소설가 김승옥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안개 낀 ‘무진(霧津)’의 다른 이름이다. 1964년 발표한 《무진기행》은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소설이다. 작품 속 무진은 쓸쓸한 이상향이고 동경이다. 가상의 지명이지만 그곳이 순천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순천 출신 김승옥 작가 또한 “무진이 순천만에 연한 대대포”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순천만습지 탐사선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아침 무진 선상 투어’는 소설 속 무진을 경험하는 기회다. 안개가 자욱하지 않은 날에도 그 정취가 소설 못지않다. 순천만습지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김승옥 작가가 궁금한 이는 순천문학관에 가보자. 순천만습지에서 동천을 따라 도보 20분 거리다. 초가 9동 가운데 김승옥관이 있다. 소설가이자 극작가 김승옥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순천문학관에는 《오세암》을 쓴 동화 작가 정채봉의 전시관도 있다. 그가 법정 스님과 주고받은 편지글을 읽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순천만습지에서 와온해변이 멀지 않다. 박완서 작가가 봄꽃보다 아름답다 한 개펄이 솔섬과 어우러지는 해변이다. 특히 일몰이 장관이다.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 못지않다. 근래 들어 사진 몇 장 때문에 ‘한국의 우유니’라 소문이 났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개펄 수조의 반영을 이용하면 비슷한 느낌으로 찍을 수 있다.
시내권에는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이 재미난 사진을 찍기에 좋다. 일제강점기에 조성한 철도관사마을로, ‘뉴트로’ 감성이 돋보인다. 옛 농협 창고를 개조한 청춘창고 또한 순천 여행길에 들러볼 만하다.
〈당일 여행 코스〉
문학 여행 코스 / 선암사→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송광사 불일암→순천문학관
촬영 여행 코스 /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순천만습지→순천문학관→와온해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송광사 불일암→송광사→굴목재→선암사→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둘째 날 /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순천만습지→순천문학관→와온해변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선암사 www.seonamsa.net
- 송광사 www.songgwangsa.org
- 순천만습지 www.suncheonbay.go.kr
- 순천여행 www.suncheon.go.kr/tour
○ 문의 전화
- 선암사 061)754-5247
- 송광사 061)755-0107~9
- 순천만습지 061)749-6052
- 순천시청 관광과 061)749-5808
-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061)749-4500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순천역, KTX 하루 14~16회(05:10~21:5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순천역 정류장에서 1번·16번 버스 이용, 선암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순천시교통관제센터 061)749-5959, http://its.sc.go.kr
[버스] 서울-순천,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4회(06:10~23:50)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 약 4시간 30분 소요.
순천종합터미널 정류장에서 1번·16번 버스 이용, 선암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순천시교통관제센터 061)749-5959, http://its.sc.go.kr
○ 자가운전 정보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 IC→섬진강로 12km→순천로 3.6km→학구삼거리 주암·승주 방면 우회전→승주로 2.5km→수릿재터널 진입→충의공로 3.9km→서평교차로 낙안읍성·선암사 방면 좌회전→선암사길 5.4km→선암사
○ 숙박 정보
-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 : 해룡면 생태배움길, 061)749-4816, www.suncheon.go.kr/ecochon
- 순천느림게스트하우스 : 순천시 강변로, 070-7647-9522, http://nreem.co.kr
- 순천만민속한옥펜션 : 순천시 대대2길, 061)741-6735, www.민속한옥펜션.com
○ 식당 정보
- 순천만가든 : 꼬막정식,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4489, www.순천만가든.com
- 대대선창집 : 짱뚱어탕,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3157
- 수궁횟집 : 활어회, 순천시 남신월길, 061)723-0001, www.순천횟집.kr
○ 축제와 행사 정보
- 순천만갈대축제 : 2019년 10월 25~27일, 순천만습지, 061)740-6081(순천만보전과)
- 낙안읍성민속문화축제 : 2019년 10월 18~20일, 낙안읍성 일원, 061)749-8842(낙안읍성지원사업소)
- 대한민국한평정원페스티벌 : 2019년 9월 25일~10월 20일, 순천만국가정원 동문 일원, 1577-2013(순천만국가정원)
○ 주변 볼거리
순천드라마촬영장, 낙안읍성, 아랫장,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 순천왜성
제목 : 가난 속 피워낸 따뜻한 동화 세상,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위치 : 경북 안동시 일직면 성남길
내용 : 안동 권정생동화나라는 낮은 마음가짐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아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 고 권정생 선생의 문학과 삶이 담겨 있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선생이 머무르며 집필 활동을 한 일직면의 한 폐교를 문학관으로 꾸몄다.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의 유품과 작품, 가난 속에서도 따뜻한 글을 써 내려간 삶의 흔적이 고스란하다. 선생은 2007년 세상을 떠났지만, 작품은 남아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작은 희망과 위안이 된다. 이곳에서 ‘좋은 동화 한 편은 백 번 설교보다 낫다’는 선생의 신념을 찬찬히 되새길 수 있다.
권정생동화나라가 자리한 망호리는 첫인상부터 친근하다. 《몽실 언니》의 배경이 된 마을이다. 권정생동화나라 초입에 넓은 운동장과 놀이터가 있다. 강아지 똥, 몽실 언니, 엄마 까투리 등의 조형물도 건물 곳곳에서 만난다. 건물 벽면을 채운 커다란 강아지 똥 모형과 선생의 추억이 깃든 교회 종모형이 눈길을 끈다.
1층 전시실에는 권정생 선생이 남긴 작품과 유품이 있다. 단편 동화 《강아지 똥》 초판본, 선생이 쓴 일기장과 유언장, 가난을 견뎌내며 살아온 발자취가 시기별로 전시된다. 선생의 일대기와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뭉클한 감동을 준다.
1937년 일본 도쿄에서 5남 2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선생은 청소부로 일한 아버지가 쓰레기 더미에서 가져온 헌책을 읽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해방 이듬해 귀국해서 한국전쟁을 겪었고, 나무 장사와 고구마 장사 등을 하며 어려운 생활을 꾸려갔다. 청년 시절 결핵을 앓았고, 한쪽 콩팥과 방광을 들어내기도 한 선생에게 가난, 병마와 함께한 세월은 글을 쓰는 자양분이었다.
조탑마을 일직교회의 종지기로 문간방에 머무른 선생은 죽기 전에 아이들을 위해 좋은 책 한 권 남기려 했다. 《강아지 똥》은 그렇게 탄생한 작품으로, 1969년 기독교아동문학상에 당선됐다. 전시실 곳곳에는 선생의 책이 설명과 함께 전시된다. 전쟁의 참상 속에 아이들의 삶과 인간미를 그린 《몽실 언니》, 산불 속 까투리의 모성애를 담은 《엄마 까투리》 외에 《무명 저고리와 엄마》 《황소 아저씨》 등 유작 수십 편을 만날 수 있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게 전부지만, 선생은 불쌍한 어린이에게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전시실에 보관된 유언장에는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는 어린이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적혀 있다.
전시실 한쪽에는 권정생 선생이 살던 오두막집을 실물 그대로 재현했다. 하루 글을 쓰면 이틀 누워 쉬어야 했지만, 선생은 사람 하나 간신히 누울 수 있는 단칸방에서 낮은 책상에 의지해 《점득이네》 《랑랑별 때때롱》 등 마지막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비료 포대로 만든 부채, 몽당연필 등 검소한 삶을 보여주는 흔적이 애잔하다.
1층 복도에는 선생이 살아온 길을 담은 사진이 전시된다. 사진 속의 선생은 늘 편안하고 따뜻하게 웃는 얼굴이다. 권정생동화나라에는 도서실과 서점이 마련되어 선생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다. 복도 한쪽에 단편 동화 《해룡이》를 그림으로 풀어낸 김세현 화가의 작품 50여 점도 전시 중이다.
권정생동화나라는 우표와 엽서를 판매해 느린우체통으로 편지를 보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화나라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북녘 어린이 돕기에 쓰인다. 건물 2층에 단체 관람객을 위한 숙박 시설과 강당이 있으며, 놀이터 옆에 숲속도서관도 문을 열었다. 권정생동화나라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없다(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휴관).
권정생동화나라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달리면 권정생 선생이 거주한 조탑마을에 닿는다. 선생은 이곳 일직교회의 종지기로 문간방에 살며 《강아지 똥》 《몽실 언니》 등을 썼다. 교회와 종탑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선생은 1983년 마을 청년들이 빌뱅이언덕 아래 마련해준 작은 집으로 이사한 뒤,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하며 홀로 지냈다. 선생은 “조용하고, 마음대로 외로울 수 있고, 아플 수 있고, 생각에 젖을 수 있어 참 좋다”고 편지를 썼다. 담벼락도 대문도 없는 집은 단출한 이정표와 텃밭, 개집, 변소 등이 있으며, 단칸방 문고리에는 누군가 두고 간 꽃이 매달렸다.
안동 가을 여행은 문향(文香)이 서린 유서 깊은 공간이 함께해 운치를 더한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 가운데 병산서원과 도산서원이 안동에 있다. 하회마을 인근의 안동 병산서원(사적 260호)은 호젓한 정취와 건축미가 돋보인다. 서애 류성룡이 후학을 양성한 곳으로,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에도 남은 사액서원 중 하나다. 병산서원으로 들어서는 길은 숲이 깊은 비포장도로이며, 서원 앞으로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만대루 앞으로 펼쳐지는 강과 산의 풍경이 압권이다.
국도35호선을 따라 봉화로 향하면 안동 도산서원(사적 170호)이 모습을 드러낸다. 낙동강의 풍취와 어우러진 도산서원은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의 흔적이 담긴 곳이다. 서원은 퇴계가 거처하며 제자들을 가르친 서당 영역, 사후에 유림들이 그를 기려 세운 서원 영역으로 나뉜다. 책을 보관하고 열람하는 동·서광명실, 〈도산십이곡〉을 비롯한 목판을 보관하던 장판각 등에서 세월의 온기가 배어난다. 비탈진 언덕에 강을 바라보고 선 건물 배치가 독특하며, 강 건너에는 정조가 퇴계를 흠모해 과거를 치른 것을 기념하는 시사단이 있다. 대강당인 전교당(보물 210호)은 현재 보수 중이다.
도산서원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오르면 강변 비경이 하나둘 베일을 벗는다. 절경 속에 들어앉은 고산정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강나루 배경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낙동강 변 암벽이 탄성을 자아내는 정자로, 이황의 제자 금난수가 세웠고 이황과 여러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다. 고산정 앞 가송리에는 〈어부사〉를 지은 농암 이현보의 고택인 농암종택이 강가에 들어서 가을밤의 운치를 더한다.
〈당일 여행 코스〉
권정생동화나라→조탑마을→병산서원→도산서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권정생동화나라→조탑마을→병산서원→하회마을
둘째 날 / 도산서원→고산정→농암종택→안동호반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권정생동화나라(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www.kcfc.or.kr
- 안동관광 www.tourandong.com
- 병산서원 www.byeongsan.net
- 도산서원 www.dosanseowon.com
○ 문의 전화
- 권정생동화나라 054)858-0808
- 안동관광문의 054)856-3013, 840-6591
- 병산서원 054)858-5929
- 도산서원 054)856-1073
- 농암종택 054)843-1202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안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1회(06:10~22:0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안동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81번 버스 이용, 안동대교 정류장에서 438번 버스 환승, 소호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 10분 소요. 권정생동화나라까지 도보 약 600m.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춘여객 054)821-2102
○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남안동 IC→운산교차로 대구 방면→경북대로→권정생동화나라
○ 숙박 정보
- 고계정(퇴계종택) : 도산면 백운로, 054)855-8332
- 안동그랜드호텔 : 안동시 관광단지로, 054)851-9000, www.andonggrandhotel.com
- 농암종택 : 도산면 가송길, 054)843-1202, www.nongam.com
○ 식당 정보
- 도산대가 : 안동찜닭, 도산면 퇴계로, 054)852-6660, www.dosandaega.wo.to
- 헛제사밥까치구멍집 : 헛제사밥, 안동시 석주로, 054)821-1056
- 중앙찜닭 : 안동찜닭, 안동시 번영1길, 054)855-7272
- 안동한우갈비 : 한우생갈비, 안동시 경동로, 054)857-6337
○ 축제와 행사 정보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2019년 9월 27일~10월 6일, 안동탈춤공원·시내 일원, 054)841-6397~8, www.maskdance.com/2019/main.asp
○ 주변 볼거리
이육사문학관, 월영교, 안동군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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