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청정 습지에 희귀 동식물이 살다, 화천 민통선 지역 위치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화천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녹음의 세상이다. 세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공간에 숲과 물이 뒤엉키며 깊은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화천 양의대 습지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민통선 생태계의 숨은 보고다. 평화의 댐에서 북한강 따라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거슬러 오르면 상류에는 드넓은 습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양의대 습지는 군사용 철교인 안동철교에서 오작교까지 이르는 12km 습지대를 일컫는다.
반세기 넘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습지의 풍경은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른 아침이면 아득한 물안개로, 한가로운 오후에는 물을 마시러 강변에 나서는 노루와 고라니의 발걸음으로 낯선 세계에 들어선 듯한 감동을 전한다. 양의대 습지로 가는 길부터 가슴 설렌다. 평화의 댐과 안동철교를 잇는 하천 길에는 동물 보호 표지판이 연이어 드러난다. 수달, 사향노루, 산양 같은 천연기념물과 삵, 담비, 노루 등이 양의대 습지 일대에서 서식한다. 이 길을 왕래하는 군인이나 안내원이 전하는 동물과 맞닥뜨린 생생한 목격담은 이제 흔한 화젯거리가 됐다.
양의대 습지 주변으로는 금강초롱, 각시붓꽃, 노루귀 등 희귀 식물도 자생한다. 습지식물인 연복초가 화려한 꽃을 피우고 나면, 중부 이북의 고산 습지에서 자라는 금마타리가 만발해 습지를 진녹색으로 단장한다. 그 숲과 강을 잇는 모래톱에는 오랜 기간 이곳 생태계의 터줏대감이던 동물들의 발자국이 촘촘히 찍혀 있다. 양의대 습지 일대는 민통선 습지보전지역 중 가장 우수한 핵심 야생동식물 서식지로 평가받고 있다.
양의대 습지를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가슴이 더욱 먹먹해진다. 북쪽으로 향한 물줄기는 금성천과 만나 북녘 땅으로 연결되고, 아스라이 보이는 안동철교 너머로는 평화의 댐이 메마른 물줄기를 받아낸다. 한 많은 역사의 현장 사이에서 신비로운 생태계는 이곳에 서식한다는 커다란 황금구렁이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안동철교가 놓이기 전 이곳 주민들은 나룻배로 강을 건너 소달구지를 타고 화천 장터를 오갔다. 해발 1194m 해산 기슭을 에돌아 넘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고 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련의 생태계지만, 한때는 촌부들의 평화로운 삶이 녹아 있었음을 되새기게 만든다.
안동철교와 평화의 댐을 잇는 민통선 구간은 최근에 신분증이 있으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해졌다. 단 양의대 습지 전망 포인트까지 차량으로 오르려면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양의대 습지로 향한 발길은 자연스럽게 평화의 댐으로 연결된다. 세계 평화의 종, 비목공원 등이 들어선 평화의 댐은 해산터널을 경유하면 민통선을 거치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 변신했다. 평화의 댐 언덕 위로는 거대한 세계 평화의 종이 눈길을 끈다. 29개국 분쟁 지역과 한국전쟁 당시 사용한 탄피 등을 모아 만든 세계 평화의 종은 높이 4.7m, 무게 37.5t의 외관을 뽐낸다.
세계 평화의 종 너머로는 비목공원이 자리 잡았다. 화천 DMZ에 배속된 청년 장교가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발견하고 만든 노래가 ‘비목’이다. 비목공원에서는 해마다 현충일 전후로 ‘비목’의 탄생과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는 비목문화제가 열린다.
평화의 댐 아래로 내려서면 화천 생태 트레킹의 대명사인 비수구미다. 숲을 가로지르는 비수구미길에서는 들꽃과 새소리가 어우러진 청정 숲길을 오붓하게 거닐 수 있다. 내리막길을 선택하려면 해산터널 초입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화천 민통선 투어의 또 다른 묘미를 즐기려면 평화의 댐 권역에서 벗어나 칠성전망대로 향한다. 칠성전망대에 오르면 DMZ의 숲과 초소, 철책, 북녘 땅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양의대 습지를 이룬 물줄기의 상류인 금성천과 조우하는 곳이 이곳 칠성전망대 일대다. 북한 주민이 밭을 경작하는 모습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인다. 칠성전망대는 지난해 새롭게 단장한 뒤, 가는 길 초입에서 투어 신청을 하면 바로 입장할 수 있게 됐다. 전망대 내부에 갤러리 카페가 마련되어 차 한 잔 음미하며 북한 땅을 조망하는 것도 새롭다.
청정 화천 땅은 민통선을 벗어나도 다양한 생태 체험으로 몸과 눈을 즐겁게 한다. 화천 생태 투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화천 산소길과 이어지는 ‘숲으로 다리’위를 거니는 것이다. 숲으로 다리는 소설가 김훈이 명명한 나무 데크로, 북한강과 나란히 이어지는 숲 지대를 코앞에서 감상하는 행운이 주어진다. 해 뜰 무렵에는 발밑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로, 해 질 무렵이면 고요한 물과 숲의 정취로 묘한 감동을 전해준다. 나무 데크는 원시 숲을 가로지르는 흙길과 연결되며 기분 좋은 생태 산책을 만들어낸다.
또 산천어와 함께 화천을 상징하는 동물이 수달이다. 간동면 파로호 변에는 지난해 국내 최초의 수달 생태 공원인 한국수달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현재 야생 수달 13마리가 사는데, 수달이 헤엄치고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을 구경하며 화천 생태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 끝자리 3․8일에 들어서는 화천 오일장에서는 인근 청정 지역에서 나는 향긋한 나물과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등 추억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안동철교→양의대 습지→평화의 댐→숲으로 다리→한국수달연구센터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안동철교→양의대 습지→평화의 댐→비수구미 트레킹→딴산 둘째 날 / 칠성전망대→화천 산소길(숲으로 다리)→꺼먹다리→한국수달연구센터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화천군 관광정보 http://tour.ihc.go.kr - 한국수달연구센터 www.ottercenter.org ○ 문의 전화 - 화천군 종합관광안내소 033)440-2575, 2557 -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529 - 한국수달연구센터 033)441-9798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화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4회(07:05~19:35)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화천공영버스터미널 033)442-2902 [기차] 용산-춘천, ITX 청춘 하루 17회(06:00~22:00) 운행, 약 1시간 15분 소요. 춘천역 경유 화천행 버스 30분 간격 운행.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서울춘천고속도로→춘천 JC→중앙고속도로→고속도로 빠져나와 직진→소양2교→화천 ○ 숙박 정보 - 파로호한옥펜션 : 화천읍 평화로, 033)441-1488, www.paroho.kr (한옥스테이) - 화천열차펜션 : 하남면 춘화로, 033)441-8877, www.hctrainpension.com - 덕성파크 : 화천읍 상승로, 033)442-2204 ○ 식당 정보 - 콩사랑 : 두부 요리, 화천읍 대이리길, 033)442-2114 - 화천어죽탕 : 어죽탕, 간동면 파로호로, 033)442-5544 - 평양막국수 : 초계탕․막국수, 화천읍 평화로, 033)442-1112 ○ 축제와 행사 정보 - 비목문화제 : 6월 6일, 평화의 댐, 033)442-2507 (화천문화원), www.bimok.com ○ 주변 볼거리 화천 한뼘길, 동구래마을, 용담계곡, 용화산
임꺽정이 호령하던 한탄강의 비경, 철원 고석정
위치 :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한탄강은 은하수 한(漢)자에 여울 탄(灘)자를 써서 우리말로 ‘큰 여울’이라는 뜻이다. 200만~1만 년 전 10여 차례 이어진 오리산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철원 일대를 평평하게 뒤덮었다. 용암이 굳어진 현무암 사이로 물이 스며들면서 틈이 커지고, 거기에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게 한탄강이다. 빠른 물살에 바위가 깎이고 파여 좁고 깊은 협곡과 주상절리, 수직 절벽 등이 형성됐다.
현무암 협곡이 만들어낸 한탄강 최고의 절경은 고석정이다. 한쪽은 현무암 절벽이고 반대편은 화강암 절벽인데, 두 암석이 깎이는 정도가 달라 지금 같은 절경이 탄생했다. 강 가운데 우뚝 선 높이 10여 m 바위와 거기 붙어 자라는 소나무 군락, 주변의 현무암 계곡을 통틀어 고석정이라 부른다. 독특한 풍광은 예부터 이름이 나서 신라 진평왕 때 고석바위 맞은편에 2층 누각의 정자를 지었다고 하며, 이후에도 숱한 시인 묵객이 다녀갔다.
조선 시대에는 의적 임꺽정이 고석정 일대를 근거지로 활동했다. 건너편 산등성이를 따라 석성을 쌓고 자연 동굴에 은신했다고 한다. 임꺽정은 때로 변신술을 부렸는데, 관군이 몰려오면 꺽지로 변해 물속에 숨었다. 그 모습을 보고 ‘꺽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고석정 입구에 바위를 부러뜨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임꺽정 동상이 있다. 고석정은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바깥에 있지만, 민통선에서 가까운 곳이라 민통선 10경 가운데 6경으로 선정됐다. 물이 많을 때는 아래쪽 바위가 잠겨 바위섬이 되기도 한다. 바위 옆으로는 물살에 밀려온 모래가 쌓여 사구를 이룬다. 이곳을 배경으로 〈선덕여왕〉을 비롯해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고석정을 좀더 생동감 있게 즐기려면 유람 보트를 이용할 것. 상류와 하류를 오가며 고석정 주변의 기암괴석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다. 강물에 섞인 돌 때문에 절벽이 둥그렇게 파인 포트홀, 돼지 코 모양 바위, 바위에 붙어 자라는 돌단풍 등이 손에 잡힐 듯하다. 둥글게 혹은 계단처럼 깎인 화강암과 공기가 빠져나간 흔적이 크고 작은 구멍으로 남은 현무암이 재미난 모양을 하고 있다. 제주도 현무암이 화산재인 것과 달리 철원은 용암이 바로 굳은 것이라 훨씬 무겁고, 철 성분이 포함되어 불그스름한 빛깔을 띤다.
한탄강이 일군 절경은 고석정뿐만 아니다. 송대소, 마당바위, 직탕폭포, 순담계곡 등 명소가 즐비하고, 강을 따라 한탄강 생태순환탐방로와 철원 한여울길도 조성되었다. 송대소는 거친 강물이 주상절리 절벽을 치고 S자로 흐르면서 한쪽은 수직 절벽, 맞은편엔 모래가 쌓여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한여울길 엄태웅 광장에 송대소 전망대가 있다. 마당바위는 현무암이 모두 깎여 그 아래 있던 넓은 화강암이 드러나 형성된 것이다.
송대소에서 좀더 올라가면 다리 상판에 번지점프대가 설치된 태봉대교가 나온다. 태봉대교에서 굽어보이는 지점에 직탕폭포가 있다. 폭 80m 강 전체가 폭포로 떨어지는 모습이 규모가 작은 나이아가라폭포를 보는 듯하다. 여름철 수량이 많을 때면 강폭과 같은 폭포를 볼 수 있고, 갈수기엔 강바닥의 주상절리가 선명하다. 고석정에서 하류로 조금 내려간 지점에 기암절벽이 아름다운 순담계곡은 래프팅의 명소다. 주말이면 협곡 사이를 빠르게 래프팅하며 지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강변을 따라 승일교~송대소~직탕폭포~칠만암에 이르는 코스를 철원 한여울길이라 하고, 강 동편으로 승일교~태봉대교 구간을 한탄강 생태순환탐방로라 한다. 한여울길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평탄한 길이고, 곳곳에 펜션과 식당이 자리해 접근도 쉽다. 도보 여행자를 위한 생태순환탐방로는 산자락을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이 많아 완주하려면 족히 두 시간은 걸린다. 한탄강 위에 걸린 승일교는 1948년 북한이 공사를 시작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단되었다가 남한에서 완성한 다리다. 현재 승일교는 도보로 건널 수 있으며, 차량은 옆에 놓인 한탄대교로 운행한다. 한탄대교 옆에 도로 확장을 위해 다리 하나가 완공 단계에 이르렀는데, 승일교와 비슷한 디자인이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민통선 관광의 메카 철원의 명소는 민통선 안쪽에 가득하다. 민통선 내부 관광은 문화해설사와 동행해야 가능하므로 여행 전에 예약하거나, 고석정 주차장에 있는 철의삼각전적지관광사업소에서 하루 4회 진행하는 안보 투어(매주 화요일, 신정, 설날․추석 연휴, 어린이날 쉼)에 참가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 철원평화전망대는 DMZ는 물론, 북한 선전마을과 평강고원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궁예가 송악에서 철원으로 천도해 만든 궁예도성 터 역시 DMZ에 위치한다. 겨울에도 얼지 않아 두루미 같은 철새들이 날아드는 철원 철새 도래지(천연기념물 245호), 철원의 동물을 박제해서 보여주는 철원두루미관, 경원선의 최북단 지점인 월정리역, DMZ평화문화광장, 일제강점기에 번성한 근대 건축물도 민통선 안에 있다. 전쟁으로 일부만 남은 철원 얼음창고(등록문화재 24호), 철원 농산물검사소(등록문화재 25호), 구 철원 제2금융조합 건물 터(등록문화재 137호) 등은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민통선을 나오기 직전에 보이는 왜가리 서식지는 철원군청 옛터다.
해발 362m 소이산은 노동당사 맞은편에 있는 아담한 산이다. 지뢰밭과 민통선으로 60년 가까이 방치됐다가 최근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이 마련되었다. 지뢰꽃길(1.3km), 생태숲길(2.7km), 봉수대오름길(0.8km)이 있으며, 고려 시대 봉수대가 있던 전망대에 오르면 철원평야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이외에 노동당사, 금강산 가던 철길, 삼부연폭포 등도 볼 만하다. 〈당일 여행 코스〉 DMZ 생태 탐방 / 고석정→송대소→철원평화전망대→월정리역→왜가리 서식지→노동당사→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승일교→순담계곡→삼부연폭포 한탄강 생태 문화 탐방 / 고석정→송대소→직탕폭포→태봉대교→한탄강 생태순환탐방로→승일교→순담계곡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고석정→송대소→철원평화전망대→철원두루미관→월정리역→근대 문화유산(철원 얼음창고, 농산물검사소 등)→왜가리 서식지→직탕폭포→승일교&한탄대교(숙박) 둘째 날 / 한탄강 생태순환탐방로→태봉대교→순담계곡→삼부연폭포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철원군 관광문화 http://tour.cwg.go.kr - 철의삼각전적지관광사업소 http://hantan.cwg.go.kr ○ 문의 전화 -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255 - 철의삼각전적지관광사업소 033)450-5558~9 ○ 대중교통 정보 [기차] 동두천-백마고지, 하루 11회(05:45~21:45) 운행, 약 55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서울-동송읍,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3회(06:20~21:0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자가운전 정보 서울외곽순환도로→퇴계원 IC→퇴계원․일동 방면→금강로→일동사거리에서 포천 방면 좌회전→신영일로→일동터널→호국로→군탄사거리에서 고석정 방면 좌회전→갈말로→태봉로→한탄대교→고석정 주차장 ○ 숙박 정보 - 썬레저텔 : 동송읍 태봉로, 033)456-2120, www.썬레저텔.com (굿스테이) - 한탄리버스파호텔 : 동송읍 태봉로, 033)455-1234, www.hantanhotel.co.kr - 승일펜션 : 갈말읍 태봉로, 033)452-1949, www.si-pension.co.kr - 새바라기펜션 : 동송읍 태봉대교길, 033)455-8365, www.saebaragi.co.kr ○ 식당 정보 - 폭포가든 : 민물매운탕, 동송읍 직탕길, 033)455-3546 - 대득봉 : 오대두릅밥, 갈말읍 텃골1길, 033)452-2915(예약제) - 궁예도성 : 도봉산갈비, 동송읍 창동로, 033)455-1944 - 운정가든 : 한우생갈비, 동송읍 이평로, 033)455-8533 ○ 주변 볼거리 도피안사, 담터계곡, 매월대폭포, 토교저수지, 제2땅굴 등
녹음과 햇살 사이 비밀의 계곡, 양구 두타연
위치 :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짙은 녹음 사이로 싱그러운 햇살이 쏟아지는 여름 숲 속을 걷는 일은 그 자체로 훌륭한 ‘생태 학습’이자, 최고의 ‘힐링 여행’이다. 그곳이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독특한 생태계를 오롯이 간직한 청정 지역이라면 감흥도 남다르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북쪽에 위치해 휴전 뒤 50년간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던 두타연 일부 구간이 개방된 것은 2004년이다. 2009년 관광 코스로 널리 알려지면서 원시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생태 관광지로 각광받아왔다.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강원도 양구의 깊은 골짜기를 흐르다가 굽은 한 부분이 절단되면서 만들어진 폭포 아래 너른 소를 일컫는다. 10여 m 높이의 아담하면서 우렁찬 폭포와 푸르다 못해 검은빛을 띠는 소, 그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이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
폭포 위 바위에 설치된 관찰 데크에 오르면 발아래 절경이 펼쳐지고, 탐방로를 따라 출렁다리를 건너면 폭포와 소, 소를 에워싼 바위 안벽의 보덕굴까지 정면에서 볼 수 있다. 물이 맑고 깨끗한 두타연에는 오염되지 않은 곳에 산다는 열목어를 비롯해 다양한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탐방로를 걷는 동안 금낭화, 큰꽃으아리 같은 들꽃은 물론 올괴불나무, 쪽동백, 회목나무 등 다양한 식물도 관찰할 수 있다. 두타연이라는 이름은 1000년 전 이 자리에 있었다는 두타사라는 사찰에서 유래했다.
두타연 탐방은 이목정안내소나 반대쪽 비득안내소에서 시작한다. 예전에만 해도 두타연에 들어가려면 예약과 해설사 동행이 필수였으나, 지난해 11월부터 절차가 간소해져 당일 개별 관광이 가능하다. 출입 신청서와 서약서를 작성해 신분증과 함께 안내소에 제시하고, 위치 추적 태그가 부착된 출입증을 받아 착용하면 끝. 두타연 입구는 이목정안내소에서 3.7km 지점의 두타연 주차장 맞은편이다. 두타연 주차장까지 도보나 자전거, 차량 이동이 모두 가능하며, 자전거는 안내소에서 대여해준다. 두타연만 둘러보기 아쉽다면 평화누리길도 걸어보자. 이목정과 비득안내소 사이 계곡을 따라 조성된 평화누리길 12km 구간은 트레킹이나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다. 양구전투위령비, 조각공원, 쉼터 세 곳과 포토 존 등이 마련되었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두타 1․2교에서 멋진 전망도 즐길 수 있다.
양구에 가면 두타연 외에도 생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휴전선 인근 남한 최북단에 자리한 대암산 기슭의 양구생태식물원이 대표적이다. 중부 이남 지역에서 보기 힘든 희귀 식물이 많이 분포하는 양구는 식물지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양구생태식물원에서 다양한 북방 식물과 고산성산지 습지식물, 멸종 위기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입장은 무료, 놀이터와 피크닉 광장도 마련되어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좋다.
천연기념물(217호)이자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산양을 볼 수 있는 양구산양증식복원센터도 놓치지 말자. 방사장 울타리 주변의 관찰로를 따라 걸으며 바위에 우뚝 서 있거나 풀을 뜯는 산양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여름철 인기 명소는 해발 800m에 자리한 광치계곡이다. 우거진 원시림 아래 차가운 계곡물이 흘러 물놀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광치자연휴양림에서 시작되는 대암산 생태 탐방로 중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2시간 30분 코스나 양구생태식물원까지 이어지는 5시간 코스도 도전해볼 만하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 박수근 화백의 생가 터에 건립된 박수근미술관, 천체관측과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토정중앙천문대도 양구가 자랑하는 명소다. 펀치볼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해안분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을지전망대도 빼놓으면 아쉽다. 비무장지대(DMZ) 철책 위에 세워진 을지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는 불과 38km 거리. 전망대 출입 신청은 해안면 양구통일관에서 당일 오후 4시까지 받는다. 양구통일관 앞에는 한국전쟁 당시 주요 전투 9개를 재조명한 양구전쟁기념관이 있다.
오골계 살을 발라 양념한 뒤 숯불에 굽고 남은 뼈로 탕을 끓여 먹는 오골계숯불구이, 직접 만든 모두부와 순두부를 섞어 매콤하게 끓인 촌두부전골, 특산물을 이용한 시래기정식은 양구가 자랑하는 별미다.
〈당일 여행 코스〉 두타연→양구산양증식복원센터→양구생태식물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두타연→박수근미술관→국토정중앙천문대→광치자연휴양림(숙박) 둘째 날 / 을지전망대→양구전쟁기념관→양구산양증식복원센터→양구생태식물원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청춘양구 문화관광 www.ygtour.kr - 박수근미술관 www.parksookeun.or.kr - 국토정중앙천문대 www.ckobs.kr - 광치자연휴양림 www.kwangchi.or.kr - 양구생태식물원 www.yg-eco.kr - 양구산양증식복원센터 www.goral.or.kr ○ 문의 전화 -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 - 평화누리길 이목정안내소 033)482-8449 - 평화누리길 비득안내소 033)481-9229 - 양구통일관 033)481-9021 - 양구산양증식복원센터 033)480-2665 - 박수근미술관 033)480-2655 - 양구생태식물원 033)480-2529 - 국토정중앙천문대 033)480-2586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양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2회(06:30~19:35)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양구시외버스터미널 1666-0335 ○ 자가운전 정보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 IC→46번 국도→배후령터널→추곡터널→웅진터널→양구읍→31번 국도→460번 지방도→고방산리→두타연 ○ 숙박 정보 - 양구KCP호텔 : 양구읍 파로호로, 033)482-7700, www.yanggukcphotel.com (베니키아) - 광치자연휴양림 : 남면 광치령로1794번길, 033)482-3115, www.kwangchi.or.kr - 현대모텔 : 양구읍 관공서로, 033)482-1234, http://cafe.naver.com/01038059380 ○ 식당 정보 - 석장골오골계집 : 오골계숯불구이, 양구읍 양록길23번길, 033)482-0801 - 광치막국수 : 막국수, 남면 남동로, 033)481-4095 - 시래원 : 시래기정식, 남면 봉화산로, 033)481-4200 - 전주식당 : 촌두부전골․돼지고기김치찌개, 양구읍 비봉로, 033)481-7922 - 엄마가산채원 : 산채정식․토종포계탕, 양구읍 황강길, 033)481-3599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4 도솔산지구전투전승행사 : 2014년 6월 21일, 도솔산전투 추모비(위령비)․도솔산 일원, 033)480-2242(양구군축제위원회) ○ 주변 볼거리 양구선사박물관, 양구백자박물관, 이해인 시문학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위치 :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임진강 주상절리)
남과 북을 가로막은 철책과 지뢰, 군부대로 상징되는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은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동시에, 문명 세상의 발길에 차이지 않은 생태계를 품은 자연을 선물한다. 민족의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땅이지만, 마냥 슬프지 않은 것은 순수한 자연 속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최북단이자 최전방 접경 지역인 연천은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안 자연 생태와 안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연천에서 남북 군사분계선을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가면 한탄강과 합류하는 동이리에서 중국의 적벽에 비견할 만한 절벽과 마주한다. 한반도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강안 주상절리다. 주상절리는 단면이 다각형 기둥 모양인 절리를 말한다. 용암대지에 임진강 물이 흘러들면서 절리 면을 따라 침식되어 수직 절벽이 형성된 것이다.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지질구조에서 신생대의 지질 운동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높이 40m, 길이 1.5km에 달한다. 강을 따라 평화누리길이 펼쳐져 트레킹하며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절벽에 수십 개 폭포가 생겨 커다란 물줄기를 쏟아낸다. 일교차가 클 때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바위 틈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적벽이라고도 부른다.
주상절리에서 임진강 상류로 계속 올라가면 징파나루가 나온다. 자갈이 훤하게 비칠 정도로 물이 맑다고 해서 맑을 징(澄), 물결 파(波)를 쓰는 징파강에 있던 나루. 예전에는 한양과 함경도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었으며,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경운기 엔진을 단 배가 강을 건너다녔다. 지금은 북삼교와 군남댐이 생기면서 너른 자갈밭으로 변해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징파나루 뒤에는 여행객의 발걸음이 잦은 나룻배마을이 자리한다. 계절에 맞는 농사 체험을 할 수 있으며, 트랙터를 타고 민통선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굉음을 내는 트랙터 소리에 흠칫 놀라지만, 체험객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나름대로 비장한 각오도 엿보인다. 민통선 초소에서 수속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트랙터는 몸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상하좌우로 흔들리며 달린다. 바닥에 연신 부딪혀 엉덩이가 얼얼해도 신이 난다.
민통선은 사람들의 발길을 불허한 금단의 땅과도 같다. 차량이라야 농부들의 트랙터 몇 대와 군인 차량이 간간이 오가는 게 전부다. 1953년 7월 27일 미국과 중국, 소련에 의해 155마일(약 250km) 휴전선이 그어지고, 이듬해 2월에는 미국 육군 사령관 직권으로 DMZ 바깥에 민통선이 정해졌다.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속에서 천천히 달리며 적막한 분위기를 만끽한다. 민통선 안을 마음껏 누비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민통선 출입은 신분증만 있으면 자유롭다. 나룻배마을 체험은 20인 이상 단체에 한해 가능하다. 가족 여행객은 7~8월(월 2~3회) 캠프가 진행될 때 참여할 수 있다. 캠프는 나룻배마을 홈페이지에서 확인․신청하면 된다.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려면 태풍전망대로 가야 한다. 육군 태풍부대에서 관리하는 전망대는 비끼산 정상 수리봉에 위치한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 1.6km에 불과하다. 맑은 날에는 개성이 보인다. 전망대 앞으로 남방 한계선의 철책이 길게 늘어섰고, 그보다 멀리 북방에 휴전선이라 부르는 군사분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사이에 국군과 북한군의 관측소와 초소가 빼곡하다. 사소한 움직임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 트였다.
전망대 너른 터에는 군인들이 종교 집회를 할 수 있는 교회, 성당, 성모상, 법당, 종각 등이 있고, 한국전쟁 전적비, 소년전차병 기념비가 세워졌다. 전시관에는 임진강 필승교에서 수습한 북한 사람들의 생필품과 일용품, 휴전 뒤 여러 차례 침투한 무장간첩이 사용한 침투 장비 일부가 전시되었다.
태풍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임진강 평화습지원이 있다. 군남홍수조절지로 인해 두루미 서직지가 사라져 새로 조성한 인공 습지다. 민통선 안에 둥지를 틀어 겨울철에 두루미 무리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의 인위적인 기교가 더해졌지만, 태초의 자연이 남아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노란 원추리가 무리를 이루고, 데이지와 창포가 곳곳에 피어 아름답다. 두루미의 먹이가 되는 율무를 재배하는 밭도 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상승OP와 승전OP가 있다. 현재 상승OP는 부대 사정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승전OP만 출입 가능하다. OP(Observation Post, 초소)는 전망대와 달리 육군 25사단이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망원경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우리 군 관측소와 북한군 관측소의 거리가 가까워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연천을 지나 북쪽으로 달리던 경원선 열차의 남쪽 종착지가 백마고지역이다. 서울과 원산을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열차는 반세기가 넘도록 북녘으로 가지 못한다. 백마고지역과 옛 철원역까지는 철길이 놓였으나, 휴전선 너머 평강 사이에는 철길이 없어진 상태다. 신탄리역 근처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신탄리역에서 해발 832m 고대산에 오르면 철원평야와 북녘 땅이 바라보인다.
〈당일 여행 코스〉 임진강 주상절리→나룻배마을→태풍전망대→임진강 평화습지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승전OP→임진강 주상절리→나룻배마을→징파나루 둘째 날 / 신탄리역 철도 중단점→고대산→태풍전망대→임진강 평화습지원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 연천군 문화관광 www.iyc21.net/_yc/tour/a06_b01_c01.asp - 나룻배마을 www.narubea.kr ○ 문의 전화 -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관광팀 031)839-2061 - 나룻배마을 031)833-5005 - 신탄리역 031)834-8887 ○ 대중교통 정보 경원선 열차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전곡에 도착, 백학행 버스를 타고 임진강 주상절리에 갈 수 있다. 그러나 태풍전망대, 승전OP 등을 함께 돌아보기에는 배차 간격이나 도보 시간이 용이하지 않아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 자가운전 정보 의정부→동두천→한탄강 건너기 전 한탄대교사거리 좌회전→고능사거리 좌회전→37번 국도 문산․적성 방면→적성→어유지리→임진강 주상절리 ○ 숙박 정보 - 초성모텔 : 청산면 청신로, 031)835-2610 (굿스테이) - 조선왕가 한옥호텔 :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royalresidence.kr - 허브빌리지 클럽플로라 : 왕징면 북삼로20번길, 031)833-3322, www.herbvillage.co.kr ○ 식당 정보 - 언덕너머매운탕 : 쏘가리민물매운탕, 군남면 솔너머길, 031)833-0447 - 하남식당 : 매운탕, 전곡읍 선사로, 031)832-0625 - 경춘막국수 : 막국수, 신서면 연신로20번길, 031)834-9595 - 약수식당 : 순두부, 신서면 연신로, 031)834-8331 ○ 주변 볼거리 연천 전곡리선사유적, 재인폭포, 허브빌리지, 임진강번지점프&캠핑장, 숭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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