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보고픈 추억의 가족 여행지
“인기 최고지 말입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
위치 : 태백시 통골길(한보광업소 1공구), 태백시 통동(한보광업소 2공구, 동백산역 주변),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삼탄아트마인)
내용 : 중앙고속도로 제천 IC에서 들어가면 영월, 정선, 태백을 지나 동해로 이어지는 38번 국도를 만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정선의 삼탄아트마인과 태백의 구 한보광업소가 38번 국도에서 가깝다.
삼탄아트마인은 고한읍을 지나 태백 방면 만항재로 오르는 414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1964년부터 38년간 운영하다가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한 문화 예술 단지가 삼탄아트마인이다. 이름에도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과 ‘예술을 캐는 광산’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옛 탄광에 예술을 입힌 탄광 미술관인 셈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중심 공간인 삼탄아트센터, 레일바이뮤지엄, 레스토랑 832L, 중앙 압축기실, 기억의 정원 등으로 나뉘며, 〈태양의 후예〉는 삼탄아트센터의 마인갤러리4, 레일바이뮤지엄, 생태 체험관으로 거듭날 옛 창고 건물에서 촬영되었다.
삼탄아트센터 마인갤러리4는 〈아프로디테 거품의 비너스전〉이 열리는 전시 공간으로, 강모연이 아구스에게 납치된 장면을 촬영했다. 마인갤러리4는 삼척탄좌 시절 광부 3000여 명이 석탄을 캐고 나와 샤워하던 곳으로, 당시 광부들이 거품을 내며 샤워하던 모습이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의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 전시 공간 내부에는 강모연이 납치되었을 때 앉은 의자가 있고, 빔 프로젝터를 통해 드라마 장면이 나온다.
삼탄아트센터에서 연결 통로를 지나면 레일바이뮤지엄이다. 지하에서 캔 석탄을 모으던 시설로,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곳에서 우르크의 지진 장면을 촬영했다. 레일바이뮤지엄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사용된 비상구 표지판과 전등, 전선 등이 그대로 있다. 레스토랑 832L을 지나 맨 끝에 있는 옛 창고 건물에서 강모연이 유시진을 애틋하게 쳐다보는 장면을 촬영했다. 창고 입구에는 드라마의 메인 포스터가 있다.
마지막 회에 나오는 텐트 장면은 덕산기계곡에서 촬영했다는 것도 살짝 귀띔해준다.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삼시세끼〉 정선편을 촬영했고, 탤런트 원빈과 이나영이 비밀 결혼식을 올린 곳으로 알려졌다.
삼탄아트센터 4층 아트레지던스에는 송중기가 머무른 방, 레스토랑 832L에는 송혜교가 촬영하다가 추위를 녹인 곳을 따로 보존해 여행객에게 인기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삼탄아트센터 1층에 위치한 어린이 상상뷔페 미술관의 중세 귀족 체험, 광부복과 장비를 직접 착용해볼 수 있는 광부 체험장에 꼭 들러보자.
삼탄아트마인이 폐광과 예술의 컬래버레이션이라면, 하이원리조트 입구에 있는 사북탄광문화관광촌은 탄광과 광부의 삶을 직접 만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1962년부터 2004년까지 석탄을 캐던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인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의 흔적이다. 샤워실, 채탄 장비실, 세화실 등 다양한 전시관과 광산 장비, 광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폐광된 2004년 10월 31일의 흔적이 그대로 있어 시간이 멈춘 듯한 현장 체험으로 제격이다. 야외에서는 5월 1일부터 인차를 타고 직접 갱도로 들어가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 가상의 나라 우르크에 태백부대가 파병되었다. 태백 시내에서 통리 방면으로 가다 보면 또 다른 촬영지인 구 한보광업소가 있다. 한보광업소는 1공구와 2공구로 나뉜다. 1공구는 통동 읍내로 가기 직전 통리초등학교를 끼고 들어가는 통골길에서 만나고, 2공구는 동백산역 뒷길로 들어간다.
1공구에서는 지진으로 발전소가 붕괴되는 장면, 드라마의 메인 포스터에 유시진이 강모연의 신발 끈을 매주는 장면을 촬영했다. 구 한보광업소의 사무 공간으로 쓰인 건물은 드라마 촬영 때 실제로 무너뜨렸다고 한다. 넓은 터에 당시 촬영한 장면을 사진으로 전시한다. 입구 관광안내소에서 군복을 대여해준다. 군복을 입고 드라마의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다.
돌아 나와서 동백산역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가장 먼저 한보광업소 저탄장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서대영이 훈련병에게 지옥훈련을 지휘하는 장면, 유시진이 역래펠을 하며 서대영을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다. 오랜 세월 버려져 석탄으로 검게 그을린 시멘트 벽이 을씨년스럽게 남았지만, 그 느낌은 예사롭지 않다.
저탄장을 지나 한참 오르면 태백부대 주둔지와 메디큐브, 교회 건물이 들어섰던 세트장 부지가 있다. 안타깝게도 사전 제작 드라마라 촬영이 끝난 지난해 11월에 철거되었다. 세트장은 온데간데없고, 화면의 배경인 폐탄장과 이어지는 산세만 그대로 남았다. 바닥에 당시 쓰인 건물의 파편, 세트장 주변에 놓은 화분과 화초의 흔적이 간간이 보인다. 비록 세트장은 사라졌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태백시가 〈태양의 후예〉 세트장 건립을 위해 동서분주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인 구 한보광업소와 연계한 탄광 여행지로 철암역 인근의 철암탄광역사촌, 태백 시내의 상장동 벽화마을도 추천한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에서 나오면 길을 따라 가족 여행지로 손색없는 구문소,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365세이프타운을 차례로 만난다. 365세이프타운은 각종 재난과 재해의 가상 체험을 통해 교육과 놀이를 접목한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챌린지월드, 강원도소방학교로 구성되는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이다. 산불, 설해, 풍수해, 지진, 대테러 등 체험관 다섯 곳에서 재난 교육과 함께 3D, 4D를 활용한 영상을 보고 라이더를 탈 수 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재난 상황에 대해 배우고, 신나게 즐기는 체험 공간이다. 본관 지하1층에는 심폐 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을 배우는 상설 체험장이 있다. 애니메이션 등 영상으로 배우고, 심폐 소생술 마네킹과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 체험한다.
365세이프타운에서 3km 남짓 떨어진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아득히 먼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태백 지역은 5억 년 전 넓고 얕은 바다였다. 고생대를 대표하는 삼엽충은 물론 전기 고생대의 지층, 연흔, 건열 구조 등 지질과 화석의 보고다. 전시된 화석이 대부분 태백에서 나온 것이고, 박물관 앞 황지천 암반에는 삼엽충 화석이나 연흔 등이 있어 노천 박물관 역할을 톡톡히 한다. 황지천을 따라 내려가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태백 구문소 전기고생대 지층 및 하식지형(천연기념물 417호)이 나온다.
일정이 맞으면 통리장도 구경해보자. 촬영지 인근의 통리 읍내에서 끝자리 5일마다 독특한 10일장이 열린다. 평소 한적한 읍내지만, 장이 서면 경동탄광 사택 주변이 시끌벅적하다. 동해, 삼척, 정선, 봉화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라 산과 바다의 물산이 집결한다. 해발 7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문어를 삶고, 활어 회를 뜨는 모습이 이채롭다.
〈당일 여행 코스〉
태백시
〈태양의 후예〉 촬영지(구 한보광업소)→철암탄광역사촌→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365세이프타운
정선군
타임캡슐공원→사북탄광문화관광촌→삼탄아트마인→정암사
〈1박 2일 여행 코스〉
태백시
첫째 날 / 용연동굴→추전역→검룡소→황지연못→상장동 벽화마을
둘째 날 / 〈태양의 후예〉 촬영지(구 한보광업소)→통리장→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구문소→365세이프타운
정선군
첫째 날 / 병방치스카이워크→정선아리랑시장→덕산기계곡→화암동굴, 몰운대
둘째 날 / 하이원리조트 곤돌라→사북탄광문화관광촌→삼탄아트마인→정암사
태백시·정선군
첫째 날 / 사북탄광문화관광촌→삼탄아트마인→정암사→만항재→태백(숙박)
둘째 날 / 상장동 벽화마을→365세이프타운→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구문소→〈태양의 후예〉 촬영지(구 한보광업소)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태백시
- 태백시 문화관광 http://tour.taebaek.go.kr
- 365세이프타운 www.365safetown.com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www.paleozoic.go.kr
정선군
- 정선여행(정선군 문화관광) www.ariaritour.com
- 삼탄아트마인 http://samtanartmine.com
○ 문의 전화
태백시
-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
- 365세이프타운 033)550-3101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033)581-8181
- 철암탄광역사촌 033)582-8070
정선군
-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033)560-2369
- 삼탄아트마인 033)591-3001
- 사북탄광문화관광촌 033)592-4333
○ 대중교통 정보
태백시
[기차] 청량리역-태백역, 무궁화호 하루 6~7회(07:05~23:25)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태백역 033)552-7788
[버스] 서울-태백,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4회(06:00~23:00)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태백시외버스터미널 1688-3166, www.bustaja.com
정선군
서울-고한사북,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0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고한사북공용버스터미널 033)592-9951, www.bustaja.com
○ 숙박 정보
태백시
- 오투리조트 : 태백시 서학로, 033)580-7000, www.o2resort.com
- 설화국 : 태백시 태백로, 033)554-0006, http://설화국.com
- 메르디앙호텔 : 태백시 황지연못길, 033)553-1266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 태백시 머리골길, 033)582-7440, http://forest.taebaek.go.kr
- 태백산민박촌 : 태백시 천제단길, 033)553-7440, http://minbak.taebaek.go.kr
정선군
- 하이랜드호텔 : 고한읍 고한로, 033)591-3500, www.hi-landhotel.co.kr (굿스테이)
- 도사곡휴양림 : 사북읍 지장천로, 033)592-9400, http://dosa.jsimc.or.kr
- 하이원리조트 : 사북읍 하이원길, 1588-7789, www.high1.com
- 버치우드펜션 : 고한읍 소두문동길, 033)592-5912, www.birchwoodp.co.kr
○ 식당 정보
태백시
- 웰빙옹심이 : 감자옹심이, 태백시 황지연못길, 033)552-2818
- 일당백주꾸미 : 주꾸미볶음, 태백시 황지로, 033)553-0611
- 시장실비식당 : 한우구이, 태백시 시장북길, 033)552-2085
- 대명닭갈비 : 닭갈비, 태백시 황지로, 033)552-6515
정선군
- 레스토랑 832L : 광부도시락, 고한읍 함백산로(삼탄아트마인 내), 033)591-3001
- 만항곤드레닭집 : 곤드레고등어찜, 고한읍 함백산로, 033)591-5002
- 밥상머리 : 한방토종닭백숙, 고한읍 함백산로, 033)591-2030
- 원조순대국밥 : 순댓국, 사북읍 사북중앙로, 033)592-2129
○ 축제와 행사 정보
- 정선군 곤드레 산나물축제 : 5월 12~15일, 정선공설운동장, 1544-9053(정선군 관광안내소)
○ 주변 볼거리
태백시
황지연못, 검룡소, 귀네미마을, 용연동굴, 추전역, 상장동 벽화마을, 태백석탄박물관, 태백고원 700 산소길
정선군
민둥산, 화절령, 몰운대, 화암동굴, 그림바위마을, 병방치스카이워크, 덕산기계곡
시간을 거꾸로 달려볼까? 합천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
위치 :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내용 :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어떤 순간을 선택할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갈까? 실제로 시간을 멈추거나 되돌릴 수는 없지만, 시간을 박제라도 하듯 일정한 시대에 맞춰놓은 곳이 있다. 시대극을 촬영하기 위해 만든 세트장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7만 5000㎡ 부지에 일제강점기의 경성, 한국전쟁으로 무너진 평양, 1970~1980년대 서울의 주요 건물과 거리 풍경을 재현해놓았다. 태어나기도 전으로 날아가 잠시 그 시대 인물이 되어보고, 지나간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곱씹어 보는 시간 여행을 떠나기에 안성맞춤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평양 시가지 전투 장면을 촬영한 세트장이 인기를 끌자, 좀더 다양한 세트를 만들어 테마파크로 조성한 것이 합천영상테마파크다. 1920년대 경성 거리와 1960~1970년대 분위기가 풍기는 건물, 1980년대 서울 거리와 골목 등이 빼곡하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 〈빛과 그림자〉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 〈각시탈〉, 영화 〈마이웨이〉 〈모던보이〉 〈써니〉 〈암살〉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일제강점기나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대부분 합천영상테마파크를 거쳐 갔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넓은 부지에 150여 채 건물과 거리가 조성되어 전체를 둘러보려면 족히 2~3시간이 걸린다.
추억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은 가호역에서 출발한다. 테마파크가 위치한 가호리에서 이름을 따와 매표소를 기차역으로 꾸민 것. 역사에 걸린 시계는 바늘이 거꾸로 돌아간다. 문을 통과하는 순간, 100여 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정면으로 곧장 걸어가면 서울의 고택 여러 채가 차례로 나온다. 김구 선생이 사저로 사용한 경교장, 이승만 대통령이 귀국해 살던 돈암장과 이화장 건물이다. 이화장은 현재 식당으로, 돈암장은 공예 체험장으로 쓰인다. 돈암장을 지나면 수도경찰청과 종로경찰서, 혜민병원이 나오고 그 뒤쪽으로 평양 시가지 전투 세트장이 있다.
종로경찰서 앞으로 길게 뻗은 거리는 일제강점기의 소공동 거리다. 그 끝에는 반도호텔이 마주 보고 있다. 영화 〈암살〉의 경성 거리 장면을 주로 여기에서 촬영했다. 소공동 거리로 접어들자 20대로 보이는 커플이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요즘 전주한옥마을이나 서울의 고궁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 찍는 게 유행인데, 이곳에선 추억의 교복을 대여해준다. 고풍스러운 거리에 옛 교복을 입은 모습이 사뭇 잘 어울린다. 국도극장 건물 안에서 대여하며, 교복 외에 기모노와 옛 군복, 장군복 같은 특수 복장도 있다. 원구단 앞으로 기모노를 입은 여행객이 지나가는 모습이 마치 시대극 촬영장을 보는 듯하다.
반도호텔에서 대각선으로 동화백화점 건물이 있고 근처에 전차가 보인다. 테마파크가 문을 연 초기에는 철로를 따라 전차가 움직였지만,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다. 전차 내부에 들어가 창문으로 내다보니 세트장이 훨씬 실감 나게 다가온다.
일제강점기 세트장의 마지막은 서울역이다. 시대에 맞게 ‘경성역’이라고 적힌 건물은 크기가 작을 뿐, 기억 속의 서울역과 똑같다. 서울역을 지나면 남영역 철교 일대가 나타난다. 실감 나는 철교와 1960~1970년대 분위기가 풍기는 주변 건물이 인상적이다. 남영역 철교를 지나면 오른쪽이 국도극장, 왼쪽이 원구단이다. 교복 대여 장소가 가까워서 그런지 이 주변에 유난히 교복 차림 여행객이 많다. 서울 세트장 끝에는 영화 〈마이웨이〉에 등장한 일본 저택이 있다. 정원이 아름다운 이 건물은 숙박 시설로 사용 중이다. 큰길에서 벗어나면 장미여관, 대동서점, 촌놈국수 등 뒷골목에 어울리는 간판들이 정겹다. 추억의 뽑기를 해보고, 못난이 인형이나 옛날 콜라병 같은 소품으로 사진 찍기도 재미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차 세트와 서커스 공연장을 지나면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즐긴 시간 여행도 끝난다. 출구는 파프리카, 사과, 우리밀 제품 등 합천 특산물을 판매하는 합천로컬푸드직매장을 통과하면 된다.
해인사 소리길은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7km 남짓한 거리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이라서 걷는 내내 시원한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가 귀에 감긴다. 전 구간이 걷기 좋지만, 길상암에서 영산교에 이르는 800여 m가 최고다. 물이 고여 옥빛이고, 절벽에 소나무가 굳건하다. 이 구간은 휠체어나 유모차도 편히 다닐 수 있다.
화엄종의 본산 해인사는 세계기록유산인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세계유산인 해인사 장경판전, 국보와 보물을 두루 간직한 천년 고찰이다. 장경판전은 대장경판 보호 차원에서 내부로 통과하는 문을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만 연다. 구광루 앞마당에는 만(卍) 자를 발전시킨 해인도가 인상적이다.
대장경테마파크는 팔만대장경의 제작 과정과 의미를 살펴보고, 장경판전의 과학성을 알려주는 공간이다. 재미있는 게임과 전시를 통해 대장경의 우수성을 익히는 어린이대장경실, 복합 입체 영상관인 대장경빛소리관, 야외에 마련된 어린이 놀이터와 롤러코스터, 인공 폭포도 볼 만하다.
일출과 일몰 명소 오도산(1120m)은 물결치듯 이어지는 산봉우리와 신비로운 운해가 장관이다. 산 아래 가야마을에서 꼭대기에 위치한 오도산 중계소까지 임도가 약 10km 구불구불 이어진다. 중계소 바로 아래 전망 데크가 세 군데 있다. 오르는 길 중간쯤 1962년에 생포한 한국 마지막 야생 표범 서식지 안내판이 보인다. 오도산자연휴양림에서 차로 약 40분,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왕복 6km 거리다.
황매산은 5월이면 진분홍 이불을 온 산에 휘감는다. 정상 아래 넓고 평평한 초지가 형성된 독특한 지형이다. 완만한 봉우리에는 4월에 진달래, 5월에 철쭉, 가을이면 억새가 흐드러진다. 2016 봄 여행주간(5월 1~14일)에 황매산 철쭉도 절정이라, 이맘때 찾으면 황홀경을 맛볼 수 있다. 철쭉 군락지 바로 아래 주차장이 마련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하기 쉽다. 주차장 옆 황매산오토캠핑장은 주말 예약 경쟁이 치열한 캠핑 명소다.
〈당일 여행 코스〉
문화 유적 답사 코스 / 해인사→대장경테마파크→합천영상테마파크→황매산 철쭉
명소 탐방 코스 / 오도산전망대→합천영상테마파크→황매산 철쭉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해인사→해인사 소리길→대장경테마파크→오도산전망대→오도산자연휴양림→숙박
둘째 날 / 합천영상테마파크→합천 영암사지→황매산 철쭉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합천군 문화관광 http://culture.hc.go.kr
- 합천영상테마파크 http://culture.hc.go.kr/sub/02_01_01_01.jsp
- 해인사 www.haeinsa.or.kr
- 대장경테마파크 http://culture.hc.go.kr/sub/02_02_01_01.jsp
- 황매산군립공원(황매산철쭉제) http://hmfestival.hc.go.kr
- 오도산자연휴양림 http://ohdosan.hc.go.kr
○ 문의 전화
-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055)930-4666
- 합천영상테마파크 055)930-3744, 055)930-3743(야간)
- 황매산 055)930-4669
- 해인사 종무소 055)934-3000
- 대장경테마파크 055)930-4801
- 오도산자연휴양림 055)930-3733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합천,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회(07:50∼18:40) 운행, 약 4시간 소요.
대구-합천, 대구서부정류장에서 하루 19회(06:30~22:00) 운행, 약 1시간 10분 소요.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대구서부정류장 1688-2824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합천시외버스정류장 055)931-4456 해인사시외버스터미널 055)932-7362
○ 자가운전 정보
․ 광주대구고속도로 고령 IC→좌회전→안림삼거리 좌회전→쌍림면 소재지→귀원교→매촌교차로→33번 국도→합천대교→합천 읍내→합천호수로→합천영상테마파크
․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 IC→친환경로→거창․교육지원청 방면 좌회전→친환경로→봉산․신원 방면 좌회전→황산교삼거리에서 좌회전→신차로→합천․대병 방면 우회전→차황대병로→황매산터널→서부로→회양삼거리에서 합천댐 방면 좌측→합천호수로→합천영상테마파크
○ 숙박 정보
- 삼가관광농원(연꽃인연) : 삼가면 소오길, 055)934-4488, www.lotusf.co.kr (한옥스테이)
- 묵와고가 : 묘산면 화양안성길, 055)932-6403 (명품고택)
- 오도산자연휴양림 : 봉산면 오도산휴양로, 055)930-3733, http://ohdosan.hc.go.kr
- 황매산오토캠핑장 : 가회면 황매산공원길, 055)932-5880
○ 식당 정보
- 고바우식당 : 산채모둠정식, 가야면 치인1길, 055)931-7311, www.055-931-7311.kti114.net
- 솔밭쉼터 : 생약채비빔밥, 가야면 가야산로, 055)931-6606
- 새길한우명가 : 갈비살, 합천읍 동서로, 055)931-2793,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food/w_food_main_view.jsp?cid=1916551
- 합천황토한우프라자 : 참숯양념구이, 합천읍 동서로, 055)931-1692,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food/w_food_main_view.jsp?cid=1019822
○ 축제와 행사 정보
- 합천 황매산철쭉제 : 2016년 5월 1~22일, 황매산군립공원 내 철쭉 군락지, 055)930-4753, http://hmfestival.hc.go.kr
○ 주변 볼거리
합천 영암사지, 황계폭포, 합천댐물문화관, 함벽루, 황강레포츠공원, 합천박물관 등
명불허전 350° 물돌이, 예천 회룡포
위치 : 경북 예천군 회룡대길(회룡대 입구 장안사)
내용 : 2016년 상반기는 가히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다. 여주인공 송혜교가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녀가 제대로 이름을 알린 드라마는 〈가을동화〉다. 2000년 작품이니 16년 전이다. 〈가을동화〉 덕분에 널리 알려진 여행지가 예천의 회룡포다. 1회 첫 장면에 이곳 전경이 나온다. 2009년 가을에는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팀이 다녀갔다. 〈가을동화〉로 알려진 회룡포의 인기는 〈1박 2일〉을 거치며 폭발했다. 벌써 7년 전이다.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면 오랜만에 회룡포로 걸음을 낼 일이다. 하물며 5월은 두 프로그램이 담지 못한 봄날의 신록이 도드라지는 시기다. 5월 1~14일은 2016 봄 여행주간이라, 가족 여행을 나서기에 제격이다.
회룡포는 알려진 대로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내성천이 마을을 빙 둘러 흐른다. 전국에 물돌이 마을이 많지만, 굽이도는 각은 단연 회룡포가 으뜸이다. 350°를 돌아 마을을 섬처럼 가둔다. 과거 예천 사람들은 그 물길을 세 번에 건넌다고 ‘시물건네(세 물 건너)’라 불렀다. 물길이 굽이쳐 돌아 나가는 형상은 예나 지금이나 유려하고 장대하다.
회룡포에 처음 방문하면 회룡대와 회룡포마을로 나눠 돌아본다. 회룡대는 비룡산 자락에 있는 전망대다. 장안사 주차장에서 약 400m 거리다. 비룡산은 나지막하지만 숲이 제법 울창하다. 장안사는 신라 시대 운명조사가 지은 천년 고찰로 1980년대에 다시 지었다. 북한 금강군 금강산, 기장군 불광산에 있는 장안사와 더불어 신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국 3대 장안사라 전한다. 진위는 불분명하나 산의 정취는 슬며시 그 말에 기대게 만든다.
장안사를 지나 용왕각에서 숨을 고르고 회룡대에 오른다. 길가에 있는 시 몇 수 읽다 보니 금세 회룡대다. 회룡포는 회룡대 아래 전망 데크에서 좀더 또렷이 보인다. 회룡(回龍)은 태백산맥 학가산의 청룡과 소백산맥 주흘산의 황룡이 내성천에서 굽이치며 승천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몇 해 동안 수량이 줄어 아쉽지만 그래도 ‘역시 회룡포’다. 푸른 봄빛이 번져 산과 물이 한층 생기롭다.
뿅뿅다리가 먼발치 물길을 가로지르는 선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그 위를 점처럼 느리게 오간다. 물길 너머 산세도 시원스럽다. 특히 하트산이 흥미롭다. 두 산이 겹치며 만든 골짜기가 하트 모양이다. 연인이나 예비부부는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다. 하트산 왼쪽의 삼각형 총각산이 먼저 보이면 아들을, 오른쪽의 말발굽 모양이 먼저 보이면 딸을 낳는다는 전설도 있다.
회룡대에서는 봉수대나 원산성으로 이동하는 등산 코스가 있다. 산 너머 삼강주막까지 2~4시간 구간이다. 회룡대에서 용포마을과 제2뿅뿅다리를 지나 회룡포마을로 가는 길은 15~20분 걸린다.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회룡대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서 보통 회룡대에 올랐다가 회룡포마을 입구의 제1뿅뿅다리까지 차량으로 이동한다. 뿅뿅다리는 1997년에 구멍이 뚫린 철판을 놓아 만들었다. 구멍으로 물이 퐁퐁 올라온다고 퐁퐁다리라 불렀으나, 한 언론 매체가 뿅뿅다리로 소개한 뒤 뿅뿅다리가 되었다. 물이 퐁퐁 올라올 만큼 넘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안전하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 초입은 오토캠핑장이다.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나 편의 시설은 없다. 지난해에는 마을 가장자리 빈 논에 유채를 심었다. 올 4월 중순에 만개해 5월 초까지 꽃을 볼 수 있다. 회룡포마을은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을 보고, 제2뿅뿅다리 지나 용포마을까지 다녀온다. 마을의 제방 산책로를 걷거나 모래톱에 발을 디뎌도 좋다.
회룡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삼강주막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삼강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 물줄기가 합쳐져 다대포까지 흘러간다. 영남 교통의 요지였다. 나루터 못지않게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과 주모 유옥년 할머니가 유명했다. 할머니는 60년 넘게 주막을 지키다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났고, 예천 삼강주막은 그해 경북민속문화재 134호로 지정됐다.
삼강주막은 주모를 떠올리며 살펴보자. 여느 초가와 달리 방이 2칸인데 문은 7개다. 특히 부엌에는 문이 4개다. 사방의 손님을 쉽게 응대하기 위해서다. 부엌 벽에 빗금 표시도 눈길을 끈다. 글을 모르는 주모의 외상 장부다. 짧고 긴 세로 빗금은 막걸리의 양이고, 가로로 그은 선은 외상을 갚았다는 뜻이다. 누가 외상을 그었는지는 주모만 알았다.
삼강주막 뒤에는 500년 회화나무가 우뚝하다. 북쪽으로 한 그루가 더 있는데, 나루터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역할을 했다. 제방이 생기기 전에는 주막에서 삼강이 내려다보였다. 현재는 1934년 대홍수 때 사라진 보부상 숙소 등을 재현했다. 막걸리에 두부, 전 등을 곁들여 옛 정취를 누려보자.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돌아본 뒤에는 예천읍 북쪽 용문면을 중심으로 일정을 잡는다. 용문면에는 예천을 대표하는 여행지가 몰려 있다. 병암정은 하지원이 주연한 드라마 〈황진이〉로 알려졌다. 병풍을 닮은 절벽 위에 있어 병암정이다. 아래로 석가산이 있는 자그마한 연못을 조성했다. 원래 하천이 지났으나 홍수로 물길이 바뀌어 지금 같은 연못이 됐다. 물가에는 버드나무 고목이 멋스럽게 가지를 뻗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고즈넉하다. 병암정의 현판은 서예가 초정 권창륜이 썼다.
병암정은 금당실전통마을과 연계해서 돌아봐도 좋다. 양주대감이라 불리던 세도가 이유인이 연결 고리다. 그는 명성황후의 측근으로, 고종과 명성황후를 그리며 병암정을 북향으로 지었다. 또 이궁을 대비해 금당실전통마을에 99칸 저택을 지었으나 지금은 그 터만 남았다.
금당실전통마을은 양주대감의 집터가 아니어도 한 번씩 다녀가는 여행지다.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지의 하나로, 조선 건국 초에는 수도 후보지였다. 마을은 돌담과 고택이 한 몸처럼 어우러진다. 함양 박씨 3인을 모신 금곡서원, 원주 변씨 변응녕의 사괴당, 숙종 때 도승지 김빈의 반송재 등이 주요 건물이다. 한옥 민박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넓으니 지도를 얻거나 마을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돌아보길 권한다.
초간정은 용문사 가는 길목에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을 집필한 초간 권문해가 지은 정자다. 계곡의 바위에 걸터앉은 정자가 유유자적을 대변한다. 정자 기둥에 남은 도끼 자국 두 개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한이 서린 흔적이다. 초간정에 올라도 좋지만, 건너편 송림에서 그윽하게 바라보는 정취가 그만이다. 일정이 허락할 때는 인근 용문사에서 여행을 마무리한다.
〈당일 여행 코스〉
풍경 여행 코스 / 회룡대→회룡포마을→삼강주막→병암정
마을 여행 코스 / 회룡대→회룡포마을→병암정→금당실전통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회룡대→회룡포마을→삼강주막→병암정
둘째 날 / 금당실전통마을→초간정→용문사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예천관광(예천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ycg.kr
- 예천 회룡포마을 http://dragon.invil.org
- 삼강주막마을 www.3gang.co.kr
-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http://ycgds.kr
- 용문사 www.yongmunsa.kr
○ 문의 전화
- 예천군청 관광정책과 054)650-6902
- 예천 회룡포마을 054)653-6696
- 삼강주막마을 054)655-3132
- 예천 금당실전통마을 054)655-0225
- 용문사 054)655-1010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예천(용궁),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9회(06:40~20:30) 운행, 약 2시간 20분 소요.
서울-예천,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3회(07:00, 12:20, 18:20) 운행,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예천 IC→보문로 6.19km→통명교차로 안동․회룡포 방면 좌회전→예영로 1.82km→동예천교차로에서 회룡포 방면 우회전→경서로 5.01km→지하차도 진입, 경서로 6.9km→개포교차로 회룡포 방면 우회전→용개로 5.18km→신당교 지나 회룡포 방면 우회전→회룡대길 976m 회룡교 건너 우회전→회룡대길 826m→좌회전 714m 장안사 주차장(회룡대 입구)
○ 숙박 정보
- 파라다이스호텔 : 예천읍 효자로, 054)652-1108~9, http://ycparadise.com (굿스테이)
- 춘우재고택 : 용문면 맛질길, 054)655-1717 (한옥스테이)
- 금당실전통마을 : 용문면 금당실길, 054)655-0225, http://ycgds.kr
○ 식당 정보
- 용궁순대 : 순대, 용궁면 용궁로, 054)655-4554, http://blog.naver.com/tmfrl005476
- 박달식당 : 순대, 용궁면 용궁로, 054)652-0522, www.박달식당.kr
- 예천축협한우프라자 : 한우, 예천읍 충효료, 054)652-9289
○ 주변 볼거리
예천곤충생태체험관, 예천천문우주센터, 예천온천, 예천 천향리 석송령
교복 입고 추억의 골목길을 거닐다, 순천드라마촬영장
위치 : 전남 순천시 비례골길
내용 : 교복 입은 청춘들이 1970년대 골목을 활보한다. 순천드라마촬영장에서 만나는 추억 여행의 단면이다. 5월에 떠나는 가족 나들이에는 추억의 골목길이 정겹다. 빛바랜 상점 간판과 담벼락을 지나면 세월의 온기가 전해진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은 중년층은 향수에 잠기고, 청소년은 드라마 속 달동네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공간이다.
순천시 비례골길에 자리한 촬영장은 여느 세트장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TV를 형상화한 입구를 지나면 옛 거리가 드러나고, 검은색 교복과 교련복을 차려입은 청춘들이 골목길을 오간다. 관람객은 구경에 나서기 전 교복을 입는다. 입구에는 교복, 책가방, 학생모 등을 빌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오래된 거리와 골목을 누비는 나이 든 학생들은 추억 놀이가 즐거운 듯 흐뭇한 표정이다.
촬영장에는 추억의 음악실(고고장), 이발소, 달동네 등이 함께 녹아 있다. 영화 〈허삼관〉, 드라마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 우리네 옛 삶을 담은 작품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허삼관〉의 주인공이 살던 집과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배경이 된 순양극장 등은 관람객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 촬영장은 이밖에도 영화 〈강남 1970〉, 드라마 〈감격시대〉 〈제빵왕 김탁구〉 등의 주요 무대였다.
촬영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순천 읍내, 봉천동 달동네, 서울 변두리 등 골목 어귀를 돌아서면 시대와 공간이 달라진다. 들어서자마자 우측으로 접어들면 순천 소도읍 공간이다. 이곳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 순천 읍내로 시간 여행을 이끈다. 순천 옥천 냇가와 읍내 거리, 한식당 등이 고증을 거쳐 재현됐다. 영화 〈강남 1970〉의 주인공 가옥과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들의 계보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 여행 영화 속으로’ 건물도 한편에 위치한다. 읍내 거리 뒤편으로는 뽑기, 달고나 등 옛 주전부리를 파는 장터가 마련되었다. 개천을 잇는 나무다리와 평상 위에 놓인 누런 주전자는 추억 여행을 돕는 매개다.
소도읍 거리가 끝날 무렵이면 언덕 위에 달동네가 모습을 드러낸다. 봉천동 달동네 세트장은 잊혀가는 1960~1970년대 서울 산동네 서민의 삶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공간이다. 투박한 낙서가 새겨진 계단을 오르다 보면 실제 공간을 걷는 느낌이다. 골목길에는 연탄재가 있고, 한 평 남짓한 마당에는 빨랫줄이 매달린 정겨운 풍경이다. 세트장 건설 당시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서울 달동네 철거 쓰레기를 그대로 옮겨 사용했다고 한다. 달동네 위에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 주인공의 집과 교회가 들어섰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달동네 세트장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긴다.
순천 소도읍과 봉천동 달동네 사이에는 1970~1980년대 서울 변두리를 재현한 거리가 있다. 교복을 빌려 입을 수 있는 봉화고 3-2, 추억의 음악실, 순양극장 등도 30여 채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이 거리에 위치한다. 교복 대여가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독특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청춘들의 발길이 잦다. 주말에는 교복이 오전 일찍 동난다는 게 촬영장 직원의 귀띔이다. 순천 시내에서 드라마촬영장까지 670번, 77번, 777번 버스가 오간다.
순천 추억 나들이는 낙안읍성으로 공간과 시간 이동을 한다. 낙안읍성은 옛 서민의 삶이 고스란히 남은 민속 문화의 보고다. 성곽뿐만 아니라 동헌, 초가 등이 조선 시대 원형대로 재현되었으며, 실제 주민이 아궁이에 불 피우고 텃밭을 일궈가며 살아가는 마을이다. 낮은 돌담 사이를 거닐면 초가집과 흙마루, 장독 등이 오롯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에서는 천연 염색, 초가 민박 등 다양한 전통 체험이 가능하다.
낙안읍성에서 857번 지방도 고갯길을 넘으면 선암사다. 봄날 선암사는 꽃향기와 차향이 어우러진다. 사찰까지 오르는 길목에는 야생차가 진녹색 기운을 뽐낸다. 태고종의 본산인 선암사는 대웅전, 삼층석탑 등 보물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치형 화강암 다리인 승선교(보물 400호)와 해우소가 오랜 명성으로 길손을 반긴다. 경내 곳곳에 있는 꽃길만 거닐어도 봄날 사찰 여행이 탐스럽다. 선암사에서 내려오면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다. 고즈넉한 풍광 안에 들어앉은 한옥에서 다도 체험을 하고,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순천의 현재 모습은 순천만국가정원이 고스란히 담아낸다. 봄을 맞아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 역시 곳곳이 꽃으로 치장됐다. 세계정원 일대에는 튤립이 한창이며, 한국정원 산비탈에도 철쭉이 화사하게 피었다. 네덜란드정원, 꿈의 다리, 순천호수정원 등이 두루 둘러볼 만한 곳이다.
추억 여행의 저녁은 아랫장 야시장에서 넉넉하게 채운다. 순천 아랫장에 새롭게 개장한 야시장에서는 이 지역 청년 일꾼들이 마련한 향수 가득한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다. 아랫장 야시장은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에 문을 연다.
순천만국가정원 옆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은 추억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좋다. 창호 너머 별밤을 음미할 수 있는 전통 한옥에서 묵는 하룻밤은 가족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에코촌에서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빌려 순천만 정원 투어도 즐길 수 있다.
5월 1~14일은 집 밖으로 힘차게 나서보는 2016 봄 여행주간이다. 추억과 꽃향기가 어우러지는 순천 나들이는 여행주간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당일 여행 코스〉
순천드라마촬영장→순천만국가정원→낙안읍성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순천드라마촬영장→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아랫장 야시장→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숙박)
둘째 날 / 낙안읍성→선암사→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순천드라마촬영장 http://tours.suncheon.go.kr/tour/thema/0003/0007/0001
- 선암사 www.seonamsa.net
- 낙안읍성 http://nagan.suncheon.go.kr
- 순천만국가정원 www.scgardens.or.kr
○ 문의 전화
- 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5795
- 순천드라마촬영장 061)749-4003
- 선암사 061)754-5247
- 낙안읍성 061)749-8831
- 순천만국가정원 1577-2013
-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 061)722-0800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순천역, KTX 하루 10회(05:20~21:4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순천,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5회(06:10~23:55) 운행, 약 3시간 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 약 4시간 2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자가운전 정보
호남고속도로 순천 IC→백강로→순천드라마촬영장 방면
○ 숙박 정보
- 순천만에코촌유스호스텔 : 해룡면 대안마산길, 061)722-0800, http://ecochon.suncheon.go.kr (한옥스테이)
- 노을한옥펜션 : 해룡면 와온2길, 061)723-8404 (한옥스테이)
- 국립낙안민속자연휴양림 : 낙안면 민속마을길, 061)754-4400, www.huyang.go.kr
○ 식당 정보
- 순천만가든 : 꼬막정식,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4489
- 선비촌 : 자연정식, 낙안면 삼일로, 061)754-2525
- 대대선창집 : 짱뚱어탕, 순천시 순천만길, 061)741-3157
○ 주변 볼거리
송광사, 고인돌공원, 봉화산둘레길, 상사호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1930년대 군산 근대사 여행
위치 : 전북 군산시 해망로 일대
내용 : 전북 군산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도시 전체를 ‘근현대사 야외 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특히 가족과 함께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는 곳으로,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2016 봄 여행주간(5월 1~14일)에 가족 여행을 계획해도 좋을 듯싶다.
군산 근대사 여행은 근대문화유산거리가 조성된 해망로 일대에서 시작한다. 예전에 이곳의 지명은 장미동이었다. 장미(藏米)는 ‘쌀을 저장하는 마을’이라는 뜻. 일제는 군산항을 호남 지역에서 수탈한 곡물을 본국으로 실어 가기 위한 거점으로 삼았는데, 장미동이라는 지명이 일제가 우리 쌀을 수탈했다는 증거다.
어수선하던 해망로 일대가 예쁜 거리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1년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개관하면서부터다. 이름 그대로 군산의 근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는 이곳은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체험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1930년대 시간 여행’을 주제로 1930년대 군산에 있던 건물을 복원한 근대생활관이 인기다. 군산역, 영명학교, 야마구찌 술도매상, 형제고무신방, 홍풍행 잡화점 등 당시 군산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제일은행 군산출장소 출근부, 창씨개명 호적원부, 토지 목록, 지적도 원본 등 귀한 자료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1층에 자리한 등대도 눈길을 끈다. 어청도등대를 3분의 2 크기로 축소한 모형이다. 어청도등대는 1912년 3월 1일에 점등해서 오늘까지 고군산군도 앞바다를 비추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문을 열면서 주변에 방치된 건물들도 새롭게 단장했다.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은 군산근대건축관으로 바뀌었다. 1922년 건립된 이 건물은 식민지 경제 수탈을 위한 금융기관이었다. 해방 뒤 한국은행·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었으며, 한때 유흥 주점 간판이 달린 적도 있다.
일본인 무역 회사 구 미즈상사는 미즈커피로 바뀌었다. 당시 미즈상사는 일본에서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판매했다고 한다. 원래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앞에 있었는데, 조성 과정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 카페로 단장했다.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건물은 근대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일본 제18은행은 나가사키(長崎)에 본점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대부업을 하며 인천과 군산 등에 지점을 차려 성업했다고 한다. 일제의 조선 곡물 수탈을 상징하는 장미동 곡물 창고도 지금은 장미갤러리로 바뀌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군산 근대사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구 군산세관 본관이다. 벽돌 건물에 동판으로 얹은 지붕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1908년 대한제국이 벨기에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해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서울에 있는 서울역사, 한국은행 본점과 함께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로 꼽힌다.
해망로와 맞닿은 군산 내항에는 일제강점기 3000t급 기선을 댈 수 있었다는 부잔교(뜬다리)가 있다. 부잔교는 밀물 때는 다리가 수면에 떠오르고 썰물 때는 수면만큼 내려가는 다리로, 수위에 따라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선박 접안 시설물이다. 이 다리를 통해 곡식이 일본으로 반출됐다.
부잔교 옆 선창을 ‘째보선창’이라고 부른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이 된 곳이다. 서천 땅을 처분한 정 주사가 똑딱선을 타고 째보선창으로 오지만, 미두장에서 쌀과 돈을 다 날리고 이곳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근대의 흔적은 빵집에서도 찾을 수 있다. 중앙로에 자리한 이성당은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자점 ‘이즈모야’에서 출발했다. 1945년 해방 직후 한국인이 가게를 인수하면서 이성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지금까지 영업한다. 지방 소도시에 있다고 작고 한적한 빵집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오전 10시 무렵에도 빵을 사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성당의 최고 인기 메뉴는 앙금빵과 야채빵이다. “앙금(단팥)빵이 거기서 거기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직접 먹어보면 “역시!”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단팥이 잔뜩 들었다. 고소한 소스에 버무린 각종 채소로 속을 채운 야채빵도 인기다.
이성당에서 10여 분 걸어가면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다. 군산에서 큰 포목점을 하며 돈을 번 히로쓰 게이샤브로가 지은 목조건물이다. 다다미방과 편복도, 일본식 벽장(오시이레), 손님을 맞는 도코노마 등 대규모 일식 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야쿠자 두목 하야시의 집, 영화 〈타짜〉에서 극중 평경장(백윤식)이 고니(조승우)에게 ‘기술’을 가르치던 집이 바로 이곳이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을 지나면 동국사에 닿는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이다. 정면 5칸, 측면 5칸에 가파른 단층 팔작지붕을 이고 있는 이 절은 우리나라 사찰과 전혀 다른 느낌이다. 시인 고은이 머리를 깎고 불교에 입문한 사찰이기도 하다.
군산은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다. 대표작이 한국 멜로 영화 역사에 남을 〈8월의 크리스마스〉다.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연한 작품으로 대부분 군산에서 촬영했는데, 월명공원으로 가는 언덕에 초원사진관이 영화에 나온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오직 군산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을 지닌 곳이다. 낡은 판잣집이 양쪽으로 늘어선 가운데 철길이 놓였다. 이곳에 처음 철길이 놓인 때는 1944년 4월 4일. 군산시 조촌동에 있는 신문 용지 제조업체 페이퍼코리아의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었다. 2008년 7월 1일부터 운행을 멈춰, 기차가 다니는 모습은 볼 수 없다.
군산 여행의 종점은 커피다. 은파호수공원 앞에 자리한 카페 리즈는 콜롬비아 유기농 인증을 받은 커피를 비롯해 공정 무역, 레인포레스트 등 다양한 인증을 받은 커피와 스페셜 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카페 한쪽에는 로스팅 기계가 여러 대 있는데, 마음에 드는 원두를 선택해서 직접 볶아보는 것도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전문 바리스타가 도와주니 초보자도 쉽게 해볼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등 해망로 일대→초원사진관→경암동 철길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등 해망로 일대→초원사진관→경암동 철길마을
둘째 날 / 고우당→동국사→은파호수공원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군산시 문화관광 http://tour.gunsan.go.kr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http://museum.gunsan.go.kr
- 동국사 www.dongguksa.or.kr
○ 문의 전화
-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04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063)454-7870
- 군산근대건축관 063)454-3274
- 미즈커피 063)446-2867
- 이성당 063)445-2772
-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063)454-3274
- 동국사 063)462-5366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군산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14회(05:35~20:35) 운행, 약 3시간~3시간 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군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50회(06:00~23:5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자가운전 정보
· 서울 출발 :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서천공주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군산 IC→군산·북새만금 방면
· 부산 출발 : 남해고속도로→통영대전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전주 IC→군산 방면
· 광주 출발 : 호남고속도로→고창담양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군산 IC→군산·북새만금 방면
○ 숙박 정보
- 고우당 : 군산시 구영6길, 063)443-1042, www.gowoodang.com (굿스테이)
- W호텔 : 군산시 소룡1길, 063)464-6205 (굿스테이)
- 예스모텔 : 군산시 가도안1길, 063)464-6081 (굿스테이)
- 군산리버힐관광호텔 : 성산면 철새로, 063)453-0005, www.063-453-0005.bestbz.com
○ 식당 정보
- 중앙식당 : 반지회, 군산시 해망로, 063)446-0471
- 유락식당 : 아귀찜, 군산시 해망로, 063)445-6730
- 복성루 : 짬뽕, 군산시 월명로, 063)445-8412
- 빈해원 : 간짜장, 군산시 동령길, 063)445-2429
○ 주변 볼거리
해망굴, 새만금, 선유도 등
가족과 함께 떠나는 공주, 살아 숨 쉬는 시간 여행
위치 : 충남 공주시 웅진로
내용 : 몸과 마음이 들썩이는 계절이다. 초록이 색을 더하고, 생명 있는 모든 것이 숨겨온 빛을 반짝이는 5월. 날씨만 좋은 것이 아니다. 축제와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는 5월 1일부터 14일까지 2016 봄 여행주간으로 정하고, 신나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 법, 여행주간에 사랑하는 가족과 손잡고 떠나보자.
공주 여행의 테마는 1500년 전 백제로 가는 시간 여행이다. 문주왕 때 하남 위례성에서 천도해 538년(성왕16) 사비성으로 옮기기까지 5대 64년간 도읍지였던 웅진성(공주). 무령왕릉이나 국립공주박물관이 아니라도 곳곳에서 찬란한 백제의 면면을 찾아볼 수 있다.
여행의 출발은 공산성이다. 이곳에 오르면 한 나라의 도읍지였던 ‘공주의 힘’이 느껴진다. 공산성은 공주의 상징이자 백제의 대표적인 성곽으로, 해발 110m 공산에 세워졌다. 공산성에는 문이 네 개 있는데, 서쪽으로 난 금서루가 정문 역할을 한다. 금서루에서 출발해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추정 왕궁지가 나온다. 중요한 건물에 사용된 연꽃무늬 와당이 이곳에서 발견돼 왕궁지로 추정한다. 왕궁지 앞에는 쌍수정이 있다. 조선 인조가 이괄의 난으로 공산성에 내려왔다가 난이 평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 있는 소나무에 정삼품 통훈대부를 하사했는데, 그 나무가 있던 자리에 정자가 남은 것.
공산성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도 공주 토박이와 여행자에게 사랑받는다. 공주 시민에게는 호젓한 산책길로, 연인에게는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아름다운 금강을 내려다보며 한가롭게 공산성을 걷다 보면, 유럽의 멋진 고성이 부럽지 않다.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수문병 교대식을 진행한다. 백제 왕관 만들기, 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도 참여할 수 있다.
‘살아 있는 박물관’ 공주를 대표하는 또 다른 유적지는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 고분군이다.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밝혀진 것으로, 백제 왕실의 무덤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1971년 배수로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되었는데,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다. 내부 보존을 위해 폐쇄했기 때문이다.
송산리고분군모형전시관에 가면 무령왕릉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실물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직접 무덤에 들어가서 보는 것처럼 꾸며졌다. 전시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유물이 지석이다. 왕릉 입구에 왕과 왕비의 지석이 나란히 있어 무덤의 주인이 무령왕과 왕비임을 알았다. 왕비보다 왕의 것이 화려하게 치장된 금제관식, 무덤을 수호하는 상상 속의 동물 석수 등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을 똑같이 만든 모형본이 발길을 붙든다. 현장 학습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1500년 전 화려하고 세련된 기술을 신기해하며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백제 유적과 유물을 보며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면, 좀더 오래된 이야기를 만나러 석장리박물관으로 향한다. 금강 변에 위치한 석장리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선사시대 박물관으로, 구석기시대부터 한반도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유적과 유물 모형을 전시한다.
구석기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있다. 인류가 탄생한 때부터 지금까지 24시간이라고 가정할 때, 구석기시대가 23시간 57분을 차지한다. 구석기시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공주 석장리 유적은 한국 구석기의 존재를 밝혀낸 유적으로, 우리나라 교과서에 구석기시대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수십만 년 전 사용된 돌도끼도 흥미롭지만, 파른 손보기 선생의 열정적인 유물 발굴 과정이 눈길을 끈다. 꼼꼼히 기록한 작업 일지와 기록을 위한 도구에 발굴팀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공주에서 석장리박물관을 꼭 찾아야 하는 이유다.
석장리박물관에는 수렵과 어로, 채취 등 구석기시대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었다. 공주시는 해마다 5월 석장리박물관에서 구석기시대를 배경으로 석장리세계구석기축제를 연다. 올해는 어린이날 행사를 병행해서 구석기 문양 배지 만들기, 나만의 화석 만들기, 구석기 동굴벽화 그리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니 놓치지 말자.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계룡산도예촌을 빠뜨리면 서운하다. 이곳은 조선 시대 철화 분청사기의 맥을 잇기 위해 도예가들이 형성한 예술인 마을이다. 개인 공방에서 개성 넘치는 작품을 구경하고, 직접 도자기를 빚어볼 수 있다. 가족과 여유롭게 산책하고, 계룡산의 힘찬 기운과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며 추억을 만들어보자.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의 아트 사파리도 인기 있는 체험거리다. 경운기를 타고 금강 변 곳곳에 설치된 현대미술 작품을 보러 다닌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으로, 금강을 배경으로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소재로 한 자연 미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당일 여행 코스〉
공산성→송산리 고분군→국립공주박물관→석장리박물관
공산성→송산리 고분군→계룡산도예촌→갑사→연미산자연미술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공산성→송산리 고분군→국립공주박물관→공주한옥마을
둘째 날 / 갑사→계룡산도예촌→연미산자연미술공원→석장리박물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공주시 문화관광 http://tour.gongju.go.kr/html/kr
-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www.natureartbiennale.org
- 석장리박물관 www.sjnmuseum.go.kr
- 국립공주박물관 http://gongju.museum.go.kr
- 갑사 www.gapsa.org
○ 문의 전화
- 공주시청 문화관광과 관광정책팀 041)840-8080
- 공산성 041)856-7700
- 송산리 고분군 041)856-3151
- 석장리박물관 041)840-8924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공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30회(06:05~23:05) 운행, 약 1시간 3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38회(06:30~20:30) 운행, 1시간 30분~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공주종합버스터미널 1666-8401
[기차] 용산역-공주역, KTX 하루 16회(06:37~21:15) 운행, 약 1시간 5분 소요. 공주역에서 250번, 251번 시내버스로 공주 시내 진입.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공주 IC→공주 진입
○ 숙박 정보
- 공주한옥마을 : 공주시 관광단지길, 041)840-8900, http://hanok.gongju.go.kr (한옥스테이)
- 마곡사 : 사곡면 마곡사로, 041)841-6226, www.magoksa.or.kr (템플스테이)
- 공주유스호스텔 : 탄천면 삼거리1길, 041)852-1212, www.gongjuyh.com
- 영농재 : 우성면 내산목천길, 1899-0088, http://hanok.gongju.go.kr/flow/?ref=main_2.emt
○ 식당 정보
- 수정식당 : 수정별미정식·더덕구이정식, 계룡면 갑사로, 041)857-5164, http://sujeong.alltheway.kr
- 명성불고기 : 불고기, 공주시 웅진로, 041)855-3082
- 시장정육점식당 : 갈비탕·알밤육회비빔밥, 공주시 백미고을길, 041)855-3074
- 주봉마을우렁촌 : 우렁쌈밥·우렁야채무침, 이인면 검바위로, 041)857-0949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6 석장리세계구석기축제 : 5월 5~8일, 석장리박물관 일원, 041)840-8080(공주시청 문화관광과 관광정책팀), http://gogongju.modoo.at
○ 주변 볼거리
국립공주박물관, 임립미술관, 박동진판소리전수관, 갑사, 신원사, 동학사, 마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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