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및 박물관여행

 

제목 : 공룡시대부터 1987년까지 ‘빅 히스토리’,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위치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32길 / 서대문구 통일로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공룡과 고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몸길이 10.5m인 아크로칸토사우루스 화석과 16m에 이르는 향유고래 모형.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백악기 전기(1억 1500만~1억 500만 년 전)에 지구를 지배했고, 향유고래는 지금도 전 세계 바다를 누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전시물 크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곳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2003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기획해 만들었다.

 

이후 전국 곳곳에 들어선 자연사박물관의 맏형 격으로, ‘동생들’보다 규모는 작지만 해마다 수십만 명이 찾는 박물관이다. 서울이라는 지리적 이점뿐 아니라 생생한 디오라마와 자체 제작한 동영상,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에 한몫했다.

 

본격적인 관람은 3층 지구환경관에서 시작한다. 빅뱅부터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한반도 자연사 기행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2층 생명진화관은 생명이 탄생한 뒤 진화를 통해 다양하고 풍성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고생대, 공룡의 시대인 중생대, 포유류의 전성기인 신생대를 거쳐 인간이 등장하는 생명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의 역사까지 ‘빅 히스토리(big history)’의 전반부를 보는 셈이다. 1층 인간과자연관은 이름처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제로 삼았다. 인간의 환경 파괴로 신음하는 자연과 사라져가는 생명을 돌아보고, 환경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하게 만든다.

 

본격적인 인간의 역사, 그중에서도 20세기 한반도의 역사를 보려면 이곳에서 3km 남짓 떨어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자리를 옮기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1908년 일제가 세운 경성감옥으로 시작했다. 일제는 조선을 병탄하기 전에 거대한 감옥부터 지은 것이다. 이후 서대문감옥, 서대문형무소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일제강점기 내내 수많은 애국지사가 여기서 옥고를 치르고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해방 후 독립투사들은 석방되었으나, 독재 정권을 거치면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사람들이 투옥되었다. 서대문형무소는 서울형무소, 서울교도소,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바뀌었을 뿐, 불의에 저항하는 이들을 가두는 역사는 계속된 셈이다. 그러다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시작된 1987년에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고, 이곳은 199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망루와 육중한 철문이 있는 옛 교도소 정문은 그대로 역사관 정문이 되었고, 보안과 청사로 쓰이던 건물은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전시관으로 거듭났다. 이곳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의 사진과 유품, 일제의 잔혹한 고문 도구 등이 전시된다.

 

옥사도 다양한 테마로 꾸며놓았는데, 11옥사에서는 민주화 운동가들의 수감 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고문을 당한 김근태 전 의원 등 민주화 운동가들이 수감된 방마다 관련 유물을 전시한다.

 

옥사 바깥 가장 구석진 자리에는 사형장이 옛 모습 그대로 있다. 여기서 수많은 독립투사와 박정희 정권의 인혁당 희생자들이 최후를 맞았다. 사형장 담장 옆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보았을 ‘통곡의 미루나무’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서대문구에서 시작된 여행은 종로구로 이어진다. 우선 가볼 곳은 북촌한옥마을에 이어 ‘핫 플레이스’로 뜨는 서촌(세종마을)이다. 경복궁의 서쪽이라 서촌, 세종대왕의 생가가 있던 곳이라 세종마을로 불린다. 윤동주와 이상, 이중섭, 천경자 등 예술가들이 살던 서촌은 예쁜 골목 사이에 자그마한 갤러리와 아트 숍이 들어앉아 찾는 이가 많다.

 

서정주와 이상, 이중섭의 아지트였다는 ‘보안여관’은 오래된 간판 그대로 갤러리가 되었다. 태풍에 쓰러져 거대한 밑동만 남은 통의동 백송 터 인근에는 지금도 옛 한옥이 옹기종기 모였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해공 신익희 선생이 살던 집과 왕실의 사묘가 있던 선희궁 터,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 화백의 집과 화실 등도 서촌의 문화 유적이다.

 

서촌에서 서울지방경찰청 방향으로 난 새문안로3길을 따라 20분 남짓 걸으면 서울역사박물관이다. 이곳에선 600년 수도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의 서울’‘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일제강점기의 서울’‘고도성장기의 서울’등 상설전시관을 따라 역사 속 서울을 살펴보고, ‘도시모형영상관’에 이르면 현재 서울의 모습을 1/1500 비율로 정교하게 축소한 초대형 미니어처를 만난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운현궁, 하늘과의 거리 한 자 다섯 치〉전이 열린다. 3월 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최대 컬렉션을 자랑하는 운현궁의 유물을 선보인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이웃한 경희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철저하게 파괴된 궁궐이다. 한때 전각이 100채가 넘고 부속 건물까지 1000여 칸에 이르렀지만, 지금까지 남은 옛 건물은 정문인 흥화문과 후원에 있던 황학정뿐이다. 그나마 흥화문은 원래 자리에서 300m쯤 떨어진 곳에, 황학정은 사직단 뒤로 옮겨졌다. 복원한 건물은 숭정전, 자정전, 태령전 등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픈 역사도 의미 있는 법. 쓸쓸한 경희궁을 거닐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자.

 

〈당일 여행 코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서촌(세종마을)→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서대문자연사박물관→서대문형무소역사관→안산자락길→사직단
둘째 날 / 서촌(세종마을)→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정동길→덕수궁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http://namu.sdm.go.kr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www.sscmc.or.kr/newhistory/index_culture.asp
 - 서울역사박물관 www.museum.seoul.kr
○ 문의 전화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02)330-8899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02)360-8590
 - 서울역사박물관 02)724-0274~6
 - 경희궁 02)724-0274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지하철 3호선 홍제역 4번 출구에서 7738번 버스 이용,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입구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110B쭱번 간선버스, 7017ઘપ번 지선버스, 567번 일반버스, 서대문03번 마을버스 이용,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입구 정류장 하차.
* 문의 : 서울시교통정보센터 http://topis.seoul.go.kr
○ 자가운전 정보
중부고속도로 하남 JC→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 북부간선도로 방면→홍은 IC→세검정로→내부순환로→서대문구청 방면→연희로 서대문구청 방면→서대문자연사박물관
○ 숙박 정보
 - 호텔이채1 : 서대문구 연세로2길, 02)365-0801
 - 그랜드힐튼 서울 : 서대문구 연희로, 02)3216-5656,
 - 호텔가을 : 서대문구 연세로2나길, 02)393-3990,
○ 식당 정보
 - 한옥집 서대문본점 : 김치찜, 서대문구 통일로9안길, 02)362-8653
 - 아하바브라카 : 파스타·스테이크, 중구 정동길, 02)753-7003,
 - 콩두 : 한식, 중구 덕수궁길, 02)722-7002, http://congdu.co.kr
○ 주변 볼거리
독립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광화문광장, 종각 등

 

 

현대미술, 과학, 말… 박물관 종합 선물 세트, 경기 과천
위치 : 경기 과천시 광명로 / 과천시 상하벌로 / 과천시 경마공원대로

 

 박물관은 이야기보따리다. 유리창 안 뭉툭한 돌멩이 하나가 수백만 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익숙한 것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모든 것이 소재가 된다. 미술관도 그렇다. 작품을 마주한 우리는 작가의 시간과 생각 속을 자유롭게 걷는다. 국내 미술관의 대표 격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우리에게 ‘미술 이야기 초대장’을 보낸다.

 

1986년 볕이 잘 드는 양짓말 덕고개에 지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지금까지 청정 자연 속 미술관을 자랑한다. 도심에 자리한 덕수궁관이나 서울관과 차별되는 가장 큰 장점이다. 건축가 김태수는 과천관을 설계할 당시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실제로 소백산 자락의 부석사처럼 미술관이 청계산 자락에 살포시 얹힌 모양새다. 관람객이 자연 속을 산책하며 작품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고, 때로는 멈춰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과천관의 주된 전시는 현대미술이다. 20세기 건축,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총 8개 전시실에서 이를 풀어낸다. 과천관의 상징과도 같은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은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만난다.

 

TV 수상기 1003대가 탑처럼 쌓였는데, 중앙 경사로를 따라가며 어느 방향에서나 감상할 수 있다. 나선형 계단은 모든 전시실로 연결되는 통로다. 1층 전시실은 기획 전시, 2~3층 전시실은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전시가 주로 진행된다.

 

2층 2원형전시실에서 열리는 〈아카이브 프로젝트―기억의 공존〉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산속 작은 마을이 미술관으로 바뀌기까지 초기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아카이브 전시다.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미술관 관람은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고 찾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미술관으로 발걸음 할수록 취향을 발견하죠. 미술관이 재밌어지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술은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이에요”라고 설명한다.

 

인근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은 국내 최대, 아시아에서 두 번째 규모 종합 과학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유익함과 재미, 알찬 프로그램을 모두 갖췄다. 언제 가도 좋은 가족 놀이터이자 배움터이며, 2008년 설립 후 연간 240만 명이 방문하는 과학 문화 명소다. 이곳에서 ‘과학’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딱딱함은 잠시 잊어도 좋다.

 

지난 11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오픈한 2층 자연사관이 눈길을 끈다. 자연이 들려주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관람객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고생대 태초의 바다를 재현한 디오라마,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 기술로 생생하게 되살아난 중생대 공룡, 실제 수족관 옆 디지털 수족관 등 자연의 역사와 현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지난 12월 29일 재개관한 첨단기술관 항공·우주 코너에는 첨단 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체험할 전시가 가득하다.

 

야외전시관에는 실물 크기 공룡 모형 7종이 전시된 공룡동산, 패밀리창작놀이터, 곤충생태관, 자연생태공원 등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될 만큼 볼거리가 많다. 과학놀이터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놀면서 과학을 몸으로 익힌다.

 

과학관에서 나와 대로 건너편에 자리한 렛츠런파크 서울(옛 서울경마공원)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인기다. 말〔馬〕과 관련한 모든 것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말 생태 탐방 프로그램 ‘시크릿웨이 투어’는 호기심 많은 아이와 즐기면 재미가 두 배다. 투어는 평소에 입장이 제한되는 경주마의 비밀 공간까지 포함되어 흥미진진하다. 말이 수영 훈련을 하는 모습, 말굽 제작 과정, 말전문병원에서 말이 수술 받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마사에 들어가 먹이 주는 체험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과 울타리를 같이하는 서울대공원은 667만 ㎡ 대지에서 살아가는 동식물과 교감하는 힐링·휴식 공간이다. 청계산과 과천저수지를 끼고 있어 그 규모는 단번에 가늠하기 어렵다. 대공원 내 서울동물원은 세계 각국의 동물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세계적 희귀종인 롤런드고릴라를 비롯해 약 330종 2700여 마리가 모여 산다. 서울랜드 라바눈썰매장에서 썰매를 타며 겨울을 제대로 즐겨도 좋다.

 

서울대공원 스카이리프트 옆에 위치한 기린나라는 대형 키즈 체험관이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 날, 어린아이를 동반한 여행객에게 추천한다. 실내에서 뒹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신나는 추억을 쌓는 체험 놀이터다.

 

〈당일 여행 코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울대공원(서울동물원, 서울랜드)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울대공원(서울동물원, 서울랜드)
둘째 날 / 렛츠런파크 서울→국립과천과학관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과천시 문화관광 http://gccity.go.kr/tour/main.do
 - 국립현대미술관 www.mmca.go.kr
 - 국립과천과학관 www.sciencecenter.go.kr
 - 렛츠런파크 서울  http://park.kra.co.kr/seoul
 - 서울대공원 http://grandpark.seoul.go.kr
 - 서울랜드  www.seoulland.co.kr 
 - 기린나라   http://gilinnara.co.kr
○ 문의 전화
 - 과천시청 문화체육과 02)3677-2068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2)2188-6000
 - 국립과천과학관 02)3677-1500
 - 렛츠런파크 서울 1566-3333
 - 서울대공원 02)500-7335
 - 서울랜드 02)509-6000
 - 기린나라 02)503-1900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4번 출구에서 무료 셔틀버스 20분 간격(09:40~16:00) 운행, 약 5분 소요.
* 문의 :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 자가운전 정보
사당역→수원 방향 지하차도 진입→지하차도 진출, 대공원 방향 고가차도 진입→대공원역삼거리에서 우회전→국립현대미술관 방향 주차장 진입
○ 숙박 정보
 - 호텔그레이스 : 과천시 별양상가로, 02)504-6700,
○ 식당 정보
 - 본수원갈비 과천점 : 갈비탕, 과천시 향나무로, 02)502-8434
 - 가마솥회관 : 곰탕, 과천시 과천대로, 02)503-3377
 - 이운정가든 : 쌈밥, 과천시 가일로, 02)502-0909
○ 전시와 체험 정보
 - <아카이브 프로젝트―기억의 공존〉 : 2018년 2월 25일까지, 국립현대
    미술관 과천관, www.mmca.go.kr
 - 시크릿웨이 투어 :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하루 5회), 렛츠런
   파크 서울,  http://park.kra.co.kr/s    (1인 5000원, 홈페이지 예약 혹은     놀라운지 안내 데스크 현장 접수)
○ 주변 볼거리
한국카메라박물관, 온온사, 과천향교, 연주암, 보광사

 

 

 

 올림픽만큼 재밌는 박물관·미술관 나들이, 강원 강릉·평창

위치 : 강원 강릉시 일대 / 평창군 봉평면 사리평길

 

올림픽은 체육을 넘어 문화 대축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는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 예술 공간 나들이로 한결 풍성해진다. 올림픽의 주 무대인 강릉·평창 일대에는 개성 넘치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여럿이다.

 

커피, 소리, 민속 등 이색 테마 박물관에서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까지 다채롭다. 동계올림픽의 함성을 체험한 뒤, 박물관과 미술관 나들이로 2월의 감동을 따사롭게 되새길 수 있다.

 

요즘 강릉은 커피가 대세다. 강릉을 ‘커피 1번지’의 반열에 올리는 데 박물관이 일조했다. 왕산면의 강릉커피박물관은 커피를 알고, 만나고, 즐기는 공간이다. 2000년 문을 연 박물관은 커피를 문화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원두 분쇄기를 비롯해 커피 관련 유물 수천 점을 소장하고, 그중 200여 점을 전시한다.

 

최초의 커피 제국인 오스만튀르크의 커피, 프랑스 문학 거장 발자크의 커피 추출 도구 등을 만나고, 커피의 역사와 제조 과정도 엿볼 수 있다. 강릉커피박물관은 국내산 커피가 생산되는 커피농장을 운영한다. 박물관 온실에서 커피나무가 자라며, 예약하면 커피 로스팅과 에스프레소 추출 등 체험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강문해변 인근에 2호점(커피커퍼 커피박물관)을 열었다. 2호점은 카페와 박물관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다와 전시물을 감상하며 커피와 문화를 향유하기 좋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강릉커피거리로 명성 높은 안목해변을 거닐어보자. 겨울 바다가 운치 있다.

 

경포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소리를 테마로 한 박물관을 만난다.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은 소리와 에디슨에 대한 고집스런 사랑이 묻어나는 곳이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은 1982년 참소리방으로 시작해 36년간 강릉의 한 축을 지켜왔다.

 

손성목 관장이 세계 60여 개국에서 수집한 명품 축음기, 오르골, 라디오 등 2500여 점을 전시한다. 축음기가 발명되기 전의 오르골(뮤직 박스), 오래된 질감이 멋스러운 장식용 내장형 축음기, 추억의 전축 등 전시물이 다양하다. 박물관에는 축음기 시대 아날로그 음악에서 현대 디지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감상실도 마련되었다. 박물관의 소장품 1호는 손 관장이 여섯 살 때 아버지가 선물해준 ‘콜롬비아 G241’축음기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과 연결되는 에디슨과학박물관은 에디슨의 대표 발명품인 전구, 축음기, 영사기 등 2000여 점을 전시하는 세계 최대의 에디슨 관련 박물관이다. 에디슨이 처음 만든 탄소전구, 영사기 등도 볼 수 있다.

 

에디슨과학박물관 옆에 자리한 손성목영화박물관에는 세계 최초의 영사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촬영한 카메라 등 각국의 영사기와 영화 관련 소품, 옛 TV 등을 전시한다.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의 2월은 뜨겁다. 강릉시 난설헌로에 자리한 2018평창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은 올림픽 유치 과정의 역사와 종목을 한눈에 살펴보는 공간이다. 중고 컨테이너를 재활용한 이곳은 눈〔雪〕을 형상화한 구조로 만들었다. 동계스포츠 영웅들이 역동적인 자세를 취한 조형물,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와 함께하는 포토 존 등이 마련되었다.

 

성화봉과 올림픽 메달 등을 구경하고, 미니 하키와 컬링 체험도 가능하다. 4D 체험관에서는 동계올림픽 경기의 짜릿한 순간을 4D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강릉시립미술관, 선교장 등이 강릉 문화 예술 나들이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강릉시립미술관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시립미술관으로, 강릉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화부산로 언덕에 들어섰다. 자그마한 2층 건물은 530㎡ 규모 전시 공간을 갖췄으며, 2월에는 〈DMZ 사진전〉 〈규방 공예전〉 등이 열릴 예정이다.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 5호)은 300여 년간 원형이 보존된 사대부 전통 가옥이자, 영동 지방 최고의 고택이다. 선교장 내 생활유물전시관에는 유물 200여 점을 전시한다. 광해군이 하사한 말안장, 추사 김정희의 현판, 식기와 제기 등도 볼 수 있다.

 

‘설국’평창으로 넘어가면 정겨운 미술관이 반긴다. 무이예술관은 폐교를 개조해 미술관으로 조성했다. 인근 휘닉스파크에서는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경기가 펼쳐진다. 무이예술관은 조각·회화·서예 작업실이자 오픈 스튜디오다. 눈 덮인 옛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꾸몄으며, 인물을 다채로운 방법으로 형상화한 오상욱 작가의 작품이 돋보인다.

 

교실에는 30여 년간 메밀꽃을 그려온 정연서 화백의 작품이 있는데, 한겨울에도 하얗게 피어난 메밀꽃이 탐스럽다. 실제로 조각공원 옆은 여름에 메밀꽃이 활짝 피는 메밀밭이다. 소하체를 개발한 소하 이천섭 선생의 서예 작품도 교실 한편을 채운다.

 

무이예술관에서는 메밀꽃 압화와 판화, 가훈 쓰기 등 소소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체험이 가능하며, 동계패럴림픽이 열리는 3월까지 예술관을 무료 개방할 예정이다.

 

무이예술관 가는 길의 봉평 일대는 소설가 이효석의 흔적과 봉평장터를 만나는 곳이다. 이효석의 작품과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이효석문학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물레방아와 징검다리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봉평장은 끝자리 2ܭ일에 서며 메밀전병, 수수떡 등 평창의 다채로운 먹거리가 있다. 강릉과 평창 일대의 박물관·미술관 여행은 새로 뚫린 경강선 KTX를 이용하면 편하다.

  

〈당일 여행 코스〉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강릉커피박물관→안목해변→무이예술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강릉커피박물관→안목해변→2018평창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
둘째 날 / 강릉 선교장→강릉시립미술관→무이예술관→봉평장터→이효석문학관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강릉관광   http://gntour.go.kr
 - 강릉커피박물관    www.coffeemuseum.kr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www.edison.kr
 - 강릉시립미술관  http://gnmu.gn.go.kr
 - 강릉 선교장  www.knsgj.net
 - 평창문화관광  http://tour.pc.go.kr
 - 무이예술관  www.mooee.co.kr     
○ 문의 전화
 - 강릉시청 관광과 033)640-5125
 - 강릉커피박물관(왕산면) 070-8888-0077
 - 커피커퍼 커피박물관(강문해변) 033)652-5599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033)655-1130
 - 2018평창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 033)651-1722
 - 강릉 선교장 033)648-5303
 - 강릉시립미술관 033)640-4271
 -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033)330-2742
 - 무이예술관 033)335-6700
 - 이효석문학관 033)335-9669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0~30분 간격(06:32~23:05)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3:3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기차] 청량리역-강릉역, KTX 하루 20회(05:40~22:50)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서울역-강릉역, KTX 하루 18회(05:55~22:55) 운행, 약 2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운행 시간과 횟수 변경 예정)
○ 자가운전 정보
동해고속도로 강릉 IC→경강로→왕산로→강릉커피박물관
○ 숙박 정보
 - MGM호텔 : 강릉시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www.mgmhotel.co.kr (굿스테이)
 - 다우리조텔 : 강릉시 강동면 정동등명길, 033)644-1771,
    www.dwresort.com (한국관광품질인증)
 - BR호텔 : 강릉시 중앙시장3길, 033)647-0261 (한국관광품질인증)
 - 경포비치관광호텔 :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033)643-6699,
 - 평창현대리조트 : 평창군 봉평면 진조1길, 033)334-7775,
http://hyundaivillage.com (한국관광품질인증)
○ 식당 정보
 - 초당고부순두부 : 순두부백반, 강릉시 강릉대로587번길, 033)653-7271,
 - 강릉감자옹심이 : 감자옹심이, 강릉시 토성로, 033)648-0340
 - 점봉산산채산나물천국 : 산채정식, 강릉시 난설헌로, 033)652-7033
 - 원조강릉교동반점 본점 : 짬뽕, 강릉시 강릉대로, 033)646-3833
 - 현대막국수 : 메밀막국수, 평창군 봉평면 동이장터길, 033)335-0314
 - 메밀꽃막국수 : 육회막국수, 평창군 봉평면 기풍로, 033)333-0535
○ 주변 볼거리
정동진시간박물관, 정동심곡바다부채길, 하슬라아트월드, 월정사, 평창올림픽시장  

 

 

국토 최북단에서 체험하는 분단 현실, 고성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
위치 : 강원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 현내면 통일전망대로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은 가슴 아픈 분단 현실이 여실히 느껴지는 곳이다. 고성 읍내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도로에 자주 보이는 군용 지프와 트럭, 곳곳에 있는 검문소가 북녘이 코앞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고성 여행을 시작하는 통일전망대에 가려면 조금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망대 앞 10km 지점에 있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 신청서를 접수하고, 안보 교육 영상을 시청한다. 이후 개인 차량으로 출발해 민통선 검문소에서 차량 출입증을 받으면 비로소 모든 절차가 끝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 건물이 나온다. 새하얀 건물 옥상에는 태극기가 겨울바람에 펄럭인다. 전망대 한쪽에는 공군351고지전투지원작전기념비, 351고지전투전적비 등이 있다. 351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통일전망대 앞쪽에 있다. 원래 366m인 산이 대포와 함포 사격, 폭격 등으로 351m가 되었다니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전망대에 들어서면 1층 통일관에 북한 주민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과 각종 자료가 전시된다. 통유리로 된 2층 전망대 외부에는 망원경이 있다.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전망대에 서면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해금강도 보인다. 현종암, 부처바위, 사공바위 등 크고 작은 섬이 기묘한 모습으로 떠 있다. 맑은 날이면 금강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어렴풋이 보이는 금강산 봉우리는 왼쪽부터 일출봉, 채하봉, 육선봉, 집선봉, 세존봉, 옥녀봉, 신선대다. 북녘이 이렇게 가까웠나 싶다. 전망대 아래 휴전선 철책, 남북한을 잇는 동해선 도로와 철도가 보이고, 바다 쪽에는 통일미륵불과 성모마리아상이 섰다.

 

통일전망대에서 DMZ박물관이 가깝다. 최북단 군사분계선과 근접한 민통선 내에 자리한다. DMZ(비무장지대)는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되며, 우리나라 DMZ는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됐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 2km, 서해안 임진강 하구부터 동해안 고성 명호리까지 248km 지역이다.

 

DMZ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 현실과 통일의 염원이 담긴 곳이다. 3층 건물에는 전쟁·군사 자료와 유물을 비롯해 자연, 생태, 민속, 예술 등 한국전쟁과 DMZ에 관한 전시물이 있다. 2층 전시실은 ‘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냉전의 유산은 이어진다’‘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로 나뉘는데, 화살표를 따라 관람하면 된다. 3층에는 방문객이 평화 메시지를 적은 엽서로 만든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가 눈길을 끈다.

 

화진포해변은 고성에서 겨울 바다의 낭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추운 날씨에도 서로 어깨를 꼭 껴안은 연인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을 거닐고, 아이들은 밀려드는 파도와 장난치느라 마냥 즐겁다. 조개껍데기와 바위가 부서져서 만들어진 화진포 백사장은 파도가 지날 때마다 ‘차르륵차르륵’소리를 낸다.

 

조선 시대 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화진포 백사장을 명사(鳴沙)라고 했다. 화진포는 드라마 〈가을 동화〉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졌다. 은서(송혜교)와 준서(송승헌)가 어린 시절 모래에 그림을 그린 곳도, 준서가 싸늘히 식어가는 은서를 업고 하염없이 걸은 곳도 화진포해변이다.

 

화진포해변 옆에 화진포의성이 있다. 김일성별장으로 알려진 이곳은 인근 이승만·이기붕별장과 함께 화진포역사안보전시관으로 단장되어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화진포의성은 나치 정권을 거부하고 망명한 독일인 H. 베버가 1938년 건축했다. 당시 외국인 휴양촌의 예배당으로 사용되다가, 1945년 삼팔선을 경계로 남북이 분단되면서 외국인 휴양촌의 귀빈관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김일성의 처 김정숙은 김정일, 김경희 등 자녀를 데려와서 귀빈관에 머물렀다고 한다.

 

화진포해변 뒤에는 화진포가 자리한다. 화진포는 넓이 2.3㎢, 둘레 16km에 이르는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로, 한쪽에 이승만별장이 있다. 단층 슬래브 형태 건물은 현재 이 대통령 내외의 유품전시관으로 운영된다. 침실과 집무실, 거실이 옛 모습대로 복원되었다.

 

화진포에서 고성을 대표하는 거진항이 10분 거리다. 거진항의 아름다운 풍광은 항구 반대쪽 방파제에서 만날 수 있다. 바다 쪽으로 불쑥 나온 방파제 끝에 서면 거진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진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도 가볼 만한 곳이 있다. 송지호는 둘레 4km로 큰 편은 아니지만, 어느 석호보다 아름답다. 송지호에 첫발을 디딘 사람들은 이국적인 자작나무와 울창한 갈대숲이 어우러진 고혹적인 모습에 한동안 넋을 잃는다.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탐방로가 마련되어 산책하기 좋다.

 

고성에 갔다면 막국수를 꼭 맛보자. 토성면에 자리한 ‘백촌막국수’는 먹는 방법이 독특하다. 막국수와 함께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가 나오는데, 이 국물을 붓고 취향에 따라 참기름과 설탕을 넣는다. 톡 쏘면서 시원한 동치미 국물 한 숟가락 먹어보면 식도락가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통일전망대→DMZ박물관
둘째 날 / 거진항→화진포해변→송지호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통일전망대  www.tongiltour.co.kr
 - DMZ박물관   www.dmzmuseum.com 
◯ 문의 전화
 - 고성군청 관광문화체육과 033)680-3047
 - 통일전망대 033)682-0088 
 - DMZ박물관 033)681-0625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거진,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5회(06:49~21:1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자가운전 정보
서울양양고속도로→동홍천 IC 인제·홍천 방면→국도 52호선→한계교차로에서 고성·속초 방면→미시령로→안보공원교차로→금강산로→통일전망대
◯ 숙박 정보
 - 델피노골프앤리조트 : 토성면 미시령옛길, 033)635-8311,
 - 금강산콘도 : 현내면 금강산로, 033)680-7800,
 - 켄싱턴리조트설악비치 : 토성면 동해대로, 033)631-7601
 - 일성설악콘도&리조트 : 토성면 고성대로, 033)636-0013,
◯ 식당 정보
 - 제비호식당 : 생태탕·도루묵찌개, 거진읍 거진항길, 033)682-1970
 - 홍성호횟집 : 물회, 토성면 천학정길, 033)635-0833
 - 백촌막국수 : 막국수, 토성면 백촌1길, 033)632-5422
◯ 주변 볼거리
건봉사, 송지호오토캠핑장, 천학정

 

 

 
백제에서 근대까지, 논산 백제군사박물관과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
위치 : 충남 논산시 부적면 충곡로 / 논산시 강경읍 일대

 

논산시 연산면 일대는 백제의 계백 장군과 5000결사대가 김유신의 5만 신라군에 맞선 황산벌 전투의 현장이다. 나라의 운명이 걸린 이 전투에서 백제는 네 번 싸워 모두 이겼으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패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기원전 18년 온조왕이 건국한 지 678년 만인 서기 660년의 일이다.

 

계백 장군이 전장에 나서기 전, 가족이 적에게 붙잡혀 노비가 될 것을 염려해 죽였다는 설과 포로가 된 신라 화랑 관창을 살려 보낸 일화가 황산벌 전투 당시 이야기다. 계백 장군이 전사한 곳으로 알려진 부적면 충곡로에 장군과 5000결사대를 기리는 계백장군유적지가 있다.

 

묘와 사당, 충혼공원, 백제군사박물관, 야외 체험 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역사 학습을 겸한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백제군사박물관을 관람하고 나머지 시설을 둘러보면 좋다.

 

백제군사박물관은 백제의 군사 문화와 호국 정신을 주제로 한 전시실이 세 곳 있다. 1전시실은 백제의 군사 활동을 연표와 지도로 정리했다. 삼국의 영토 확장 과정을 살펴보고, 주요 방어 시설인 풍납토성·웅진성·부소산성 모형을 통해 축성 과정과 성의 기능을 이해한다.

 

2전시실에서는 실물 크기 군사 모형과 행렬 모형, 무기를 통해 백제의 군사 복식과 무기 체계를 알아보고, 전쟁의 역사를 이해한다. 3전시실은 논산의 역사를 집대성한 공간이다. 청동기시대 주거지에서 출토된 유물, 고려 시대 사찰, 조선 시대 고택과 건축, 강경포구에 남은 근대건축물까지 시대별 주요 유물을 만난다.

 

3전시실까지 둘러보면 동선이 호국관으로 이어진다. 박물관 별관 격인 호국관에서 황산벌 전투를 4D 영상으로 관람하고, 백제 장수가 되어보는 포토 존과 VR 체험 존을 이용할 수 있다.

 

백제군사박물관에서 나와 잔디광장을 지나면 계백 장군 위패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다. 출입구와 사당에 이르는 길은 삼문삼도(三門三道) 양식을 따른다. 가운데 신도(神道)는 사당에 모신 신이 다니는 곳으로 일반인은 오갈 수 없다. 들어갈 때는 오른쪽, 나올 때는 왼쪽을 이용한다. 충장사 옆 양지바른 곳에는 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계백 장군 묘가 조성되었다.

 

그 밖에 계백장군유적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황산루, 국궁 체험장, 상설 야외 체험장 등이 있다.

 

근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의 목적지는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다. 금강 하류에 자리한 강경은 근대에 포구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번성한 고장이다. 원산항과 함께 조선 2대 포구로, 평양·대구와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번영을 누렸다.

 

그러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군산항이 개항하고 군산선과 호남선, 장항선이 차례로 개통하면서 상업 중심지 기능을 잃었다. 지금은 강경 하면 젓갈을 떠올릴 만큼 국내 최대 젓갈 시장으로 명성을 잇는다.

 

옛 영화의 흔적은 강경 읍내에 남은 근대건축물에서 찾을 수 있다. 구 강경노동조합(등록문화재 323호),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등록문화재 324호), 강경 구 연수당 건재 약방(등록문화재 10호),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등록문화재 60호) 등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문화재가 10군데다.

 

구 강경노동조합은 강경 상권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당시 2층 구조였으나 현재 1층만 남아 강경역사문화안내소로 사용된다(답사 지도 비치).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은 강경역사관으로 쓰인다. 강경 구 연수당 건재 약방은 1920년대 사진 속 풍경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건물이고, 1937년에 지은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은 전형적인 근대 학교 강당 건축을 보여준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논산은 역사 유적이 풍부한 고장이다. 고려 초기 사찰인 관촉사는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불상이 유명하다. 정식 명칭은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218호)이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 고려 시대 미륵보살상으로, 높이 18m에 이른다. 미륵불 앞에는 섬세하고 화려한 관촉사 석등(보물 232호)이, 석등 앞에는 석탑이 있다. 석탑 아래 놓인 배례석에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정교한 연꽃 조각이 선명하다.

 

논산명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190호)은 조선 시대 학자인 명재 윤증의 옛집이다. 사랑채와 축대, 샘, 연못, 장독대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이 멋스럽다. 후손이 거주하며 한옥스테이를 운영한다. 고택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명재고택 사색의길’을 산책하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1km 안팎의 두 코스 중 선택해서 걸을 수 있다.

 

고택과 담장을 사이에 둔 노성향교는 조선 전기에 지었으며, 지역사 연구를 위한 자료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한다.
계백장군유적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탑정호도 빼놓을 수 없다. 유적지로 가는 길목에 있어 오며가며 들르기 좋다. 논산8경 중 2경에 꼽히는 탑정호는 물이 맑고 깨끗하다. 초록이 무성한 봄여름, 억새와 철새가 반기는 가을, 코끝 시린 겨울까지 아름다운 풍경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특히 탑정호수변생태공원에서 시작하는 힐링수변데크산책로는 호수를 조망하는 걷기 코스로 각광 받는다. 산책로 중간에 포토 존이 있고, 주변에 매운탕 집과 전망 좋은 카페나 펜션이 많아 가족, 연인과 오붓하게 즐기기 적당하다. 산책로 끄트머리 호젓한 솔섬은 사진작가들에게 출사지로 인기다.

 

〈당일 여행 코스〉
백제군사박물관→계백장군유적지→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백제군사박물관→계백장군유적지→탑정호수변생태공원
둘째 날 / 논산명재고택→관촉사→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논산시 문화관광  http://tour.nonsan.go.kr
 - 동고동락(논산시 블로그)  http://blog.naver.com/nscity
 - 백제군사박물관  http://museum.nonsan.go.kr
 - 논산명재고택  www.myeongjae.com
○ 문의 전화
 - 논산시청 관광체육과 041)746-5403
 - 백제군사박물관 041)746-8431
 - 논산명재고택 041)735-1215
 - 관촉사 041)736-5700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논산,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2~23회(06:30~22:45)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기차] 용산역-논산역, KTX 하루 8~9회(06:15~20:50) 운행, 약 1시간 30분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논산천안고속도로 서논산 IC→대전·논산 방면→논산교차로에서 대전·공주 방면→득안대로→광석교차로에서 대전 방면→국도 4호선→계백로→충곡로→계백장군유적지·백제군사박물관 방면→충곡로→백제군사박물관
○ 숙박 정보
 - 논산명재고택 : 노성면 노성산성길, 041)735-1215,
 - 레이크힐호텔 : 가야곡면 탑정로, 041)742-8851
 - 리치모텔 : 강경읍 대흥로11번길, 041)745-2700,
○ 식당 정보
 - 황산옥 : 복탕·우어무침, 강경읍 금백로, 041)745-4836
 - 탑정해물칼국수 : 바지락해물칼국수, 은진면 탑정로, 041)742-5935
 - 김재성두부촌 : 버섯두부전골·두부두루치기, 논산시 부창로,
   041)735-2914,  www.김재성두부촌.kr
○ 주변 볼거리
개태사, 쌍계사, 논산 돈암서원, 팔괘정, 강경 갑문

 

 

제목 : 남도의 예술을 만나다, 광주 아트 트립
위치 : 광주 북구 하서로 / 동구 운림동 일대

 

광주를 흔히 예향이라 부른다. 예부터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이 꽃피고 예술을 향유하며 살던 고장이다. 예향 광주를 만끽하는 아트 트립을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으로 향한다. 호남고속도로 마지막 관문인 광주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불과 10여 분, 어느새 광주시립미술관 앞 주차장이다. 톨게이트에서 가까워 광주 여행의 첫 코스로 삼기 좋고, 광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에 들러도 동선이 맞는다.

 

첫 목적지라면 광주 아트 트립을 근사하게 시작하고, 마지막이라면 강렬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셈이니 어느 쪽이나 상관없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서울을 제외한 지자체가 최초로 개관한 공립 미술관이다. 미술관과 전시장이 어떻게 다른지 잘 구분하지도 못하던 1992년의 일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의 전시실을 단순히 대관용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획·전시·교육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어달라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완성한 미술관이다. 협소한 문화예술회관에서 벗어나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짓고 문을 연 때가 2007년이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 거대한 ‘빨간 구두’와 순백의 항아리에 나비 등 다양한 영상을 입힌 ‘변용된 달항아리’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아트 트립의 첫 작품으로 더없이 기분 좋은 출발이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면 1ܨ전시실에서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 2017〉이 열린다. 하정웅 선생은 광주시립미술관에 작품 2500여 점을 기증한 주인공이다. 그가 기증한 작품 가운데 해마다 주제를 달리해 〈빛〉이라는 전시를 연다(〈빛 2017〉은 오는 2월 25일까지). 3ܪ전시실에서는 지역 여성 작가 3인을 선정한 아카이브 프로젝트 〈삶과 예술 그리고 여성〉전이 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는 물론 남도 주요 작가의 작품을 소장·연구하며, 지역 출신 젊은 작가를 지원하는 사업도 꾸준히 펼친다. 남도 출신 화가는 허백련, 허건, 손재형, 허림, 오지호, 양수아, 강용운, 배동신, 천경자, 김환기 등이 있으며, 소장품 전시를 통해 이들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인다.

 

아이와 함께라면 1층 서쪽에 위치한 어린이미술관을 놓치지 말자. 알록달록 경쾌한 색채로 꾸민 자동차, 우주선 모양 미끄럼틀, 과학과 예술이 접목된 롤링 볼,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미술 체험실 등으로 꾸며 놀이하듯 예술을 접하는 공간이다. 어린이미술관에서 밖으로 나가면 작가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놀이기구가 있는 〈와글와글어린이놀이터〉다. 전시인 동시에 실제 놀이터라는 점이 흥미롭다.

 

광주에는 크고 작은 미술관이 많다. 증심사 아래 위치한 운림동은 미술관이 서너 개 모여 운림동미술관거리라고 불린다. 미술관거리가 시작되는 국윤미술관 앞에 의재미술관,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까지 거리를 표기한 이정표가 보인다. 국윤미술관은 국중효 서양화가와 윤영월 조각가의 성을 따서 만든 곳이다. 작은 미술관이지만 상주하는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해준다.

 

새하얀 건물이 돋보이는 우제길미술관은 증축 설계를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다. 1층은 카페로 사용하고, 지하와 2층에 전시실, 교육실, 회의 공간이 있다. 전시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무등산 풍광이 근사하다. 무등현대미술관은 증심사 가는 버스 종점 인근에 있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지은 건물에서 현대미술관이라는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정송규 관장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상설전과 현대미술 관련 기획전이 다채롭게 열린다.

 

무등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증심사는 860년(헌안왕 4)에 창건된 고찰이다. 주말이면 무등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절 앞을 숱하게 지나간다. 무등산 정상 부근은 겨우내 새하얀 눈으로 덮여 아이젠 없이 산행하기 힘들지만, 증심사까지 오가는 데는 운동화로 충분하다. 절 아래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이 말년을 보낸 집과 그의 작품을 전시한 의재미술관(2월 15일까지 휴관), 차밭 등 허백련 관련 흔적이 많다.

 

계절을 불문하고 여행객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은 양림동역사문화마을이다. 정크아트로 독특한 분위기가 나는 펭귄마을은 어르신들 걷는 모양이 펭귄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100년이 넘는 기독교 유적과 고택이 어우러지고, 근사한 카페와 맛집, 빵집, 공방이 있다. 양림동관광안내소 옆 공영 주차장에 차를 두고 천천히 걸어보자. 펭귄마을, 양림빵집, 광주양림교회, 오웬기념각, 최승효가옥, 이장우가옥, 우일선 선교사 사택, 선교사묘역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가 서렸다.

 

선교사묘역에서 호남신학대를 거쳐 언덕을 올라가면 사직공원에 이른다. 사직공원전망타워는 팔각정을 허물고 2015년에 세웠다. 높이 13.7m로 전망대에 오르면 양림동과 도심은 물론, 광주를 둘러싼 무등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밤 10시까지 개방하니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요즘 광주의 핫 플레이스는 동명동카페거리다. 세련된 카페와 식당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서고, SNS에 자주 등장하면서 젊은 커플 사이에 특히 인기다. 원래 동명동은 학원가다. 지금도 건물 1층은 카페나 식당이 대부분이지만, 2~3층은 학원 간판이 수두룩하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 컨테이너를 쌓아 올린 식당, 알록달록한 물건이 진열된 가게, 모던한 게스트하우스 등 걸음을 붙잡는 곳이 많다.

 

1913송정역시장은 광주 아트 트립의 마침표를 찍기에 적당하다. 푸드 트럭이나 매대가 복잡하게 얽힌 야시장과 달리 참신하게 디자인한 상점, 알전구를 지그재그로 매단 조명, 군더더기 없는 간판이 마치 몬드리안의 구상화를 보듯 깔끔하다. 냹송정역시장’글자를 공중에 매달아 설치한 것도 색다르다.

 

종전 시장의 정육점, 채소전, 쌀집, 어물전 등과 함께 2016년 재개장하면서 청년 상인이 차린 카페, 식당, 빵집, 꽃집 같은 세련된 가게가 모여 개성 있는 시장이 되었다. 1913송정역시장은 저녁에 더 운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광주시립미술관→운림동미술관거리→양림동역사문화마을→1913송정역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광주시립미술관→양림동역사문화마을→사직공원전망타워→1913
송정역시장
둘째 날 / 증심사→운림동미술관거리→동명동카페거리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오매광주(광주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gwangju.go.kr
 - 광주시립미술관  http://artmuse.gwangju.go.kr
 - 우제길미술관  www.wooart.co.kr
 - 국윤미술관  http://cafe.daum.net/yywol
 - 증심사  www.jeungsimsa.org
 - 1913송정역시장    https://1913songjungmarket.modoo.at
○ 문의 전화
 - 광주시립미술관 062)613-7100
 - 우제길미술관 062)224-6601
 - 무등현대미술관 062)223-6677
 - 국윤미술관 062)232-7335
 - 증심사 062)226-0108
 - 양림동관광안내소 062)676-4486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광주송정역, KTX 하루 20여 회(05:10~22:25) 운행, 약 1시간 30분~2시간 40분 소요.
서울역-광주송정역, KTX 하루 6회(06:20~17:35) 운행, 약 2시간 소요.
수서역-광주송정역, SRT 하루 19회(05:10~22:25)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주식회사에스알
 1800-1472,   www.srail.co.kr
[버스] 서울-광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5~30분 간격(05:30~다음 날
 02:00) 운행, 약 3시간 2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30~60분 간격
 (05:40~24:00)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 자가운전 정보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IC→중외공원 입구→하서로→운암사거리에서 유턴→하서로→광주시립미술관
○ 숙박 정보
 - 호텔더메이 : 서구 상무번영로, 062)676-5000, 383-0931~2,
www.hotelthe5.com (굿스테이)
 - 광주세종호텔 : 북구 경양로165번길, 062)528-0071,
 - 호랑가시나무언덕게스트하우스 : 남구 제중로47번길, 062)654-0976,
 - 두바이호텔 : 서구 상무번영로, 062)373-0700, http://dubaihotel.kr
○ 식당 정보
 - 마한지 : 쌈밥·마늘갈비, 동구 문화전당로, 062)234-9261
 - 새우식탁 : 새우치즈퐁듀, 동구 동계천로, 062)444-8400
 - 중앙식당 : 철판닭볶음, 동구 증심사길30번길, 062)222-1834
 - 송정떡갈비 1호점 : 떡갈비, 광산구 광산로29번길, 062)944-1439
○ 주변 볼거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광역시립민속박물관, 대인예술시장, 남광주밤기차야시장, 전통문화관, 청춘발산마을 등  

 

 

 

 

제목 : 삼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가야를 만나다, 고령 대가야박물관
위치 :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대가야로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한반도를 지배하던 시기, 가야(42~562년)가 엄연히 존재했다. 가야는 소국 연맹으로 치부되어 삼국과 달리 고대국가로 대접받지 못했지만, 경북 고령 지방의 대가야는 수준 높은 문화와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

 

삼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가야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남벌로 금관가야가 멸망한 4세기 후반부터 전성기를 누렸고, 562년 신라의 침입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가야 개국 이후 520년 만의 일이다.

 

고령의 중심인 고령읍은 몇 해 전, 대가야의 고장답게 행정구역 이름을 대가야읍으로 바꿨다. 대가야읍 뒤로 우뚝 선 주산은 1500여 년 전 대가야의 타임캡슐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을 품고 있다. 지산동 고분군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515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341호)과 함께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선정되어 2020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한다.

 

대가야를 온전히 만나기 위해서는 대가야역사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으로 구성된 대가야박물관에 가야 한다. 대가야역사관 상설전시실은 대가야의 여명, 대가야의 성립, 대가야의 성장과 발전, 대가야 이후의 고령 등 4가지 주제로 꾸몄다.

 

굽다리접시와 그릇받침 같은 토기는 대가야가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했는지 보여준다. 물결무늬가 있거나 굽다리의 구멍이 세로로 나란히 뚫리는 등 대가야 양식 토기는 고령, 합천, 거창, 함양, 산청, 창원을 비롯해 전라도 남원, 장수, 진안 등에서도 나타난다. 대가야의 세력이 백두대간을 넘어 섬진강까지 뻗쳤다는 뜻이다.

 

대가야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2월 25일까지 〈대가야 왕릉 속의 비밀, 지산동 518호분〉 특별전이 열린다. 518호분은 지산동 고분군 남쪽 봉분 중 처음 발굴된 곳으로, 금동제관모장식을 비롯한 유물이 500점 가까이 출토되어 왕릉급 고분임이 밝혀졌다. 순장 돌덧널무덤 5기와 함께 무덤 주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 고분 조성 뒤 추가로 조성한 배장(陪葬) 무덤도 발견됐다.

 

대가야왕릉전시관은 지산동 고분군 가운데 동서 지름 27m에 이르는 44호분을 실제 크기로 복원한 곳이다. 44호분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대규모 순장 무덤이다. 무덤 주인이 묻힌 9m가 넘는 구덩식 돌방 1기와 부장 무덤인 구덩식 돌방 2기를 비롯해 소형 돌덧널무덤 32기가 부채꼴로 배치되었다.

 

각 돌방과 덧널에는 무덤 주인을 가까이 모신 첩이나 시녀, 호위 무사, 노비 등 40여 명이 순장되었다. 돌덧널무덤에 두 명을 합장한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부부와 부녀로 알려졌다. 고분 안쪽으로 돌방 내부와 순장 형태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전망대가 설치되었고, 전시관 벽을 따라 순장 유형과 출토 유물 등 44호분에 대한 설명을 담은 패널이 이어진다.

 

지산동 고분군은 주산 능선을 따라 고분 704기가 있는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분군 산책로 주변 통신 관로 공사 도중에 땅을 파는 곳마다 묘제와 유물이 출토되는 상황이다. 지산동 고분군과 함께 1500여 년 전 대가야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왕릉전시관 옆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차장 오른편 길을 따라 73호분과 74호분을 지나 비탈로 올라가면 44호분을 지나는 원래 산책로와 만난다. 숨이 가쁠 때마다 뒤돌아보면 고령 시내와 대가야통문 건너편으로 고분군이 이어진다.

 

금림왕릉으로 추정되는 5호분, 멀리 합천 가야산 전경이 보이는 45호분을 지나면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장 높은 1호분에 이른다. 1호분 앞에서 보면 고분군을 따라 굽은 길이 아름답다.

 

쾌빈리에 위치한 우륵박물관은 악성 우륵과 가야금을 테마로 꾸몄다. 우륵은 대가야 가실왕 때 가야금을 만들고, 가야 12개 지역 이름을 따 ‘상가라도’‘하가라도’등 12곡을 지었다.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박물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우륵의 생애와 가야금에 대한 이야기로 빼곡하다.

 

대가야박물관 건너편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대가야의 토기와 철기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입구를 지나면 고대가옥촌대가야유물체험관, 대가야가마터체험관, 토기·철기방, 가야광장 등이 이어진다. 가장 높은 곳에는 왕가마을펜션과 인빈관, 캠핑장 등 숙박 시설이 있다.

 

인빈관 뒤 고분전망대에서 지산동 고분군이 내려다보인다. 전망대 아래로 고분군을 따라 대가야박물관까지 고분 산책로가 이어진다. 주산 능선의 대형 고분과 달리 올망졸망한 고분군 사이로 산책로가 있어 오붓하면서도 색다른 풍경을 만난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너머에는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이 있다. 가야 하면 철제 갑옷과 마구로 무장한 기마 무사가 떠오른다.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은 전통 말 문화와 승마, 국궁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이 포함된 농촌체험특구에는 올해 가야국역사루트재현단지가 완공될 예정이다.
고령향교 인근에 위치한 대가야다례원은 추운 겨울 따뜻한 차와 함께 전통을 배우는 곳이다. 합천 가야산 일대에서 수확한 녹차를 내는데, 찻잎을 곱게 간 말차를 추천한다.

 

우리 고유의 전통 막사발에 담긴 말차는 녹색 거품을 머금어 부드럽고, 입안에 느껴지는 풍미가 좋다. 다식과 함께 차를 마시는 기본 체험, 한복 입고 다례 체험하기, 고령의 로컬 푸드로 다식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10명 이상 예약해야 체험이 가능하다.

 

고령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영남 사림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이 400년 가까이 모여 사는 개실마을이다. 고령의 대표적인 농촌 체험 마을로, 겨울에는 엿 만들기 체험이 인기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엿을 늘이고 막대기로 먹기 좋게 자르면 끝. 고유의 단맛이 좋고, 이에 달라붙지 않아 먹기 편하다.

 

고령은 미숭산과 만대산에서 맑은 물이 내려오고 토지가 비옥하며, 내륙의 일교차가 커서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봉이땅엔은 1만 9800여 ㎡ 비닐하우스 40동에서 친환경 유기농 딸기를 재배하는 농장으로, 딸기 따기와 딸기잼·쿠키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딸기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익어야 당도가 높기 때문에 1~2월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2월은 주말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딸기 따기 체험을 진행하니,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한다.

 

 

〈당일 여행 코스〉
대가야역사관→대가야왕릉전시관→고령 지산동 고분군→딸기 체험(딸기 따기, 딸기잼·쿠키 만들기)→우륵박물관→개실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대가야역사관→대가야왕릉전시관→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우륵박물관
둘째 날 / 개실마을 산책·체험→김면장군유적→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대가야다례원→딸기 체험(딸기 따기, 딸기잼·쿠키 만들기)
〈여행 정보〉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고령문화관광  http://tour.goryeong.go.kr
 - 대가야박물관(대가야역사관,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
     www.daegaya.net
 -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www.daegayapark.net
 -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 http://daegayahorse.com
 - 개실마을 www.gaesil.net
 - 봉이땅엔 http://bjfarm.tistory.com
○ 문의 전화
 - 고령군청 관광진흥과 054)950-6655
 - 고령군관광안내소 054)955-4790
 - 대가야박물관(대가야역사관, 대가야왕릉전시관) 054)950-7103
 - 우륵박물관 054)950-7136
 -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054)950-7005
 -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 054)955-1133
 - 대가야다례원 054)956-0880
 - 개실마을 054)956-4022
 - 봉이땅엔 054)956-5665, 010-3665-2318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고령,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6~8회(07:50~18:40)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main.do 고령시외버스터미널 054)954-4455
○ 자가운전 정보
·광주대구고속도로 고령 IC→고령IC교차로에서 고령 방면 좌회전→안림교
  차로 지나 약 2km 직진, 삼거리에서 고령 방면 좌회전→대가야박물관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성주 IC→삼거리에서 용암면 방면 우측→용정교차로
  에서 고령 방면 지방도 67호선으로 우회전→월산사거리에서 고령 방면
  좌회전→헌문교차로에서 우회전→고령광장회전교차로에서 9시 방향
  대가야로로 직진→대가야박물관
○ 숙박 정보
 - 개실마을 : 쌍림면 개실1길, 054)956-4022, www.gaesil.net (한옥스테이)
 -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 대가야읍 대가야로, 054)950-7005,
 - 미숭산자연휴양림 : 대가야읍 낫질로, 054)950-7407,
○ 식당 정보
 - 황토식당 : 한방백숙, 대가야읍 관동2길, 054)954-3870
 - 대원식당 : 인삼도토리수제비, 쌍림면 대가야로, 054)955-1500
 - 참살이 : 참살이정식, 대가야읍 큰골길, 054)954-1466
 - 카페테리아 누리 : 수제돈가스, 대가야읍 왕릉길, 054)956-1660
○ 주변 볼거리
반룡사, 김면장군유적, 고령 장기리 암각화, 개경포기념공원, 미숭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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