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한민족의 해맞이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통해 확인해준 한반도 최동단은 영일만의 호미곶虎尾串이다.
조선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의 (산수비경)에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의 한반도에서 백두산은 호랑이의 코에 해당하고 호랑이 꼬리는 바로 호미곶이라 적고 있다.
우리 국토의 최동단, 호랑이의 꼬리에서의 우렁찬 일출은 이미 육당
최남선이 조선십경의 하나로 보증한 바 있고 (동국여지승람>에서도 호
미곶을 영일현迎日縣이라 하여 해맞이 고장으로 표기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이하는 곳이자 지금은 상생의
손으로
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해맞이광장은 새해 첫 날이면 검푸른 바다
에서 일어서는 첫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일 년의 마지막
날 해맞이광장에서는 송년행사가 열린다. 오후부터 전국연날리기대회
와 국악, 무용, 타악이 어우러지고, 이어 가야금과 비보이가 합세한 종
합멀티공연과 퍼포먼스로 볼거리도 풍성하다.
신년 카운트다운과 함께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 천지를 화려하게 수
놓는 불꽃의 향연이 더욱 분위기를 달구고 새해맞이 축하공연과 행사
가 한밤을 잊게 한다. 새벽, 해맞이를 위한 대북공연과 연날리기로 새
아침을 알리며 희망의 찬가가 울려 퍼지면 모두들 첫 일출을 고대한다.
신새벽의 얼음장 같은 공기를 뚫고 <동국여지승람>에서 말한 대로
"구름과 물이 한 빛이라, 날이 샐 무렵 분홍빛이 치솟드니 태양이 용솟
음치며 부상함에 고을 이름과 부합'하는 희대의 한 장면이 열린다. 위
풍당당한 붉은 기운이 부챗살 펼치듯 빛을 던지며 엷은 구름 사이로 동
해를 박차고 떠오르는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다.
그렇게 솟아오르는 해가 거대한 상생의 손 손가락 사이로 빛을 가르
며 파고드는 양이 마치 손이 태양을 받쳐들고 반기는 듯하다. 수많은
사진사와 구경꾼이 일제히 환호하며 그 모습을 담기 바쁜 가운데 두 손
을 가슴에 모으고 새해소망을 염원하는 이들의 겸허한 모습도 함께 있
다. 추위에 허옇게 내뿜는 입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표정은 희망의 황
홀경으로 빛난다.
이어 이 행사의 명물로 자리 잡은 1만 명 떡국 나누기'로 해맞이의
모든 공식행사는 끝난다. 광장 한 편에 오늘을 위해 일 년을 기다린 무
지무지하게 큰 가마솥에 뽀얀 떡국이 펄펄 끓고 먼 데서 가까이서 호미
곶을 찾아온 모든 이들이 따뜻한 떡국 한 그릇으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녹은 후에는 거대한 상생의 손에 내년을 기약하며
새 에너지를 충전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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