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품은 희망찬 새해 일출, 대구 앞산
위치 :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
내용 : 2014년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한 연말, 새해 새 마음을 다짐할 뜻깊은 장소를 찾아 헤매려니 시간적․경제적 소비가 만만치 않다. 굳이 멀리 떠날 필요가 있을까. 등잔 밑이 어둡다고 도심에서도 새해 일출 명소로 이름난 곳이 있다. 새해는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챙기는 해로 만들어보자.
대구 남구와 수성구, 달서구에 걸쳐 있는 앞산은 도심 속 해맞이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원래 비슬산에서 갈라져 나온 준령으로 비슬산 혹은 대덕산이라 불렸지만, 언제부터인가 ‘대구의 앞쪽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가 그대로 굳어져 지금은 앞산으로 더 많이 불린다. 앞산은 주변이 도시 자연공원으로 꾸며진데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해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대구 시민의 쉼터 역할을 한다.
소박한 이름과 달리 깊은 계곡과 울창한 산림,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는 앞산은 해마다 1600여 만 명이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공원 내에 크고 작은 8개 골과 20여 개 약수터가 있으며, 등산로가 많아 산을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아직 여명이 깔린 새벽녘, 시린 손을 호호 불며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이 가기를 기다린다. 사위가 어슴푸레한 가운데 저 멀리 희미하게 먼동이 터온다. 그림자처럼 겹겹이 둘러싸인 산들 사이로 삐죽 내민 새빨간 덩어리는 수줍은 듯 구름에 숨어 제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
애태우는 연인처럼 얇은 구름옷을 두른 채 조금씩 떠오르더니, 어느 순간 모든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황홀한 찰나. 구름 위로 떠오른 황금 알 같은 태양이 순식간에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고, 모두 숨을 죽인 채 장엄한 일출의 순간을 만끽한다. 해가 하늘 위로 온전히 떠오를 때까지 아무도 침묵을 깨지 않는다.
내려오는 길목에 펼쳐진 대구 시내 전경이 붉은 기운을 받아 신비롭게 보인다.
새해 일출을 보려면 새벽에 길을 나서야 한다. 앞산 정상까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며, 눈이 내리면 좀더 잡는 것이 좋다. 다소 가파른 구간이 있지만, 그리 험하지 않아 아이들을 데려가도 괜찮다.
이곳에서는 일찍부터 해맞이 축제가 열렸다. 새해에도 대구광역시 남구청이 주최하는 ‘2014 앞산 해맞이 축제’가 1월 1일 오전 7시 10분(일출 예상 시각 7시 35분경)부터 앞산 산성산 정상(항공무선표지소 입구 헬기장)에서 펼쳐진다. 모든 참가자에게 따뜻한 어묵과 커피, 녹차 등을 제공할 계획이며, 남구 농악단의 풍물놀이와 모둠 북&타악 합주, 축문 낭송, 만세 삼창 등 부대 행사도 마련되어 새해 첫날을 풍성하게 보낼 수 있다.
출출한 속은 앞산 맛둘레길에서 해결한다. 앞산순환도로 주변에 음식점이 늘어서 등산객이나 나들이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곰탕이나 선짓국을 내는 집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구수한 선짓국 한 그릇에 하루가 든든하다.
해맞이와 함께 시작한 하루, 상쾌한 발걸음을 약령시로 옮겨보자. 2001년 한국기네스위원회에서 국내 최고(最古) 약령시로 인증 받은 대구 약령시는 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전국 3대 한약재 전문 시장으로, 궁에 필요한 약재를 모두 이곳에서 조달했다. 남성로 일대 약재상이 밀집된 곳에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이 있어 들렀다 가면 좋다. 대구 약령시의 역사와 역할 등이 알기 쉽게 설명되었으며, 각종 약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박물관 관람 외에도 한방 족욕 체험, 한방 비누 만들기, 한방 향첩 만들기 등 재미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약전 골목 인근에 난 샛길로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착각에 빠진다. 경상도 사투리로 ‘길다’는 뜻이 있는 진골목은 근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골목마다 기웃거리며 ‘근대로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약령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손꼽히는 상설 재래시장이다. 대구 성곽 서쪽에 있어서 붙은 이름으로, 섬유 관련 품목을 비롯해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시장 구경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주전부리. 호떡, 떡볶이, 만두, 칼국수 등 명물 먹거리가 가득하다.
대구의 먹거리 하면 곱창도 빼놓을 수 없다. 앞산으로 가는 길목에 형성된 안지랑 곱창거리에는 양념곱창 집이 빼곡하다. 잘 익은 곱창을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함이 가득 퍼진다. 쫄깃한 막창 맛도 일품이다.
인근 앞산네거리와 현충삼거리, 남명삼거리에서 대덕성당 거리에 조성된 앞산 카페거리는 분위기 있는 카페와 갤러리, 레스토랑이 즐비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구 토종 커피 브랜드 다빈치(Davinci)와 슬립리스인시애틀(sleepless in seattle)에서 여유를 즐기거나, 주택가에 들어선 작은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도 여행에 소소한 재미를 준다.
〈당일 여행 코스〉
앞산 일출→서문시장→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진골목→앞산 카페거리→앞산 맛둘레길 혹은 안지랑 곱창거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근대 골목 투어→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앞산 카페거리→안지랑 곱창거리
둘째 날 / 앞산 일출→서문시장→83타워→스파밸리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대구 U투어피아(대구광역시청 관광 홈페이지) http://tour.daegu.go.kr
- 앞산공원 www.daegu.go.kr/Apsanpark
-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http://dgom.daegu.go.kr
- 안지랑 곱창거리 www.안지랑곱창.com
○ 문의 전화
- 대구광역시청 관광문화재과 053)803-6512
- 앞산공원 053)625-0967
- 대구약령시한의약박물관 053)253-4729
- 서문시장 053)256-6341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동대구, KTX 하루 60여 회(05:30~23:0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서울-대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40분 간격(06:00~다음 날 01:30)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지하철] 대구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현충로역, 2번 출구로 나와 좌회전.
* 문의 : 대구도시철도공사 053)643-2114, www.dtro.or.kr
○ 자가운전 정보
중부내륙고속지선 남대구 IC→대명동 방향 성서공단로→앞산네거리에서 우회전→앞산순환로→앞산공원
○ 숙박 정보
- 히로텔 : 중구 국채보상로, 053)421-8988, www.herotel.net (굿스테이)
- 앞산비즈니스호텔 : 남구 현충로, 053)625-8118 (굿스테이)
- 호텔크리스탈 : 달서구 달구벌대로, 053)655-7799, www.crystalhotel.co.kr (베니키아)
○ 식당 정보
- 불사조 곰장어 아나고 막창 : 막창, 달서구 이곡공원로1길, 053)583-9282
- 대덕식당 : 선짓국, 남구 앞산순환로, 053)656-8111
- 안지곱창 : 양념곱창, 남구 대명로36길, 053)622-3086
- 런던플랏 : 아메리카노·오므라이스, 남구 앞산순환로89길, 053)626-3370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4 앞산 해맞이 축제 : 2014년 1월 1일, 앞산 산성산 정상, 053)664-2000(대구광역시 남구청)
○ 주변 볼거리
동성로 로데오거리, 팔공산, 스파밸리, 경상감영과 옛 골목,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83타워, 국립대구과학관 등
한강과 마천루 너머 뜨거운 해돋이, 서울 선유도
위치 :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내용 : 새해 일출 감상을 위해 꼭 높은 산에 오르거나 동해를 마주할 필요는 없다. 익숙한 삶터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감회가 더욱 깊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은 한강과 도심 마천루를 바라보며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출퇴근 시간이면 한강 다리를 건너며 버스 안에서 혹은 지하철 안에서 마주했던 친숙한 섬은 큰 발품을 팔지 않고 현실의 삶을 되새기며 새해를 음미하기에 좋다. 해맞이가 튼튼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듯 노약자도, 유모차를 끌고 온 아이 엄마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도 선유도공원에서는 한마음이 되어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에 서면 오랜 삶터인 서울은 풍경이 되고, 한국 정치의 심장부인 여의도의 마천루 너머로 해가 솟구친다. 한겨울 태양은 LG 쌍둥이 빌딩 사이로 떠오르고, 국회의사당과 63빌딩이 병풍처럼 드리워진다. 한껏 달아오른 붉은 기운은 한강에 잔 비늘처럼 투영되며 긴 여운을 남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새해 소망과 기대를 품기에는 선유도공원이 좋다.
섬 안에는 산책로가 이어지고, 섬 주변으로는 겨울 철새가 날아들어 일출 분위기를 고조한다. 눈이라도 내려 섬 전체가 아득하게 하얀 세상이 되면 일출 감상에 운치까지 더해진다. 섬과 연결된 양화대교 위로 일상의 군중이 새해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반갑다. 섬은 고즈넉하지만 해가 떠오르는 아래 삶의 광경은 지난 아침 눈을 떴던 현실과 멀지 않다. 선유도공원은 이렇듯 세상살이의 호흡을 가깝게 느끼며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다.
섬 주변으로는 서울의 경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북한산 줄기와 절두산이, 동쪽으로는 여의도 건너 N서울타워까지 윤곽을 드러낸다. 서쪽으로는 성산대교 너머 한강이 아득하게 흘러간다.
친숙한 선유도공원이지만 그 사연을 되짚어보면 꽤 의미가 깊다. 일출의 감정 곡선은 선유도공원의 역사와 맞물리면 더욱 가파르게 치솟는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선유도는 육지에 이어진 해발 40m가량의 언덕이었다. ‘신선이 노닐던 언덕’이라는 의미로 선유봉이라 불렸고, 수려한 경관 때문에 강 건너 잠두봉(지금의 절두산)과 더불어 뱃놀이하기 좋은 곳이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에도 선유봉 일대의 아름다운 모습이 담겨 있다. 선유봉은 일제강점기 이후 한강 정비와 도로 건설을 위해 채석장으로 이용되어, 봉우리가 깎여 나가며 한강 위에 떠 있는 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1970년대 정수 공장으로 쓰이기 전에도 질곡의 세월을 겪은 셈이다.
2000년 정수장이 폐쇄된 후 선유도는 ‘물’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재활용 생태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옛 정수 공장의 흔적은 고스란히 유지한 채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에 자라는 자생식물 200여 종이 둥지를 틀었다. 일출 감상을 끝낸 뒤 녹색 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등에서 옛 정수장의 흔적을 고스란히 음미할 수 있으며, 미루나무와 자작나무 겨울 숲길을 거니는 것도 꽤 운치 있다. 선유도공원은 2011년 전문가들이 뽑은 ‘한국의 대표 건축’ 1위에 선정되고, 세계조경가협회 아시아․태평양 지역 조경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예술미가 도드라진다.
공원에서 양화대교로 연결되는 초입에는 2013년 10월 ‘선유도 이야기’가 1년 남짓 이어진 리모델링을 끝내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선유도 이야기에서는 한강의 역사와 생태, 물의 의미, 선유도의 과거와 건축에 관련된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공사 과정의 폐자재를 이용해 건물 내부를 꾸민 게 독특하다.
섬에는 이외에도 구경거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섬 북쪽 정자인 선유정에서는 한강 유람선이 유유자적 오가는 것을 감상할 수 있으며, 실내 식물원 옆의 환경 물놀이터는 겨울이면 숨바꼭질하고 미끄럼틀 타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차나 자전거가 다니지 않는 잔디밭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진다.
선유도공원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쉽게 갈 수 있으며, 버스 정류장에서 엘리베이터로 선유교까지 이동도 가능하다. 특별히 장애인 차량은 선유도 내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다. 섬 운영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로, 겨울 일출을 보는 데 문제가 없다.
선유도에서 양화대교를 건너면 절두산순교성지로 이어진다. 선유봉과 함께 절경을 자랑했던 잠두봉 일대는 구한말 병인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목숨을 잃은 아픈 사연이 담긴 곳이다. 순교성지에는 한국 교회의 발자취가 깃든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과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동상 등이 있다. 홍대나 합정역 일대의 번잡함과 달리 고요한 산책로가 순교성지 주변으로 연결되어 새해 상념을 정리하기에도 좋다.
순교성지 인근에는 번성했던 양화나루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 들어서 있다. 천주교와 별개로 기독교의 한국 전래를 위해 헌신했던 베델, 헐버트, 언더우드 등 선교사 가족의 묘소가 있어 숙연함을 더한다. 양화나루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이동하면 서울의 또 다른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상암동 하늘공원에 닿는다. 옛 난지도를 생태 공원으로 재구성한 하늘공원 정상에 오르면 억새 숲과 풍력발전기가 펼쳐진 모습을 배경으로 한강의 자태를 조망할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선유교 일출→선유도공원→절두산순교성지→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하늘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선유교 일출→선유도공원→절두산순교성지→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둘째 날 / 망원시장→합정동 카페거리→하늘공원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선유도공원 http://parks.seoul.go.kr
- 절두산순교성지 www.jeoldusan.or.kr
- 하늘공원 http://worldcuppark.seoul.go.kr
○ 문의 전화
- 선유도공원 02)2634-7250
- 절두산순교성지 02)335-0213
- 하늘공원 02)300-5500~2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2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7분.
[버스] 603, 760, 5714, 7612번 버스 양화대교 선유도공원 정문 하차.
602, 604, 5712, 6716번 버스 노들길 선유도(엘리베이터 연결) 하차.
○ 자가운전 정보
올림픽대로~양화대교, 성산대교 사이 양화한강공원 주차장 이용, 장애인 차량은 선유도 내 주차 가능.
○ 숙박 정보
- 남경장호텔 : 마포구 양화로, 02)333-0071 (굿스테이)
- 더엠호텔 : 마포구 월드컵북로, 02)336-0001, www.hotelthem.com (베니키아)
-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호텔 : 구로구 경인로, 02)2211-2000, www.sheratonseouldcubecity.co.kr
○ 식당 정보
- 형제직화 : 직화구이․순두부, 마포구 월드컵북로, 02)3152-8895
- 신선설농탕 홍대점 : 설렁탕, 마포구 양화로, 02)337-6400, www.kood.co.kr
- 송림가 : 한정식, 구로구 경인로, 02)2066-6000, www.songlimga.com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4 아차산 해맞이 축제 : 2014년 1월 1일, 아차산 해맞이광장, www.gwangjin.go.kr/jsp/kr/c6/03/cul03_21.jsp
- 서울 눈축제 : 2014년 2월 9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 일대, www.seoulsnowfestival.org
○ 주변 볼거리
최규하 대통령 생가, 국회 헌정기념관, 합정역 카페거리, 노을공원
갑오년 첫 일출과 멋진 도시 전망을 한곳에서, 대전 보문산
위치 : 대전광역시 중구 일원
내용 : 계사년(癸巳年) 뱀해가 저물고 갑오년(甲午年) 말해가 다가온다. 지난해를 차분히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과 소망으로 한 해를 준비하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일출 여행이 최고다. 올해는 가까운 도심에서 산행과 새해 일출을 동시에 즐기면 어떨까.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동행한다면 경부선 대전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일출 감상은 물론 멋진 전망까지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대전 보문산이 제격이다.
대전광역시의 남쪽, 중구 대사동 외 11개 동에 걸쳐 있는 보문산(457.6m)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었고 약수터와 쉼터가 많으며, 사계절 경치가 빼어나 오랫동안 시민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왔다. 보물이 묻혀 있어 ‘보물산’으로 불리다가 ‘보문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유래가 전한다.
주봉은 시루봉이지만, 일출 감상 포인트는 보문산성 장대루다. 보문산의 상징인 보문산성은 백제 때의 석축 산성인데, 성안 장대루에 오르면 뒤쪽으로 대전 시가지가, 앞으로는 멀리 식장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는 식장산 쪽에서 떠오른다.
보문산 입구에서 중턱의 야외음악당까지는 포장도로라서 차량 접근도 가능하다. 등산로는 야외음악당부터 시작되는데, 보문산성까지 30~40분 걸린다. 나무 계단과 산길, 둘 중 하나를 택해 올라갈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조명등이 설치되어 새벽 산행에 대한 부담이 적고, 워낙 인기 있는 해맞이 명소라 늘 탐방객이 있으므로 길을 잃거나 헤맬 염려도 없다.
장대루에 오르면 어둠이 물러가면서 새벽 여명 속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도심 풍경이 일출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쌍둥이 건물인 코레일 대전 본사 빌딩과 한밭야구장,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의 불빛과 도로의 가로등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주변이 제법 밝아진 뒤 시가지 반대 방향, 멀리 식장산 쪽에서 태양의 기운이 보인다.
이윽고 산 위로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가 싶더니, 구름 속으로 숨었다 나타나길 반복하며 쉽사리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애를 태운다. 감탄사와 짧은 탄식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일출은 장대루에서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도심 풍경을 즐기기에는 보문산전망대도 괜찮다. 전망대는 야외음악당에서 올라가던 길 반대편으로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이느라 허기진 속을 뜨거운 칼국수 한 그릇으로 달래자. 대전은 칼국수 골목이 형성되었을 만큼 칼국수 집이 많은 곳이다. 사골칼국수, 멸치칼국수, 얼큰이칼국수 등 종류도 다양하다. 대전역 앞 신도칼국수는 대전광역시가 선정해 인증서를 수여한 ‘3대, 30년 전통 업소’로 사골 국물에 들깨 가루를 듬뿍 넣은 칼국수가 유명하다.
대전에 왔으니 성심당 빵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찐빵 집으로 시작해, ‘줄 서서 사 먹는’ 전국구 맛집이 된 대전의 명물이다. 대표 상품은 바삭한 소보로빵(곰보빵)의 식감과 팥소의 달콤함이 묘하게 중독성 있는 튀김소보로. 하루 1만 개씩 팔린다는 전설의 빵이다.
성심당이 위치한 은행동에는 ‘으느정이 문화거리’가 있다. 대전의 명동이라 불리는 이 거리는 젊은 층이 즐겨 찾는 곳으로 백화점과 음식점, 상가, 술집이 밀집해 있고, 종종 문화 행사도 열린다.
최근 이 거리에 길이 214m, 폭 13.3m, 높이 20m 규모의 초대형 LED 영상 아케이드 구조물 ‘스카이로드’가 조성되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30분씩 네 차례에 걸쳐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인다. 대전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이므로 여유가 있다면 저녁에 도착해 으느정이 문화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일출을 보러 가는 일정도 괜찮다.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은 대전 오-월드와 뿌리공원도 가볼 만하다. 중부권 최대 규모 테마파크 오-월드에는 조류부터 맹수류까지 총 130종, 600여 마리 동물이 살고, 자이로드롭이나 범퍼카 같은 놀이기구도 다양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겨울에는 눈썰매장도 개장한다.
뿌리공원은 전 세계에 하나뿐인 ‘효’를 주제로 한 테마 공원이다. 야외에 각 성씨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성씨별 조형물이 설치되었으니 아이와 함께 본인의 성씨 조형물을 찾아 유래와 역사를 공부해보자. 공원에는 한국족보박물관도 있다. 시대별로 가장 인기 있던 이름, 가장 긴 이름 등 재미있는 전시물이 많다. 국내에 존재하는 모든 성씨, 성씨별 가구 수와 인구를 정리한 ‘한국인 성씨 일람’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미있어한다. 이런 성도 있었나 싶은 희귀한 성씨가 예상외로 많고, 한 명뿐인 성씨도 한둘이 아니다. 대전 오-월드와 뿌리공원은 모두 보문산과 가깝다.
〈당일 여행 코스〉
보문산 일출→뿌리공원→대전 오-월드→성심당→스카이로드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성심당→스카이로드
둘째 날 / 보문산 일출→뿌리공원→대전 오-월드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대전관광포털 http://tour.daejeon.go.kr
- 대전 오-월드 www.oworld.kr
- 스카이로드 http://skyroad.or.kr
- 성심당 www.sungsimdang.co.kr
○ 문의 전화
- 대전광역시청 관광산업과 042)270-3973
- 뿌리공원 042)581-4445
- 대전 오-월드 042)580-4820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대전, KTX 매일 수시(05:30~23:30) 운행, 약 1시간 1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버스] 서울-대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5~20분 간격(06:00~다음 날 00:10) 운행, 1시간 5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대전복합터미널 1577-2259, www.djbusterminal.co.kr
○ 자가운전 정보
대전 IC→1번 경부고속도로 서울․신탄진 방면으로 직진→17번 신탄진로 청주․신탄진 방면으로 좌회전→17번 신탄진로 고가도로→신탄진1길 대전보훈병원․신탄진고등학교 방면으로 우회전→신탄진8길 좌회전
○ 숙박 정보
- 대림관광호텔 : 중구 대종로505번길, 042)251-9500, www.daelimhotel.com (베니키아)
- 호텔 ICC : 유성구 엑스포로123번길, 042)866-5000, http://hotelicc.com
- 토요코인 : 서구 둔산중로134번길, 042)545-1045, www.toyoko-inn.kr
- 호텔인터시티 : 유성구 온천로, 042)600-6000, www.hotelinterciti.com
○ 식당 정보
- 사리원면옥 본점 : 냉면․만둣국, 서구 둔산로31번길, 042)487-4209, http://사리원면옥.com
- 귀빈돌솥밥 : 돌솥밥․떡갈비, 서구 만년로68번길, 042)488-3340
- 장수촌 : 누룽지삼계탕․한방오리백숙, 대덕구 신탄진로, 042)934-7510
- 신도칼국수 : 칼국수, 동구 대전로825번길, 042)253-6799
○ 주변 볼거리
유성온천, 장태산자연휴양림, 이응노미술관, 계족산성
유달산 일출과 목포 5미(味)
위치 : 전남 목포시 노적봉길
내용 : 노령산맥의 마지막 봉우리인 유달산(228m)은 목포의 끝자락에 자리 잡았다. 예부터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하여 영달산이라 불렸고, 기암절벽과 바위들이 뒤덮어 ‘호남의 개골’이라 하여 겨울의 금강산에 견준다. 한편으로는 누구나 산책 삼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목포의 뒷산이자, 목포8경 가운데 유달기암과 달사모종을 품은 아름답고 장엄한, 목포 시민들에게 자랑이자 상징적 의미가 있는 산이다.
항구도시 목포는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유달산만큼 좋은 곳은 없다. 30~40분 발품을 팔면 바다와 영산강 하구, 월출산으로 떠오르는 일출이 눈앞에 펼쳐지니 목포에 가서 유달산 오르는 일은 당연한 순서다. 노적봉 입구에서 대학루, 달선각, 유선각, 관운각을 거쳐 일등바위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일출이 시작되기 전 사방에 펼쳐지는 새벽녘 풍경이 묘하게 대비된다. 밤새 꺼지지 않은 목포 시내의 불빛과 새 아침을 맞는 빛이 어우러져 도심의 새벽녘 풍경을 선사하고, 목포 앞바다와 다도해의 풍경은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다. 영산강이 바다를 만나 강의 생명을 다하고, 목포 건너편에 자리 잡은 영암의 대불산단도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삼학도의 세 봉우리와 고하도로 이어지는 목포대교의 장관이 눈에 들어온다. 목포대교 너머로 장자도와 율도, 달리도와 외달도, 안좌도 등 섬들이 점점이 떠 있다.
유달산 일출은 일등바위보다 그 아래 마당바위가 제격이다. 일등바위에서는 해가 떠오르는 방향으로 봉우리가 가리기 때문이다. 마당바위는 일등바위보다 낮지만, 목포 앞바다와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있다.
유달산에서 내려다보면 기다란 섬 고하도가 목포를 포근히 감싼다. 고하도에는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닮은 섬의 지형을 딴 용오름길이 있다. 고하도복지회관을 지나면 시작되는 용오름길은 말바우, 뫼막개를 거쳐 용머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5.6km 코스로, 왕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말바우는 용오름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용이 바다에서 솟구치듯 길게 뻗는 섬과 목포대교가 한눈에 보인다.
고하도복지회관 뒤편의 낮은 산자락에는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고하도는 1597년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함대가 완도의 고금도로 옮기기까지 107일간 머무르며 군량미를 비축하고 전력을 재정비한 곳이다. 울창한 솔숲에 마련된 모충각 안에 고하도이충무공기념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39호)가 오롯이 서 있다.
인근에는 일제강점기 미국에서 들여온 육지면을 처음 재배했음을 알리는 조선육지면발상지비가 밭 한가운데 있다.
유달산에 오르고 고하도까지 걸었으니. 목포의 별미를 즐겨볼 차례다. 서남해안 인근은 다도해와 차진 갯벌로 구성되어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 많은 해산물 가운데 세발낙지, 홍탁삼합, 꽃게무침과 꽃게장, 민어회, 갈치조림이 목포 5미다.
‘갯벌 속의 인삼’이라 불리는 낙지는 다리가 가늘어 세발낙지라 불리는데, 요리 종류만 10가지가 넘는다. 그중 연포탕과 낙지탕탕이가 대표적인 음식이다. 연포탕은 끓는 국물에 낙지를 넣어 먹고, 낙지탕탕이는 기절시킨 낙지를 ‘탕탕’ 썰어서 참기름과 깨를 얹어 낸다. 양념이 많으면 낙지 고유의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홍탁삼합은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함께 먹는 음식이다. 전라도 잔칫상에 꼭 올려야 하는 음식이자, 삼합 열풍의 원조이기도 하다. 삭힌 홍어의 알싸한 맛과 돼지고기의 담백함, 묵은 김치의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꽃게 요리는 꽃게무침, 간장게장, 꽃게살 등이 대표적이다. 홍탁삼합과 함께 목포에서 맛보기 쉬운 요리 중 하나다. 간장게장은 기본, 매운 양념이 가미된 꽃게무침, 살만 발라 양념을 더한 꽃게살은 목포 5미 가운데 최고의 밥도둑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알려진 민어는 해가 갈수록 귀해지는 생선이다. 목포는 ‘민어의 거리’가 있을 정도로 민어가 유명하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대가리는 매운탕으로 먹는다. 민어는 껍질과 부레, 뼈까지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사흘 정도 숙성시켜야 살이 쫄깃하고 감칠맛이 난다. 회, 전, 무침 등을 맛볼 수 있다. 백성이 즐겨 먹는다 하여 민어라더니 요즘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민어회 한 접시에 4만 5000원 선.
갈치는 크게 먹갈치와 은갈치로 나뉘는데, 목포에서는 먹갈치를 으뜸으로 친다. 사실 그물로 잡느냐 낚시로 잡느냐가 다를 뿐, 맛은 같다. 갈치는 얼큰하고 짭조름한 조림과 두툼한 살의 고소함이 진하게 느껴지는 구이로 맛볼 수 있다.
목포수산업협동조합 위판장에서 매일 새벽 5시부터 열리는 경매를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자. 홍어와 각종 수산물, 건어물을 판매하는 목포종합수산시장, 질 좋은 건어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목포시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는 돌아가는 길 두 손을 즐겁게 해주는 쇼핑 명소다.
〈당일 여행 코스〉
유달산 일출→고하도 용오름길(이충무공유적, 조선육지면발상지비)→갓바위→해양유물전시관→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종합수산시장, 목포시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고하도 용오름길(이충무공유적, 조선육지면발상지비)→목포근대역사관→이난영공원→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낙조대 일몰
둘째 날 / 유달산 일출→목포근대역사관→이훈동정원→구 목포일본영사관→갓바위→해양유물전시관→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종합수산시장, 목포시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목포문화관광 http://tour.mokpo.go.kr
- 해양유물전시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www.seamuse.go.kr
- 목포자연사박물관 http://museum.mokpo.go.kr
-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http://kdjnp.mokpo.go.kr
○ 문의 전화
- 목포시청 관광과 061)270-8432
- 해양유물전시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061)270-2000
- 목포자연사박물관 061)274-3655
-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061)245-5660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목포,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34회(05:35∼다음 날 01:00) 운행, 4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버스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목포터미널 1544-6886
[기차] 용산-목포, KTX 하루 9회(05:20~21:40) 운행, 3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톨게이트→연산동사거리에서 목포시청 방면 좌회전→동부광장사거리에서 목포역 방면 좌회전→목포역 교차로 지나 노적봉로로 우회전→유달산
○ 숙박 정보
- 베네치아호텔 : 목포시 미항로, 061)283-9955 (굿스테이)
- 샤르망호텔 : 목포시 신흥로59번길, 061)285-3300, www.charmanthotel.co.kr (굿스테이)
- 샹그리아비치호텔 : 목포시 평화로, 061)285-0100, www.shangriahotel.co.kr
- 신안비치호텔 : 목포시 해안로, 061)243-3399, www.shinanbeachhotel.com
○ 식당 정보
- 인동주마을 본점 : 꽃게장백반․홍어삼합, 목포시 복산길12번길, 061)284-4068, www.indongju.kr
- 영란횟집 : 민어회․전, 목포시 번화로, 061)243-7311
- 명인집 : 간장게장․홍어삼합, 목포시 하당로30번길, 061)245-8808
- 선경준치회집 : 갈치조림․구이, 목포시 해안로57번길, 061)242-5653
- 초원식당 : 갈치조림․구이, 목포시 번화로, 061)243-2234
- 허사도회전문점 : 민어 요리, 목포시 평화로, 061)285-4888
- 인도양일식회 : 연포탕, 목포시 해안로, 061)243-0777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4 목포 선상 해맞이 : 2014년 1월 1일, 씨스타크루즈호 선상(목포항국제여객선터미널 승선), www.seaferry.co.kr
○ 주변 볼거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근대역사관, 고하도 용오름길, 해양유물전시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남농기념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목포문학관, 갓바위